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에서 중도확장 등을 내걸겠다며 지난달 29일 정치참여를 선언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30일 전격 국민의힘에 입당을 결정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을 만나 입당서를 작성했다. 

앞서 지난 29일 데일리안은 윤 후보가 8월2일에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이라고 윤 후보 측 핵심관계자 발로 보도했다. 보도 직후 윤석열캠프에선 해당 보도를 부인했지만 최근 윤석열캠프에 김병민 대변인 등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가까운 국민의힘 일부 인사들이 합류하면서 국민의힘 입당이 다가왔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30일 윤 후보가 “시기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남긴 뒤 이날 오후 전격 입당을 결정했다. 이로 인해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당내에서 대선주자를 만들지 못한 채 외부수혈로 대선을 준비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중앙 왼쪽)와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중앙 오른쪽). 사진=TV조선 갈무리
▲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중앙 왼쪽)와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중앙 오른쪽). 사진=TV조선 갈무리

윤 후보는 1년7개월 전인 지난해 1월 세계일보가 창간31주년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전 대표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 야권 주자 1위로 부상했다. 그 이후로 야권에서는 유력 대선주자를 찾지 못했고, 결국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었던 윤 후보를 영입하며 허약한 정당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한 정치학 전공 교수는 미디어오늘에 “결국 당비를 내며 당의 의사를 결정하는 당원이 부족한 허약한 정당구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제1야당임에도 대선주자를 키워내지 못한 것”이라며 “한국의 거대정당이 얼마나 대중과 소통하며 의사를 반영해 정치인을 길러내지 못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조차 윤석열캠프로 간 인사들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8월까지 입당하지 않으면 징계를 하겠다며 징계를 보류했다. 이 역시 국민의힘 내부의 윤 후보를 대체할만한 주자가 없는 점을 고려한 발언일 수밖에 없다. 

윤 후보의 입당은 결국 당밖에서 개인기로 행보를 하기 벅차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대권선언 이후 한달간 윤 후보는 이렇다 할 정책비전을 내놓지 못한 채 각종 의혹과 실언으로 비판을 받아왔고, 최근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다만 윤 후보가 국민의힘 지도부와 제대로 호흡을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날 오전 윤 후보의 입당 소식이 정치권에 알려지자 국민의힘 공보실은 기자들에게 “오늘(30일) 윤 후보의 당사 방문과 관련해 당 지도부에 따로 협의된 내용은 없음을 알려드린다”라고 공지했다. 이준석 대표가 여순사건 희생자 위령비 참배 등의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윤 후보가 입당을 결정한 것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공지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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