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댓글순위조작 혐의 유죄확정 판결을 받은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건에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 관여했을 거라는 주장이 상식적이라고 주장해 여당의 강한 반발을 샀다.

윤 전 총장은 25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등에 올린 글에서 “선거 여론조작의 진짜 책임을 묻는 것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수사했던 윤 전 총장은 이 사건을 문 대통령이 재기해 결국 대통령까지 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계기였다고 보는 분이 많다는 주장을 폈다. 윤 전 총장은 “문 대통령의 대선 패배를 여론조작에 의한 것으로 보고 한번 더 기회를 주자는 국민들의 마음이 있었다”며 “그런 문 대통령 자신이 당선되는 과정에서 국정원 댓글사건보다 훨씬 대규모의, 캠프 차원 조직적 여론조작이 자행된 것이 최종 확인된 것”이라고 썼다.

윤 전 총장은 특히 이번 드루킹 여론조작 재판과 관련 “이번 여론조작의 유일한 수혜자인 문 대통령이 ‘억울하다’는 변명조차 못하면서 남의 일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우리가 힘센데 너희들이 뭘 어쩔테냐’, ‘국민들에게 금새 잊혀질테니 버티겠다’는 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대통령이 답하고 책임져야 한다”며 “이것이 ‘비서 김경수’가 책임질 일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진짜 책임자와 공범에 대해 수사하고, 선거에서의 국민심판으로 공작정치 세력을 심판해야한다”며 “허익범 특검에게 진짜 책임자와 공범을 수사할 수 있도록 특검 활동을 연장, 재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김정숙 여사가 ‘경인선을 간다, 경인선에 가자’고 직접 말하는 자료화면들이 남아 있고, 고위공직인 총영사 자리가 실제로 흥정하듯 거래된 것이 드러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본인이 여론조작을 지시하거나 관여했을 거라는 주장은 지극히 상식적”이라며 “본인 모르게 ‘키다리 아저씨’가 여론조작을 해 줬다는 말이냐”고 따졌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총장이 대선불복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예비후보가 김경수 지사와 대법원 선고 관련 문재인 끌어들이는 등 선거결과 부정 선동을 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국정원이나 기무사 같은 국가 기관이 대대적으로 조직적으로 댓글 작업해서 선거에 개입한 사건과 드루킹이란 선거브로커 전문 조직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김경수란 사람을 이용해서 벌인 이런 사기극과 어떻게 이것을 비교할 수 있느냐”며 “균형감각이 상실된 윤석열 후보의 모습은 과유불급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논리로는 나라를 끌어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5일 오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호프회동을 위해 만나고 있다. 사진=윤석열캠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5일 오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호프회동을 위해 만나고 있다. 사진=윤석열캠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특히 윤 전 총장의 주장은 법적으로도 억지스럽다는 반론도 나왔다. 검사 출신의 백혜련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야당 추천으로 출범한 허익범 특검은 당시 정무비서관과 민정비서관을 소환조사할 정도로 예외없이 광범위하게 진행했다”며 “60일 이후 30일간 추가 연장이 가능했지만 특검 스스로 수사기간 연장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공소장 어디에도 청와대 인사들의 개입 부분이 없는 것이 밝혀졌지만 윤석열이 특검 재개와 특검 연장을 주장한는 것은 특검법을 무시한 막무가내 주장일 뿐”이라며 “정치 시작한지 얼마 되었다고 법조인으로서의 상식은 저멀리 던지느냐”고 비판했다. 백 의원은 “어떤 근거도 없이 대통령 연관성 언급하는 것은 전형적인 정치 검찰의 끼워맞추기식 수사 행태”라며 “윤석열이 캠프 확대하고 배우하겠다고 한다는데 준비되지 않은 대선 후보가 배우를 하겠단 것은 꼭두각시이자 국가와 국민의 불행”이라고 했다.

김영배 의원도 “1일1망언을 하던 윤석열이 결국 건너지 말아야할 강을 건넜다”며 “대통령 본인이 관여했을 것이라며 노골적인 대선불복 발언을 했다. 그야말로 역대급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정말 할말이 없다, 윤석열씨 정신차리라”며 “윤석열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대통령이 여론조작을 지시하고 관여했다는 주장은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흔드는 쿠데타라며 “상식 운운하면서 허위유포한 범죄에 이르는 발언에 대해 법적 책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웃고 넘길 수 없으며, 지금부터 민주당은 이 문제에 대해 윤석열씨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법적 책임과 국민의 심판을 받을 각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2012년 국정원 댓글 사건이 문 대통령 당선에 중요한 계기라는 윤 전 총장의 주장에도 김 의원은 “어처구니 없는 막말”이라며 “윤석열은 광화문 광장 촛불혁명 부정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그는 “윤석열의 본질은 극우본색 태극기부대임을 스스로 만천하에 드러냈다”고 성토했다.

강병원 의원도 “윤석열이 김경수 판결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들여 막무가내 구태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며 “대법원 판결이 끝난 사안을 들고와 별안간 문재인 정부 공격에 나선 것은 할 줄 아는 것이 정부 저주와 비난 뿐이라는 한계를 보여주고, 스스로 자폭하는 황당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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