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만들어져 올 초 뜨거운 열풍을 일으켰던 오디오 플랫폼 ‘클럽하우스’(ClubHouse)가 다양한 오디오 플랫폼 경쟁 속에 존재감이 작아지고 있다. 여러 플랫폼이 경쟁에 뛰어들고, 크리에이터들에게 수익을 나눠주는 방향으로 이용자들을 모으는 곳도 생겼다. 이에 클럽하우스는 상징처럼 여겨진 ‘초대장’ 시스템을 없애며 이용에 빗장을 풀었다. 

클럽하우스는 지난해 4월 미국 스타트업 ‘알파익스플로레이션’(Alpha Exploration)이 개발한 음성 중심의 SNS서비스로, 사용자가 방을 개설해 발언하고 참여자도 손을 들어 직접 말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됐다.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Brad Pitt) 등이 관심 있는 사회 현안을 주제로 토론을 열면서 열풍이 커졌다. 한국에서도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자신의 팔로워나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클럽하우스 홈페이지.
▲클럽하우스 홈페이지.

다이렉트 미디어 리포트 ‘글로벌 미디어 NOW 3’(한정훈 지음)에 따르면 미국에서 클럽하우스의 월간 다운로드는 지난해 11월 7만4000번에서 올해 2월 120만 번으로 1470% 증가했다. 그러나 앱토피아에서 클럽하우스 다운로드는 전월 대비 3월, 4월 각각 49%와 54% 하락하면서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한정훈 JTBC 미디어전문기자는 그의 책에서 클럽하우스의 인기 감소 요인으로 치열해진 경쟁을 꼽았다. 다양한 소셜 미디어 서비스 기업들이 오디오 플랫폼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경쟁이 심해졌다는 것이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Spotify)가 지난 6월16일 라이브 오디오 플랫폼 ‘그린룸’을 세계 135개 시장에 출시했고, ‘스포티파이 크리에이터 펀드’를 런칭해 라이브 오디오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자금 지원도 예고했다. 페이스북 역시 6월15일 미국 시장에서 ‘라이브 오디오 룸’(Live Audio Room)을 내놨다. 트위터도 ‘스페이스’(Space)라는 오디오 플랫폼을 선보였다.

한 기자는 “클럽하우스는 초기 뜨거웠던 열기와 달리 다운로드 및 이용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며 “안드로이드 운영체계 기준, 적어도 미국에서는 클럽하우스가 아닌 페이스북과 스포티파이를 방문하는 오디오 고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클럽하우스 블로그. 지난 21일에는 초대장 시스템을 없앤다는 공지를 올렸다. 앞서 14일에는 백채널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사진출처=클럽하우스 블로그
▲클럽하우스 블로그. 지난 21일에는 초대장 시스템을 없앤다는 공지를 올렸다. 앞서 14일에는 백채널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공지를 올렸다. 사진출처=클럽하우스 블로그

하락세를 인식한 듯 클럽하우스는 기존 ‘초대장’ 제도를 없애는 등 변화에 나섰다. 지난 21일(현지 시각) 클럽하우스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iOS와 안드로이드 이용자 모두 이날부터 초대장 없이 자유롭게 가입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그 외 이용자들 간의 다이렉트 메시지인 ‘백채널’(Backchannel)을 도입해 음성 대화에서 문자 대화로 이어질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클럽하우스 측은 하락세에 반박하듯 블로그에 “지난 5월 안드로이드로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지금까지 1000만 명의 이용자가 신규 유입됐으며 매일 50만 개의 대화방이 생성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국서 열기 식은 모습의 클럽하우스 "유명 인플루언서 확보해야"

한국에서도 지난 2월 클럽하우스 열풍이 불며 언론사나 기자들이 클럽하우스를 통해 취재 후기를 공유하거나 독자와 소통을 나누기도 했지만 클럽하우스 바람이 식으면서 자연스럽게 운영이 중단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련 기사: 클럽하우스 발 ‘단독’? 클럽하우스가 취재 관행도 흔들까]

클럽하우스를 통해 유저들과 취재 후기 등을 나눠본 경험이 있는 한 주간지 기자는 “5월 이후 언론사 차원에서 클럽하우스를 이용한 행사는 중단됐다”며 “몇 달 전만 해도 클럽하우스가 정말 핫했고, 이 곳에 초대장을 받지 못하면 뒤처진다고 할 정도였다. 언론사들은 일단 새 플랫폼이 뜬다 싶으면 빠르게 들어가고, 인기가 식는다 싶으면 빠르게 철수하는, 그런 판단도 빠르게 돌아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팟캐스트나 유튜브 등 새 플랫폼이 나올 때마다 (언론사들은)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하는데, 예상보다 항상 품이 많이 든다. 기자들은 본업에 가욋일이 늘어나게 되는데 그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또 금방 활용하지 않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클럽하우스 인기가 식어도 여전히 이 플랫폼으로 독자들과 소통하는 기자도 있다. 클럽하우스에 방을 직접 만들고, 몇 달간 꾸준히 일상과 정보를 공유한 한 일간지 기자는 “처음 방을 운영할 때는 모르는 사람도 들어왔는데, 이제는 고정 멤버 위주로 들어와 이야기를 나눌 수 밖에 없다”며 실제 클럽하우스 유입이 감소했음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그러나 큰 준비 없이 간편하게 오디오를 이용해 다수와 소통할 수 있어서 여전히 클럽하우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클럽하우스가 유력 인플루언서를 확보하는 등의 전략을 펼친다면 더 많은 사용자를 끌어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