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으로 신문을 보지 않는 시대라지만 각 신문의 1면 탑기사를 살펴보면 각 신문이 추구하는 방향과 현재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쉽게 알 수 있다.

16일 주요 종합지 1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다뤘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1면 탑기사를 최재형의 국민의힘 입당으로 올렸다. 다만 논조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져버렸다는 비판이 강했다.

국민일보, 동아일보, 조선일보는 코로나19 거리두기와 최저임금 인상 등의 정책으로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봤다는 기사를 1면 탑기사로 올렸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국민의힘 입당 소식을 1면 탑기사는 아니었지만 1면 기사 중 하나로 배치했다. 특히 중앙일보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당에 대해 긍정 평가를 하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와 차별점을 짚었다.

동아일보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 소식을 1면에 넣지 않았다. 정치 4면에서도 동아일보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당보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더 위로 배치했다. 서울신문의 경우 창간 117주년을 맞아 기획 기사를 배치했다. 

다음은 16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탑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감사원장 사퇴한 지 17일 만에 최재형 ‘정권 교체’ 야당 입당”
국민일보 “‘36년 무휴였는데…’ 눈물의 휴점”
동아일보 “20대 10명중 2명은 최저임금도 못 받아”
서울신문 “MZ 세상을 뒤집다” (117주년 기획)
세계일보 “거덜 난 고용보험기금… 文정부서 23조원 급감”
조선일보 “정부가 귀를 닫자, 자영업자는 거리서 운다”
중앙일보 “말로만 ‘아덴만 영웅’…그들 줄 백신, 한국엔 하나도 없었다”
한겨레 “사퇴 17일 만에 국민의힘 입당, 최재형의 ‘대선 직진’”
한국일보 “막오른 탄소발 무역전쟁... 수출 코리아도 발등에 불붙었다”

▲16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16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15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지난달 28일 문재인 정부 감사원장직에서 중도사퇴한 지 17일 만이다. 최 전 원장은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이준석 대표에게 입당 의사를 밝혔다. 그는 “정치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정당에 들어가 함께 정치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는 게 바른 생각”이라며 “온 국민이 고통받는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인 정권교체를 이루는 중심은 역시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돼야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에 그는 “개인적인 유불리를 떠나 저와 뜻을 함께하는 분들과 고민하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노력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16일 경향신문 1면.
▲16일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에 중점을 뒀다. 경향신문은 1면 탑기사에 이어 3면 탑으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다뤘다. 1면 탑기사에서 “최 전 원장이 이례적인 속도로 정당인이 되면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경향신문 3면 탑기사 제목은 “윤석열과 차별화 위해 초고속 입당…‘중립성 훼손’ 논란 키워”다. 경향신문은 “최 전 원장은 발 빠른 변신으로 경쟁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차별성을 드러냈다”며 “동시에 최대 약점인 정치적 중립 훼손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고 썼다. 이어 “입당 여부와 시기에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윤 전 총장과 달리 빨리 입당함으로써 국민의힘 지지층에 안정적인 후보로 인식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경향신문은 “헌법기관인 감사원의 수장이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 확보를 위해 법으로 보장한 임기를 채우지 않고 정치권에 직행한 것은 헌정사상 유례없는 일”이라며 “국민의힘과의 빠른 ‘합체’가 최 전 원장이 내세운 ‘통합과 공존’의 메시지와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통합을 외치면서 보수진영으로 곧장 뛰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썼다.

▲16일 경향신문 3면.
▲16일 경향신문 3면.

한겨레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1면 탑기사로 다뤘다.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최 전 원장의 초고속 입당은 당 밖에서 독자적 입지를 굳히려는 경쟁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는 차별화된 행보로, 당 차원의 지원을 받아 정치적 입지를 다지고 지지율을 부양하려는 선택으로 보인다”고 썼다.

한겨레 3면 “최재형, 후발주자 약점 상쇄 승부수…윤석열과 차별화” 기사는 “최 전 원장이 감사원장 사퇴 17일 만에 전격 입당을 결정한 것은 낮은 인지도와 지지율, 약한 조직력 등 자신의 약점을 줄이고 유력 주자가 없는 국민의힘 대선 구도를 장악하겠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겨레는 사설 “‘정치 중립’ 원칙 허문 최재형의 국민의힘 입당”에서 “어떤 사정과 명분을 앞세운들 그의 처신이 감사원의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그가 출마선언문에서 어떤 식으로 자신의 결정을 정당화하더라도 정치에 뛰어들기 위해 독립적 헌법기관인 감사원장 자리를 내팽개친 것만큼은 결코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는 걸 최 전 원장은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16일 한겨레 사설.
▲16일 한겨레 사설.

