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직원들의 상당수가 올해 임금인상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최성혁)가 지난달 17일부터 18일까지 서울지부 조합원 105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684명) 가운데 659명(96.3%)가 올해 임금인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지난 23일 노조가 발행한 ‘문화방송노보’를 보면 ‘올해 임금인상이 필요하지 않다’에 응답한 사람은 11명(1.6%)에 불과했다.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14명(2.0%)이었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MBC 사옥. 사진=MBC.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MBC 사옥. 사진=MBC.

MBC 직원들이 올해 임금 인상이 필요한 이유로 ‘지속된 임금 동결 및 삭감에 따른 경제적 고통이 커서’에 477명(69.7%)이 응답했다. 이어 ‘임원과 직원 간 불평등한 고통 분담’에 99명(14.5%)이, ‘경쟁사 대비 낮은 급여 수준’에 96명(14.0%)이 응답했다.

노보를 보면 MBC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4년간 임금을 ‘동결’해왔다. MBC본부는 “임금노동자들이 경제와 물가 수준에 맞게 생활을 유지할 수 있으려면 통상 경제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한 수준으로 임금이 올라줘야 한다. 이를 ‘실질 임금’이라고 한다. 특히 한국 경제 구조상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분배 몫이 매우 낮은 점을 고려하면 임금 상승률이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수준을 상회해야 비로소 노동소득분배가 개선된다”고 운을 뗐다.

MBC본부는 이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회사는 적자 경영을 이유로 직원들의 임금을 4년 연속 동결했다. 이로 인해 MBC 구성원들은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이라는 최소한의 임금 상승률을 적용받지 못했다. 표면적으로는 임금 동결이었지만 사실상 실질 임금은 줄어드는 상황이었다”고 비판했다.

현재 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MBC 직원들 상당수인 494명(72.2%)이 올해 임금이 ‘5%’ 이상 올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1% 이상~5% 미만’에 응답한 직원들은 175명(25.6%)이었다.

설문에 응답한 MBC 직원 599명(87.6%)은 임금 인상을 할 경우 ‘기본급 인상’ 방식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기본급 인상 대신 일회성 특별상여 지급’에는 68명(9.9%)이 응답했다.

MBC본부는 서울지부를 비롯해 전국 공통 기본급 인상 요구안은 ‘9.5%’라고 밝혔다. MBC 본부는 “언론노조의 2021년 임단협 지침에 따른 인상률은 5.2%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은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 3.0%에 물가인상률 1.0%, 노동소득분배 개선율 1.2%를 더한 수치”라고 했다. MBC본부는 언론노조 임단협 지침에 임금 동결을 한 지난 4년간 물가상승률 누적분 4.3%를 더해 9.5%의 숫자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MBC의 한 대의원은 노보에서 “이번 임금인상 요구안은 물가인상률만을 반영한 최소한의 기본적인 요구다. 교섭기간 동안 대의원과 조합원들이 잘 호흡해서 성공적인 교섭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서울MBC의 또 다른 대의원은 “지역의 경영이 어렵긴 하지만 기본급 인상은 반드시 이익이 나야만 요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동안 동결된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본사뿐 아니라 지역사도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MBC의 한 대의원은 “9.5%라는 수치 자체에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노동 조건의 근본은 임금이고 조합은 이를 인상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의 조건을 높이기 위한 노력들은 소중하다 못해 신성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