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기자들 상당수가 현재 받고 있는 임금 수준에 ‘불만족’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위원장 김인원)이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118명) 가운데 84.7%가 현재 받는 임금에 ‘불만족’ 또는 ‘매우 불만족’ 한다고 응답했다.

지난 22일 노조가 발행한 ‘조선노보’를 보면 급여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1.7%에 불과했다. 불만족 55.9%, 매우 불만족 28.8%로 총 84.7%가 임금에 불만을 드러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조선일보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조선일보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조선일보 기자들이 임금에 불만을 갖는 이유로는 ‘업무량에 비해 임금이 적어서(77.4%·복수응답)’라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물가 또는 부동산 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비율도 60.9%에 달했다. 비슷한 스펙을 가진 동창 등과 비교해 임금이 적다는 비율도 56.5%에 달했다.

현재 임금에 ‘불만족’ 하는 조선일보 기자들 상당수는 올해 임금이 ‘7%’(72%) 이상 올라야 한다고 응답했다. 기자들의 95%는 올해 임금이 최소 5% 이상 인상돼야 한다고 답했다. 노조가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진행한 설문 조사에 118명이 응답한 결과다.

노조는 회사가 2011년 이후 한 번도 ‘3%’ 넘게 임금을 인상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의 A기자는 노보에서 “입사 후 ‘동결’ 아니면 물가상승률을 간신히 감당하는 수준의 임금 인상만 있었다. 안팎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위기를 돌파할 때도 1등 신문은 다르다는 걸 이번에 체감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보를 보면 ‘동결~2% 인상’을 주장한 조합원은 한 명도 없었다. 조선일보 기자들은 노보에서 “아크 도입과 디지털 강화로 업무 부담이 2배 가까이 늘면서 퇴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더 이상의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파격적인 임금인상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노조는 기자들이 임금 협상과 관련해 의견을 달라는 주관식 물음에 82개의 구체적인 답변을 남겼다고 밝혔다. 노조는 “업무량 급증으로 떨어진 사기를 높이려면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 비중이 가장 컸다”고 했다.

‘15% 이상 인상’에 응답한 조선일보의 B기자는 노보에서 “디지털로 늘어난 업무량은 15%가 아니라 거의 2배다. 일이 많아진 만큼 임금도 인상해야 하는 게 맞다면 15% 인상도 적은 수준”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기자들은 “올해만 해도 많은 선후배 동료가 다른 업계로 이직했다. 특히 저연차 기자들의 연이은 이탈은 낮은 임금이 주된 원인이라는 점을 회사가 잘 헤아려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의 B기자는 “유수의 대기업 같은 연봉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일은 그들보다 많이 하면서 월급은 앞 자릿수부터 다른 명세서를 보면 우울해진다”라고 했다.

조선일보의 C기자는 “차장급 이상을 제외한 평기자 임금 수준은 처참한 상황이다. 저연차 기자들은 업무 압박 속에서 임금으로 박탈감을 느끼고 이게 조직 내 사기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가족 버리고 일하는데 가족에게 면목이 없다”, “임금이 적어 가정 불화가 심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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