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하야 요구하는 서명하셨죠?”

25일 늦은 오후,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네?” 무슨 말인가 싶었다. 

“‘광화문온’에 가입하셨죠? 그래서 연락드렸습니다.”

4개월전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중심이 된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만든 모바일앱 ‘광화문온’에 가입해봤는데 그때 회원가입하느라 연락처를 남겼던 것이다. 지난 3월말 ‘광화문온’은 다운로드 10만을 넘기며 주목을 받았다는 기사를 썼다. 이른바 ‘기독교계 애국우파’ 시민들을 중심으로 이 앱에 가입해 전 목사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언론보도나 유튜브 채널 정보를 교류하고 있었다. 

[관련기사 : 전광훈 단체가 만든 모바일 앱 가입 10만이라니]

상대는 빠르게 설명을 이어갔다. “대국본에서 국민혁명당을 창당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천만당원을 모집하고 있는데 가입해달라고 연락드렸습니다.” 국민혁명당은 전광훈 목사가 당대표를 맡고 있다. 

‘가입하면 무엇이 좋은지’를 물었다. 자신을 국민혁명당 자원봉사자라고 밝힌 상대는 “대한민국이 공산화되고 있는데 저지운동을 하고 있고요. 저희 12대 정책이 있는데 통화 끝나면 바로 보내드릴게요”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내년에 있을 대선 준비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대선을 준비하는 것인지’, ‘대선후보는 누가 나오는지’ 물었다. 그러자 해당 자원봉사자는 “아직 누구를 지명한 건 아니고 추석 지나면 저희쪽에서 국민의힘과 합쳐서 우파대통령이 나오게끔 하려고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우측)가 지난 2019년 3월20일 전광훈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우측)가 지난 2019년 3월20일 전광훈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을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전 목사는 과거부터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를 지지했다. 전 목사가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를 맡던 2019년 제1야당의 대표는 황교안 전 대표였다. 2019년 3월20일 이 둘이 만났을 때 전 목사는 “황교안 대표는 하나님이 청와대에 보내 주더라도 끝까지 교계 지도를 잘 받으면 잘될 것”이라며 대놓고 ‘황교안의 청와대행’을 언급했다. 황 전 대표는 단순한 기독교인일 뿐 아니라 전도사로서 대표적인 보수기독교 정치인 중 한명이다. 

[관련기사 : 이승만 장로, 이명박 장로, 그리고 황교안 전도사]

지난 18일 황 전 대표는 자신의 SNS에 “대면예배 전면 금지는 위헌”이라며 “정부는 다른 시설과는 달리 유독 종교활동에 대해서만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대구 서문교회에서 대면예배에 참석했고 “태극기 집회는 곧 악이라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태극기집회를 두둔하는 발언도 했다. 

이에 ‘황교안 전 대표와 전 목사가 교류하고 있는지’를 물었다. 해당 자원봉사자는 “저희가 지지를 철회한 건 아니고 황교안 대표님이 국민혁명당으로 나와주면 좋지만 국민의힘으로 나왔으니 국민의힘에서 대표가 되면 협력해서 우파대통령이 나오게끔 협력하려고 하고 있어요. 다만 국민의힘 후보가 안 될 수도 있고 당이 달라서 아직 말씀드리긴 어렵네요.”라고 말했다. 

‘황교안 전 대표 말고 다른 분을 지지할 가능성도 있는지’ 물었다. 수차례 어떤 후보를 지지하는 당인지 물었더니 해당 자원봉사자는 나를 황 전 대표 지지자로 이해했다. 국민혁명당이 황 전 대표를 지지하는 정당이 아닐까봐 걱정하는 사람으로 보고, 걱정말라는 말을 여러차례 했다. 

“아직 어떤 후보가 저희쪽에서도 나오진 않았고, 국민의힘과도 같이 할 수 있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되고요. 너알아TV 같은 저희쪽 유튜브 봐주시면 새롭게 매일매일 안내가 나갑니다. 당원으로 가입하시면 도움이 많이 되는데요. 직접 가입이 가능하면 제가 링크를 보내드리고요. 어려우면 상담원이 가입을 도와드리고 있어요.” 

너알아TV 등 전 목사 등과 비슷한 생각을 나누는 몇몇 유튜브 채널을 보면 현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대면예배의 중요성뿐 아니라 국민의힘의 일부 개혁적인 모습까지 비판하는 분위기다. 

통화를 마치자 해당 자원봉사자는 ‘국민혁명당 가입링크’와 ‘국민혁명당의 12대 공약을 정리한 이미지’를 보냈다. 국민혁명당 12대 공약은 지난 26일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일부 매체 지면에 전면광고로 실린 내용이다. 

▲ 국민혁명당 자원봉사자가 통화를 마치고 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 국민혁명당 자원봉사자가 통화를 마치고 기자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 26일자 조선일보 32면 전면광고
▲ 26일자 조선일보 32면 전면광고

 

12대 공약에는 ‘이승만과 박정희 정신을 계승해 헌법과 보안법을 지킨다’, ‘주사파 세력을 척결한다’, ‘상속세와 부유세를 폐지한다’, ‘전술핵 배치와 핵재처리 능력을 보유한다’, ‘민간세계고민청, 세계기독청과 광화문이승만연구소를 설립한다’, ‘한미동맹을 이스라엘과 미국의 동맹을 능가하는 신앙동맹으로 승격시킨다’ 등의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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