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훈아씨의 대구 콘서트가 끝났다. 콘서트 당일까지는 우려를 표하는 언론이 많았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훈아 콘서트 이후 비판 기사는 사라졌다?

공연이 끝난 이후 언론들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기사도 있지만 나씨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나씨가 자신의 발언에 빗댔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바지 발언’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나씨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대구 엑스코에서 ‘나훈아 AGAIN 테스형 대구’ 콘서트를 진행했다. 하루에 두 차례 공연을 했다. 한 회차당 최대 참석 인원은 4000명, 사흘간 2만4000명이 콘서트장을 다녀갔다. 오는 23일 부산 벡스코에서 똑같은 형식으로 공연이 진행된다.

▲지난해 추석 KBS에서 기획됐던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관련 포스터. 사진=KBS
▲지난해 추석 KBS에서 기획됐던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관련 포스터. 사진=KBS

콘서트 이후 나씨 발언에 주목하는 보도가 쏟아졌다. 첫 기사는 조선일보였다. 조선일보는 콘서트장을 직접 찾아 르포기사를 작성했다. 지면용 기사도 출고됐지만 온라인용 기사 “나훈아, 이재명에 던진 한마디 ‘내 바지가 어쨌다꼬, 더 비쌀낀데’”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네이버 기사에는 3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나씨는 16일 콘서트 현장에서 이 지사를 언급하며 “아니 내가 바지를 어쨌다고, 가만히 있는 사람 바지를 가지고, 내 바지가 지(이 지사) 바지보다 비쌀낀데”라고 했다. 이 지사는 앞서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경선 TV 토론회 도중 정세균 전 국무총리로부터 김부선씨 관련 스캔들 질문을 받자 “제가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말한 바 있다.

현장엔 없었지만 ‘받아쓰기’로 기사 작성

이 지사의 이 같은 발언은 나씨가 지난 2008년 기자회견에서 테이블에 올라 “내가 직접 보여줘야겠느냐”며 바지를 내리려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당시 나씨는 신체 일부가 훼손됐다는 루머에 휩싸인 바 있다.

조선일보 보도 이후 언론들은 나씨 발언 보도를 쏟아냈다. 19일 오후 4시 기준 네이버에 ‘나훈아 콘서트’를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조선일보 보도 이후 총 53건이 출고됐다.

나씨 발언과 이에 대한 이 지사 지지자들의 온라인상 반응을 엮은 기사가 33건(62.2%)이었다. 코로나19 방역 관련 기사는 14건(26.4%)에 그쳤다. 이 밖에 △사진 기사 3건(5.7%) △여러 이슈를 묶은 브리핑 기사 2건(3.8%), △콘서트장에서 나온 또 다른 발언에 대한 내용 1건(1.9%) 등이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민중의소리
▲이재명 경기도지사 ⓒ민중의소리

나씨의 이 지사 비판 발언과 이 지사 지지자들의 온라인상 반응 기사들은 유력 매체들이 모두 보도했다. 네이버 및 카카오와 콘텐츠제휴(CP)가 된 곳 가운데에서는 총 17곳(연예 매체 제외)이 보도했다. CP 매체들이 같은 이슈를 다량의 기사로 보도할 경우 네이버 ‘MY뉴스’ 모아보기는 관련 기사들로 편집된다. 특히 나씨 발언만 보도한 매체들은 조선일보처럼 직접 현장을 가서 기사를 작성하지 않고 ‘받아쓰기’ 보도를 했다.

CP 매체들 가운데 나씨의 이 지사 비판 발언과 이 지사 지지자들의 온라인상 반응 기사를 보도한 매체(연예·스포츠 매체 제외)는 매일경제(2건), 서울경제(2건), 세계일보(2건), 조선일보(2건), 파이낸셜뉴스(2건), MBN(2건), 국민일보, 뉴시스, 디지털타임스, 아시아경제, 아이뉴스24, 이데일리, 중앙일보, 채널A, 한국일보, 한국경제, 헤럴드경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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