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주 120시간 발언 관련 포털 기사의 음성 서비스에서 120시간을 36시간으로 읽어준 사실이 드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악의적 뉴스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지난 20일자 세계일보 기사 ‘‘윤석열 120시간 노동’ 발언에 융단폭격 날린 與’의 음성지원 서비스에서 120시간을 36시간으로 읽어줬다고 소개했다. 김용민 의원이 공개한 기사의 음성지원 서비스 파일을 들어보면, 실제로 기사 제목과 기사 내용 안에 ‘120시간’이 모두 세차례 등장하는데, 파일 속 음성은 이를 모두 36시간으로 읽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윤석열 전 총장의 120시간 노동 발언을 두고 “대한민국 노동자 전체를 교도소에 보내는 것보다 더 가혹하게 만들겠다는 나쁜 생각”이라고 지적하면서 다음의 음성서비스 왜곡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여기에 편승해 가짜뉴스를 만들어낸다는 의혹이 현실화된 사건”이라며 “다음 포털은 해당 기사를 여권에서는 2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36시간 노동 발언을 두고 융탄폭격을 퍼부었다고 읽어줘서 기사 뿐만 아니라 내용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는 여당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 비판을 한다는 취지로 기사를 악의적으로 왜곡한 것”이라며 “그동안 포털의 공정한 알고리즘을 통해 기사를 배열하고 제공한다는 주장을 무색하게 만드는 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이어 “포털 사이트의 뉴스서비스 공정화가 왜 필요한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일”이라며 “민주당은 신속하게 법안을 통과시켜온 국민이 뉴스 스스로 선택하고 왜곡되지 않는 뉴스를 볼 수 있는 언론환경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현재 해당 기사의 음성서비스에서 120시간으로 정상적으로 읽도록 바꿔놓은 상태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다음 포털사이트의 윤석열 120간 노동 관련 기사의 음성지원 서비스에서 120시간을 36시간으로 잘못 읽어준 음성파일. 사진=김용민 페이스북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페이스북에 공개한 다음 포털사이트의 윤석열 120간 노동 관련 기사의 음성지원 서비스에서 120시간을 36시간으로 잘못 읽어준 음성파일. 사진=김용민 페이스북

이를 두고 카카오 측은 시스템 오류로 잘못 입력됐다고 설명하면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윤아현 카카오 PR팀 매니저는 21일 오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사 읽어주기 기능은 기사마다 입력하는 게 아니라 사전에 시스템에 입력해두는 방식인데, 기사 읽어주기 기능에 적용되는 시스템에 숫자를 읽는 방법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120(백이십)시간에 대한 발음 입력이 36(삼십육)시간에 대한 발음으로 잘못 입력되어 오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윤 매니저는 “이용자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동일 오류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사과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미디어혁신특별위원장이기도한 김용민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방송 지배구조 개선 관련 방송법 개정안을 신속히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방송이 정치권의 지나친 후견주의로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다”며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민주당부터 기득권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은 앞으로도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 보장을 위해, 방송에 관여하는 관행으로 회귀하지 않도록 만들겠다”며 “정치권력이 후견주의라는 명목으로 방송을 장악할 수 없도록 제도화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과방위에 상정돼있는 법안에 대해 신속하게 논의를 시작하겠다”며 “국민의힘은 대선 승리해 방송을 장악 할 것이라는 망상을 당장 멈추고 논의 테이블부터 올라오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음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20일자 세계일보의 윤석열 주120시간 노동 발언 관련 기사. 사진=다음 사이트
▲다음 포털사이트에 게재된 20일자 세계일보의 윤석열 주120시간 노동 발언 관련 기사. 사진=다음 사이트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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