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놀이’라고 부르는 게 적절할까
‘민식이법 놀이’라고 부르는 게 적절할까
‘스쿨존 내 운전자 위협 행위’를 ‘민식이법 놀이’로 규정해 확산
2차 가해 문제, 실제 ‘유행’인지 취재한 내용 찾아볼 수 없어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민식이법 놀이'도 논란이다.”(뉴스1)

“최근 이런 아이들의 위험한 장난이 어린이보호구역 주변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데요.”(MBC)

“‘민식이법’이 뜻밖의 상황에 처했다. ‘민식이법 놀이’라는 어이없는 현상 때문이다.”(중앙일보)

일부 언론이 어린이들 사이에서 ‘민식이법 놀이’가 유행한다고 보도했지만, 정작 기사를 들여다보면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인지, 그들이 이런 위험천만한 행동을 ‘민식이법 놀이’라고 부르는지 분명하지 않다. 실체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2차 가해는 물론, 오히려 언론이 운전자 위협행위를 홍보하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식이법 놀이’ 규정한 일부 언론

언론은 어린이보호구역(스쿨역)에서 서행하는 차량 앞에 갑자기 뛰어드는 행위를 ‘민식이법 놀이’로 규정해 부르고 있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지난 21~22일 ‘스쿨존 내 운전자 위협 행위’를 ‘민식이법 놀이’라고 언급한 언론사 및 기자들에게 공문을 보내 고 김민식군의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정정보도할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가 공문을 보낸 언론사는 JTBC, MBC, 뉴스1, 동아일보, 머니S, 머니투데이, 세계일보, 아시아경제,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10곳이다. 

▲ '민식이법 놀이'에 대해 보도한 채널A 뉴스 갈무리
▲ '민식이법 놀이'에 대해 보도한 채널A 뉴스 갈무리
▲ MBC 뉴스투데이는 '민식이법'을 악용한 놀이가 유행처럼 번진다고 보도했다.
▲ MBC 뉴스투데이는 '민식이법'을 악용한 놀이가 유행처럼 번진다고 보도했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법의 목적과 취지에 반하는 운전자 위협 행위 등을 지적하면서 희생자 이름을 부적절하게 언급하는 것은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운전자 위협 행위는 아동뿐만 아니라 누구라도 마땅히 하지 말아야 하는 위험한 행동임에도 교통사고 피해자였던 고인의 이름에 오히려 가해자성을 부여해 ‘민식이법 놀이’라 부르는 것은 그 심각성을 축소시킨 명백한 혐오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민식이법 놀이 정말 유행인가?

‘정치하는 엄마들’은 아동 몇 명의 위협 행위가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보도하면서 민식이법을 악용한 놀이가 늘어났다는 취지로 보도한 MBC와 SBS 등에 “1. 지역 2. 연령대 3. 성별 4. 유행정도 등 근거 자료를 회신할 것”을 요구했다.

이 단체가 이렇게 요구한 이유는 ‘민식이법 놀이가 유행한다’는 근거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유튜브와 차량 관련 커뮤니티에서 관련 증언과 블랙박스 등이 몇몇 공개된 정도다. 당사자 입장에서 위협을 느낄 수 있지만 실제 아동들이 ‘민식이법 놀이’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다고 볼만한 근거는 네이버 지식IN 글이 전부다. 더구나 10개 언론사 기사 모두 아동에 대한 인터뷰는 찾아볼 수 없었다.

▲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사진=노컷뉴스
▲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사진=노컷뉴스

이와 관련 ‘정치하는 엄마들’은 “정작 어린이들이 ‘민식이법’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어린이들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민식이법’을 악용해 놀이하고 있는지 직접 취재한 기사는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언론인권센터 역시  지난달 논평을 내고 “일부 네티즌과 유튜버의 주장을 언론이 확인 절차 없이 그대로 보도했고, 그들의 ‘상상’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며 “채널A는 ‘민식이법 놀이’가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행’이라면 적어도 어린이 한 명이라도 인터뷰를 해야 하지 않았을까. 이들이 인터뷰 대상자로 선택한 사람은 운전자, 변호사”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언론의 이 같은 보도가 ‘스쿨존 내 운전자 위협 행위’를 홍보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언론인권센터는 “더 큰 문제는 이런 무책임한 보도들을 통해 어린이들이 오히려 민식이법을 ‘학습’할 가능성이다. 오히려 민식이법 놀이를 ‘홍보’하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스쿨존 내 사고 ‘무조건 유죄’ 아니야

관련 기사 댓글을 보면 ‘스쿨존 내 차량 위협 행위’에 대한 비판 뿐 아니라 ‘민식이법’ 자체를 비판하는 이들이 많다. “민식이법은 진짜 정말 없어져야 함” “민식이법 적용을 무조건적으로 하지말고 제대로 선별적으로 해야 될 것 같은데....” “충분한 검토 없이 민식이법이라는 악법을 만들어낸 XXX 패거리” 등이다. ‘민식이법’이 과잉 입법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민식이법 놀이’를 그 근거로 쓰고 있다.

그러나 민식이법은 ‘스쿨존에서 사고가 나면 무조건 가중처벌한다’가 아니라 ‘어린이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운전하여야 할 의무를 위반할 경우 가중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대전지법은 대전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서행 중 차로로 뛰어나온 아이를 차로 친 운전자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아이가 블랙박스에 포착된 시점에서 충돌 시점까지 0.5.~0.6초 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이는 브레이크를 밟아 제동이 걸리는 시간인 0.7~1초보다 짧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민식이법은 ‘처벌 강화’ 외에도 사고예방을 위한 장비 설치를 의무적으로 규정해 스쿨존에 신호등, 과속 방지턱, 인도와 차도 사이의 울타리를 설치하게 하고 CCTV를 통해 불법주정차를 단속하게 했다. 이는 어린이는 물론 운전자 입장에서도 사고 위험을 줄이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8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1234 2021-07-26 01:17:54
허무맹랑한 가짜뉴스지 뭐
상식적으로 그런 놀이가 말이 되냐

상식적으로 2021-07-26 01:11:25
누가 목숨걸고 그런 놀이를 하냐
하물며 애기들이???
지능 퇴화된 남초 좀비들이 가짜뉴스 퍼뜨리는거지
상식적으로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살자 바보들아

ㅉㅉ 2021-07-25 17:11:18
이른바 '민식이 놀이'라는 장난은 실재한다. 인터넷 커뮤니티만 '취재'해 봐도 블랙박스 영상이 수없이 쏟아지는, 바로 우리 현실의 문제다. 정치하는 엄마들? '엄마들'만 시민이고 운전자는 노예인가? 일개 시민단체가 무슨 권위로 언론사들에게 근거 자료를 회신하라고 요구하는가? 2차 가해? 피해자 이름이 쓰이는 것이 불편하다면 언론들의 '민식이 놀이' 보도를 '2차 가해'라고 우기기 전에, 법안에 피해자 이름을 붙인 세력을 먼저 비판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저런 적반하장격 주장을 하는 시민단체에도, 이를 비판적 시각 없이(심지어 옹호하기까지 하며) 전달하는 언론에도 분노가 치민다. 기득권 위정자들의 아마추어식 입법에 국민들만 서로 싸움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