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예비후보에 등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5일 캠프 이름을 국민캠프로 정하고 함경우 이학재 윤희석 김병민 박민식 신지호 이두아 등 전현직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거 주요 캠프 인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인사들 중 일부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함께 했던 이들이어서 사전에 김 전 위원장과 윤 전 총장의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의힘 내부 인사나 방송출연 인사를 들어 방송에 나와 중립적인척 방송하더니 상도의도 없는 행동이라며 양심의 가책을 느끼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과 이 대표는 이날 저녁 만찬을 통해 이날 인선을 포함해 국민의힘 입당 논의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윤석열 캠프는 이날 대변인단도 크게 보강했는데, 윤석열, 이준석 만찬 회동을 한뒤 오세훈 시장과도 번개모임을 한다고 했다가 취소한다고 번복하는등 혼선이 일었다.

김병민 국민의힘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은 25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윤석열 선거캠프 인선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예비후보 선거캠프의 공식 명칭이 ‘국민 캠프’라며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의 뜻을 모아, 국민의 상식이 통용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국민의 선거캠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캠프의 상근 정무특보에 이학재 전 국회의원을, 상근 정무보좌역에 함경우 전 국민의힘 조직부총장을, 상근 대외협력특보에 김경진 전 국민의당 국회의원을, 청년특보에 장예찬 시사평론가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캠프 종합상황실의 총괄부실장은 신지호 전 국회의원이, 기획실장은 박민식 전 국회의원이 맡기로 했으며 대변인단도 크게 보강했다고 했다. 김병민 위원장은 대변인단에 “법조인이면서 방송 평론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두아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현직 의원)과 함께 제가 국민캠프의 대변인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선거캠프의 김병민 신임 대변인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캠프 인선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최지현 부대변인. ⓒ연합뉴스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선거캠프의 김병민 신임 대변인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캠프 인선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은 최지현 부대변인.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합류 인사를 들어 “국민의힘의 구성원도 있고, 과거 국민의당에 몸을 담았던 인사도, 또 정당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인사에 이르기까지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도록 공간을 크게 열어두었다”며 “분열이 아닌 통합으로, 갈등이 아닌 화합으로 정권교체에 나서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오늘 ‘국민 캠프’에 새롭게 참여한 여러 사람들의 발길을 움직였다”고 밝혔다.

김병민 위원장은 국회 백브리핑에서 이같이 당 안팎의 인사들이 합류한 것과 관련해 “현재 정치국면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서 혹여나 빨간불이 켜지는 것 아닌지 걱정과 우려 하는 분들이 상당히 계시는 것 같다”며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인 만큼 정권교체를 위해 다같이 손잡고 함께 움직이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 다함께 손을 잡는 일은 국민의힘 있는 여러분도 크게 이견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와 소통이 됐는지를 묻자 “오늘 저녁 (윤 전 총장과) 만찬 회동에서 어떤 게 정권교체 다가가는 것인지 분명하게 국민께 말씀드리고, 이준석 대표와 소통을 충분히 강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비대위체제에서 활동한 함경훈 부총장, 윤희석 대변인 등이 포진돼 있는데, 김종인 전 위원장과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의에 김 위원장은 “윤석열과 김종인 소통은 두 분의 얘기여서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김종인 위원장 체제에서 몸을 담고 정치 참여했던 많은 사람들이 윤 캠프 참여한 상황 봤을 대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 않겠느냐. 김종인 전 위원장이 반대했다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25일 인선이 발표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힘 출신 인사들을 캠프 인선에 기용한 것을 비판했다. 그는 “유튜브에서 상품광고를 할 때 본인이 협찬을 받았음을 알리고 방송하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입”이라며 “지난 서울시장 선거때도 그런 일이 있었지만 특정 캠프에 소속되었던 인사들이 중립적인 양 방송을 했던 것이라면 상도덕이 땅에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경우도 “지금까지 방송하면서 항상 당 소속을 밝히고 누구 캠프에 있는지 밝히고 방송했다”며 “제가 2012년에 박근혜 대통령을 돕는 것을 당당히 밝혔고, 2017년에는 유승민 후보를 돕는것을, 그리고 2021년에는 오세훈 후보 캠프에 있는 직함으로 당당하게 방송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당 차원에서 방송사에서 앞으로 중립 객관성을 지키도록 요청하겠다”며 “오늘 선임되신 분들이 언제부터 캠프 일 했는지 업계에서는 이미 다 알려져 있었으니 각자 양심의 가책은 느끼셨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윤석열 전 총장과 이준석 대표는 이날 저녁 건대앞 호프집에서 만찬 회동을 가진 뒤 돌연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셋이서 ‘번개모임’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가 17분만에 취소했다고 번복해 혼선을 빚었다.

김기흥 윤석열 캠프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7시6분경 출입기자 단체SNS메신저에 올린 글에서 “긴급 번개가 이뤄졌다. 저녁 7시 40분 뚝섬유원지 자벌레에서 윤석열 예비후보와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당대표의 만남이 있을 예정”이라며 “윤 후보와 이 대표의 회동에서 번개 만남이 추진된 것”이라고 공지했다.

그러나 김 부대변인은 17분 뒤인 다시 공지를 올려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야외지만 긴급 모임을 취소하게 됐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앞서 윤석열 캠프는 지난 19일 도쿄올림픽 선수단 출국시 윤석열 전 총장이 인천공항에 나타났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단체SNS메신저에 올린 글에서 “윤석열 예비후보는 올림픽 선수들이 출국하는 것을 응원하고자 개인적으로 인천공항을 다녀오려고 했으나, 현장상황 상 안가는 게 낫다고 판단해 인천공항은 가지 않았다”며 “다만, 윤 후보를 인천공항에서 목격했다는 제보가 있어 내부에서 혼선이 있었다.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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