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올림픽’ 개막 직전에는 “노메달이어도 괜찮다”라던 한국일보가 태권도 ‘노골드’ 소식이 전해지자 ‘수모’라는 표현을 쓰며 비판을 쏟아냈다. 다른 언론들도 종주국 자존심을 지키지 못했다며 금메달을 따지 못한 태권도 국가대표팀을 질타했다.

▲태권도 국가대표팀 소속 이대훈이 25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68㎏급 동메달결정전 중국 자오슈아이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태권도 국가대표팀 소속 이대훈이 25일 일본 마쿠하리 메세 A홀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태권도 68㎏급 동메달결정전 중국 자오슈아이와의 대결에서 패배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일보 “태권도 첫날 한국 ‘노골드’ 수모”

한국일보는 지난 24일 “[속보] 태권도 첫날 한국 ‘노골드’ 수모…장준, 그래도 동메달”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태권도 국가대표인 장준은 세계랭킹 1위로 도쿄올림픽 전부터 유력한 58㎏급 금메달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4강전에서 모하메드 칼리 젠두비(튀니지)에게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장준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눈길을 끄는 점은 해당 속보를 쓴 기자가 올림픽 직전까지 ‘노메달에게도 박수를 / 즐겨라, 코리아’라는 기획성 인터뷰 기사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다만 수모라는 표현까지 쓴 속보 기사에서도 동메달을 “값졌다”라고 평가하기는 했다.
 
또 다른 국가대표인 이대훈과 이아름이 각각 남자 68kg급, 여자 57kg급 16강에서 패배하자 언론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대망신’ ‘자존심 상처’ 등의 표현이 등장했다.

▲한국일보는 지난 24일 “[속보] 태권도 첫날 한국 ‘노골드’ 수모…장준, 그래도 동메달”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사진=한국일보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일보는 지난 24일 “[속보] 태권도 첫날 한국 ‘노골드’ 수모…장준, 그래도 동메달”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사진=한국일보 홈페이지 갈무리

각종 질타 속 뉴스1 “태권도, 올림픽 정신 빛냈다”
 
머니투데이 계열 민영뉴스통신사 뉴스1은 같은 날 “유력한 금메달 종목으로 꼽힌 태권도는 ‘노골드’ 수모를 겪으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구겼다”고 전했다. 스포츠동아는 25일 “망신 뻗친 종주국 체면…한국 태권도, 이틀 연속 ‘노골드’”라는 제목의 기사를 송출했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 역시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 태권도는 이틀 연속 ‘노 골드’ 수모를 당했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이대훈도 이아름도 첫판서 패배… 아쉬운 종주국 자존심”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하며 “이대훈이 탈락한 후 이아름도 떨어지며 한국은 이틀 연속 ‘노골드’의 수모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스포티비뉴스는 “[도쿄올림픽] 태권도 종주국 자존심에 상처…사상 최초 ‘노골드’ 되나”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스포츠조선은 “[도쿄올림픽] 태권 종주국 대망신, 이대훈에 이어 女 57㎏ 이아름도 1회전 탈락”이라고 소식을 전했다.
 
데일리안은 “‘이변 속출’ 태권도…방심하면 노골드 망신”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하며 “방심은 금물이며 여유를 보였다가는 ‘노골드’로 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머니투데이 계열의 또 다른 민영뉴스통신사 뉴시스는 “[도쿄2020] ‘이틀째 노골드’ 우울한 태권도…구겨진 종주국 체면”이라는 제목을 달아 기사를 송출했다. 동아일보는 “‘태권도 종주국’ 체면이…한국 대표팀, ‘노골드’ 위기”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다.

이 같은 보도들 사이에서도 태권도 국가대표팀의 성적보다 태권도 종목 자체에 주목하는 보도도 있었다. 뉴스1은 26일 “한국 졌지만…“태권도 메달 각국에 골고루, 올림픽 정신 빛냈다””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뉴스1은 뉴욕타임스의 분석 보도를 전하며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보다 그동안 메달과 거리가 멀었던 국가의 선수들이 태권도에서 조국에 첫 메달을 선사하는 모습에 주목했다. 뉴스1은 “올림픽 정신인 다양성을 상징하는 종목으로 태권도가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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