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밟았네. 똥~ 밟았네. 똥~ 밟았네. 또옹~.”

‘수능 금지곡’이라고 불리는 중독성 높은 곡 ‘똥 밟았네’라는 노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에서 ‘똥 밟았네’ 뮤직비디오 풀버전 영상은 6월30일 공개한 지 한달도 되지 않아 조회수 480만을 기록했다. 해당 뮤직비디오 영상 외에도 ‘똥밟았네’를 커버해 직접 댄스를 추는 사람들 영상, 다른 댄스 영상과 커버한 영상, 1시간 무한 반복 영상 등도 수십만~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노래는 EBS 애니메이션 ‘포텐독’에 삽입된 뮤지컬 곡이다. ‘포텐독’은 초능력을 가진 개들이 변신을 통해 악당과 싸우며 인간과 개가 공존하는 세상을 지켜내는 내용이다. 이 작품은 ‘3만년 동안 인간의 친구로 지내온 개가 인간과 대화를 할 수 있게 된다면 둘의 관계는 더 친밀해 질 수 있을까?’라는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개의 시각에서 바라본 인간의 모습을 통해 오랜 세월 함께해온 개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포텐독’은 ‘변신 자동차 또봇’을 제작했던 ‘레트로봇’이 제작한 작품으로, 슈퍼히어로 액션물이지만 코미디와 드라마, 뮤지컬 요소가 복합된 새로운 형식을 시도했다. ‘똥밟았네’는 ‘시민들이 기분 좋게 나온 아침에 악당들이 곳곳에 뿌려놓은 똥을 밟았을 때의 기분을 즐겁게 승화시킬 수 있는 곡을 만들면 어떨까?’하는 발상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미디어오늘은 ‘포텐독’ 제작사 ‘레트로봇’의 이달 대표에게 ‘똥밟았네’의 인기 요인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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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봇의 '포텐독'에 삽입된 '똥밟았네' 뮤직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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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봇의 '포텐독'에 삽입된 '똥밟았네' 뮤직비디오. 

이달 대표는 ‘똥밟았네’의 인기요인에 대해 “오히려 제가 궁금하다”라며 “‘똥 밟았네’ 영상에 달린 댓글로 유추해보자면, 많은 분들이 ‘수요 없는 공급’에 진심으로 정성을 기울이는 제작진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웃어주셨던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 없는 공급이라 함은 똥이라는 하찮은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애기들이나 보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국산 애니메이션의 위상을 반영하는 부분이라고도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똥이라는 하찮은 소재에 진심인 제작진들의 마음을 알아줬다는 설명일테다.

이달 대표는 ‘똥 밟았네’를 만들게 된 계기로 “‘똥 밟았네’는 애니메이션 ‘포텐독’에 삽입된 뮤지컬 장면인데 이야기 중에 악당들이 마을에 개똥 테러를 하는 내용이 있는데, 이 똥을 밟은 사람들이 투덜대는 장면에서 ‘똥 밟았네’라는 노래를 부르게 했다”며 “뮤지컬로 이런 이야기를 다룬다면 누구라도 이 장면에서 뮤지컬 연출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소재가 좀 더러울 뿐, 저는 매우 전통적인 방법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레트로봇’이 제작한 ‘또봇’에 이어 ‘포텐독’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애니메이션 제작을 통해 어린이들에게 전달하고 메시지는 무엇일까.

이달 대표는 “어린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매 시즌 달라지지만, 자주 다루게 되는 주제는 ‘편견’에 대한 것”이라며 “어린이들에게 사물의 이면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을 가르칠 순 없겠지만 이면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을 수 있다는 정도만 생각할 수 있다면 균형 잡힌 인성을 가진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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