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언론실천재단은 가짜뉴스가 넘쳐나고 극우보수언론이 이 추세를 부추기는 상황 속에서 언론의 사회적 책임과 공적 역할을 제고하기 위해 대안담론 미디어운동을 시작하고자 한다. 대안담론 미디어운동은 극우보수언론의 프레임 짜기에 힘껏 대응해 사실과 진실을 폭넓게 알리는 한편 진보언론의 미약한 활동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유튜브 방송인 자유언론실천TV를 개설하고 재단 홈페이지를 획기적으로 개편하는 한편 대안담론 매체도 창간하려고 한다.

7월13일 C일보 칼럼은 다음 대통령으로 경세가가 아니라 싸움꾼이 필요하다며 ‘정치적 청소’를 할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썼다. 자기들 기득권에 봉사하고 남북대결을 이끌 싸움꾼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했다. 미중 신냉전시대에 대응하고 코로나 난국을 극복하며 우리 사회 양극화를 현명하게 대처할 대통령이 아니라 싸움꾼이 나와야 한다고 선동했다. 한마디로 증오와 이념전쟁을 부추겨 신문팔이 하겠다는 의도일 터이다. 이것이 한국에서 발행부수가 가장 많다는 C일보의 민낯이다. 언론이 이래서야 되겠는가.

▲ 7월13일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
▲ 7월13일 조선일보 ‘김대중 칼럼’

누구나 느끼는 바이지만 지금의 한국사회는 중대한 역사적 기로에 서 있다.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공시키고 선진국으로 진입한 것을 국제적으로 공인받고 있고 코로나 사태에 잘 대처함으로써 전 세계의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안팎의 도전도 녹록치 않다. 안으로는 양극화 불평등의 숙제가 무겁고 밖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신 냉전에 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 돌아보면 1945년 해방부터 1950년 한국전쟁 전후가 해방과 분단을 성공적으로 극복하지 못한 비통한 역사적 고비였다면 지금부터 2045년까지의 시기는 남북의 교류 협력을 원활하게 성사시켜 한반도 평화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도록 해야 할 또 한 번의 역사적 고비이다. 분단된 남쪽 한반도 철조망 섬 속에서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는 중국과 일본의 아직도 갈 길이 먼 동아시아 민주주의의 모범이 될 것이다. 한국의 산업화와 함께 특히 민주화 운동을 세계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런 마당에 극우보수언론의 낡고 퇴영적인 시각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고 그 정도는 더 심해져 언론 노병(老兵)들로선 참담하고 두렵다.

우리는 대안담론 운동을 통해 공론장 역할을 포기한 기존 언론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진보와 보수를 넘어선 전 지구적 현안에 대해서도 폭넓게 의견을 개진할 것이다. 지금 지구상에는 좌우의 이념 따위로 해결할 수 없는 의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를 테면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문제, 세대갈등, 소수자차별, 양극화 등의 문제이다. 그러나 기성 언론은 진보든 보수든 이런 담론들에 대해 관심이 소홀하거나 정파성에 빠져 한쪽 방향으로 끌고 가는 등 시대에 부합하는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물론 우리 또한 대안담론 운동을 통해 이 모든 현안들에 대해 현실성 있는 대안을 내놓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성심껏 문제를 제기하고 그 답도 찾아보고자 한다.

▲ 자유언론실천재단 로고. 사진=자유언론실천재단 홈페이지
▲ 자유언론실천재단 로고. 사진=자유언론실천재단 홈페이지

한편으로 우리는 대안담론 운동을 주창하면서도 지난 시기 우리가 벌여 왔던 언론개혁 운동에 시행착오는 없었는지 반성한다. 1974년 자유언론실천선언과 해직 이후 반세기 가까이 언론을 바로 세우고자 노력해왔음에도 한국 언론의 현실은 좋아지지 않았다. 한국 언론운동의 일세대로서 비참하고 안타깝다. 그럼에도 또 한 번 안간힘의 심정으로 대안담론 운동을 벌여나가고자 한다. 동아투위, 조선투위를 비롯해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새언론포럼 등 언론 노병(老兵)들이 언론노조, 민언련 등 현업 단체들과 함께 해나갈 것이다. 언론 동지들과 학계, 예술계, 법조계, 종교계, 시민사회 등 각계 선후배 동료들의 성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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