독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언론사별 고군분투가 이어지고 있다. 단순히 ‘클릭 장사’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 제공을 위해 골몰 중이다. 유료 콘텐츠 등 프리미엄 콘텐츠 제작과 별개로 기존에 제공되는 뉴스를 어떠한 서비스로 제공할지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새로운 시도가 담긴 기사들이 독자에게 전달되고 있다. 중요한 문구에 굵게 표시를 하거나 색을 더하기도 한다. 글 상자를 사용하는 매체들은 이제 대다수가 됐다. 기사 도입부에 요약문이 등장하기도 했다. 매체들은 독자를 사로잡기 위한 ‘온라인 전략’ 시대에 돌입했다.

▲사진=Getty Images Bank
▲사진=Getty Images Bank

이제 낯설지 않은 중간 소제목과 GIF

기사 중간 큰 글씨와 함께 두 줄을 넣는 중간 소제목, 이제는 모든 매체에서 낯설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중앙일보, 머니투데이 등에서 시도했던 중간 소제목은 매체를 가리지 않고 도입됐다. 과거 기사들이 단순 나열식이었다면 이제는 중간 소제목으로 단락을 나눈다. 의외로 이유는 단순하다. 가독성을 더 높이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 단순한 이유가 클릭을 위한 온라인 경쟁 속에서는 주요한 전략이 되기도 한다. 한 명의 온라인 독자라도 확보하기 위해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고 그 연속 선상에서 다른 매체도 중간 소제목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A언론사 관계자는 “2019년 말부터로 기억한다. 너도나도 매체들이 가독성을 높이겠다면서 중간 소제목을 넣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아무렇지 않은 기본 옵션이 됐지만 어느덧 모든 매체가 이 기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출고된 중앙일보의 “‘핵심은 남혐용어’…젠더로 뜬 이준석 ‘안산 공격’에 호명당했다” 기사 일부. 중간 소제목과 ‘볼드’가 모두 들어가 있다. /사진=네이버 뉴스 중앙일보 채널 갈무리
▲지난 1일 출고된 중앙일보 “‘핵심은 남혐용어’…젠더로 뜬 이준석 ‘안산 공격’에 호명당했다” 기사 일부. 중간 소제목과 ‘볼드’가 모두 들어가 있다. 사진=네이버 뉴스 중앙일보 채널 갈무리

이 같은 전략은 ‘움짤’이라고 불리는 GIF 첨부 기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앞서 언급됐던 중앙일보를 포함해 국민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한국경제 등은 편집기를 통해 GIF가 기사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GIF는 가독성 차원보다 포털사이트 노출 빈도를 높이기 위함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에는 독자들에게 생동감을 주는 차원에서 도입됐지만 포털사이트에 노출되는 것도 경쟁인 매체들에 GIF 기사는 유용한 전략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현장감, 생동감을 전하기보다는 온라인상에서 이슈가 되는 영상을 GIF화 하는데 그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B언론사 기자는 “네이버에서는 섹션별로 주요 기사가 노출되는 시스템이고 다음은 메인에 뉴스가 걸리고 있지 않은가”라며 “내부 기술적 요인은 모르지만 GIF를 반영하는 기사는 두 포털사이트에 노출이 많이 되는 것처럼 느껴져 내부에서 장려되는 기법”이라고 전했다.

중요 부분에는 굵게 표시하고 색 입히기도

중요한 부분을 굵게 표시하는 ‘볼드’ 처리도 온라인 기사에서 익숙한 표기법이 됐다. 더욱이 색을 입히는 표기법도 눈길을 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가 대표적이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기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문구를 굵게 처리하고 있다. 정치 기사가 대표적이다.

정치는 ‘말의 대결’이라고도 한다. 정치인들이 주고받는 말과 단어에 언론은 주목한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주목해야 할 정치인의 말을 굵게 표시한다.

▲지난 5월 출고된 한겨레 "디지털 독자, 벗 되어 ‘가치’ 다 같이!" 기사 일부. 본문에 링크를 거는 문구에 연두색이 입혀져 있다. 중간 소제목도 찾아볼 수 있다. 사진=한겨레 사이트 갈무리
▲지난 5월 출고된 한겨레 "디지털 독자, 벗 되어 ‘가치’ 다 같이!" 기사 일부. 본문에 링크를 거는 문구에 연두색이 입혀져 있다. 중간 소제목도 찾아볼 수 있다. 사진=한겨레 사이트 갈무리

한겨레는 글자에 아예 색을 입히기도 한다. 중요한 문구에는 붉은색을 입힌다. 링크를 걸어야 하는 경우 등에는 연두색을 입히기도 한다. 다만 아직 포털사이트에서는 굵게만 표시가 된다. 색을 입힌 기사는 한겨레 홈페이지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C언론사 기자는 “아직은 굵게 표시하거나 하는 부분이 어색하게 느껴진다”면서도 “온라인으로 나가는 기사는 모든 것들이 새로운 시도고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 스트레이트 기사라도 차별화하자는 취지에서 글자를 굵게 하고 색을 입히자는 논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유료 콘텐츠만, 기획 콘텐츠만 공들이는 차원을 넘어 매체 이름을 걸고 송출되는 모든 기사에 공을 들이는 듯한 인식을 주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약문부터 전문까지… 글 상자 활용법

글 상자를 활용하는 언론도 늘고 있다. 첫 트렌드는 전문을 글 상자에 싣는 방식이었다. 정치 기사에서 전문 기사를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공식 입장이 SNS에 실리면 그 내용을 인용 보도하면서 하단에 글 상자를 넣고 전문을 싣는다.

이제는 기자회견문과 공식 입장도 전문으로 실린다. 과거엔 기사가 길면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 전문 기사를 지양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엔 글 상자를 활용하다 보니 가독성이 올라간 점에 주목. 각 매체는 독자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전문을 글 상자에 싣고 있다.

B언론사 관계자는 “이제 언론이 정보를 독점하는 시대는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라며 “전문을 공유해주고 판단 권한을 독자에게 주는 것이 전문 공유 보도의 핵심”이라고 했다.

▲2일 출고된 노컷뉴스 “‘탄피 확인한다며 사람 세워놓고 사격’…해병대 ‘대대장 경고’[이슈시개]” 기사 일부. 기사 도입부에 요약문이 담겨 있다. 사진=네이버 뉴스 노컷뉴스 채널 갈무리
▲2일 출고된 노컷뉴스 “‘탄피 확인한다며 사람 세워놓고 사격’…해병대 ‘대대장 경고’[이슈시개]” 기사 일부. 기사 도입부에 요약문이 담겨 있다. 사진=네이버 뉴스 노컷뉴스 채널 갈무리

노컷뉴스는 색다른 활용에 나서고 있다. 기획성 기사의 경우 도입부에 글 상자를 삽입해 기사를 먼저 요약한다. 한때 SNS상에서 유행하던 ‘세줄 요약’을 기사 도입부에 넣어둔 것이다.

노컷뉴스 관계자는 “수용자들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서비스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요약문을 도입하게 됐다”며 “수용자 친화적으로 가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급자 입장에서는 장문의 기사를 쓰지만 수용자 입장에서는 직관적으로 정리된 내용을 선호한다”며 “이를 보완하는 취지에서 요약문을 도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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