중앙일보, 최재형 전 감사원장 입당에 “범생이 대반전”

조선일보는 1면 가장 아래에 이 소식을 다뤘고 중앙일보는 오른편에, 동아일보는 1면에 이 소식을 다루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1면의 관련 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장외에 머무는 사이, 최 전 원장이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면서 야권 대선 판도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썼다.

이어지는 기사는 5면에 배치했다. 5면 “최재형 “現정부 방향대로 가면 나라에 어려움 닥친다”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최 전 원장의 지지율은 아직 후순위에 머물러 있다”며 “하지만 이날 입당으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 1강 구도로 이어져 온 야권 대선 판도에 변화가 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 전 원장은 그간 경기고, 서울대 법대 동문과 법조인 동료의 도움을 받아왔지만 입당을 계기로 정치권 인사들과의 접점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16일 중앙일보 1면.
▲16일 중앙일보 1면.
▲16일 중앙일보 5면.
▲16일 중앙일보 5면.

중앙일보는 1면 사이드 기사에서 “범생이인 줄 알았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야권 대선판을 흔들어 놨다”는 국민의힘 중진 의원의 평을 리드로 사용하며 “최 전 원장의 입당은 ‘범생이의 대반전’으로 표현될 만큼 전격적”이라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기사를 보면 “일사천리”, “야권 대선 지형의 지각 변동”, “이목 집중 성공”, “윤 전 총장과 상반된 행보”, “전광석화” 등 긍정적 평가가 대부분이다.

동아일보는 1면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당 기사가 없다. 정치면 4면 탑기사도 “격차 좁혀진 여 1,2위 이재명 ‘문 공격 반성’ 이낙연 ‘더 오를 것’”이라는 기사였다. 동아일보 기자 출신 이낙연 전 대표가 ‘최근 지지율 상승세’라는 기사다. 4면 정치 기사 아래쪽에 배치된 최재형 전 감사원장 입당 기사도 그의 입당을 두고 여권이 거센 비판을 했다는 제목이다. 정치 5면에는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입당을 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를 반으로 다뤘다.

▲16일 동아일보 정치 4면.
▲16일 동아일보 정치 4면.

이날 35면에 배치된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쓴 “윤석열-최재형, 정치 그릇 누가 더 큰가”라는 칼럼을 보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후 “야권의 ‘정치 초보’ 대선주자들이 ‘정치철학’을 언급하고 나선 건 그런 점에서 관심을 끈다”며 “한 사람(윤석열)은 다소 거친 듯하고, 다른 사람(최재형)의 정치철학은 아직 알 수 없다”고 썼다.

자영업자 소식 다루며 정부정책 비판 집중 국민·동아·조선

국민일보, 동아일보, 조선일보는 자영업자 이야기를 1면 탑기사로 다뤘다. 국민일보는 서울 종로구에서 36년째 당구장을 운영하고 있는 강한식씨의 사연을 다루면서 코로나19로 버틸 수 없어 장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1주일 가게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2019년에 월 매출 400만~6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부터 매출이 300만원 아래로 급감했다고 한다. 또 다른 가게 사례들도 나오는데 결론은 거리두기 4단계로 인해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봤다는 내용이다.

▲16일 국민일보 1면.
▲16일 국민일보 1면.

동아일보는 최저임금이 오르는 상황에서 아르바이트생들이 ‘알바 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는 내용을 1면 탑으로 보도했다. 또한 역대 가장 높은 비율로 20대 근로자 5명 중 1명이 최저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최저임금이 많이 오르면 영세 사업주는 저임금 근로자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 아르바이트 등 이른바 ‘취약 일자리’”라며 “일자리가 사라지는 피해가 나타나자 청년층 사이에서도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대한 거부감이 적지 않다”고 썼다.

▲16일 동아일보 1면.
▲16일 동아일보 1면.

조선일보 1면 탑 기사 제목은 “정부가 귀를 닫자, 자영업자는 거리서 운다”다. 정부방역지침 때문에 1인 시위를 하는 자영업자들 소식을 전하고 코로나19 거리두기 정책과 최저임금 정책 때문에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자영업자 이야기가 아닌 아덴만으로 파병된 청해부대에서 코로나19 집담 감염이 발생했다는 내용을 1면 탑기사로 배치했다.

▲16일 조선일보 1면.
▲16일 조선일보 1면.
▲16일 한겨레 6면.
▲16일 한겨레 6면.

한겨레 6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을 받은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과 관련해 “두배 넘게 ‘두터워진’ 소상공인 지원, 예결위 문턱 넘을까”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한겨레는 이 기사에서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관련 예산을 2배 이상 늘렸지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얼마나 이를 반영할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여야가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인한 손실 보상액을 늘리는 데는 공감하고 있어 정부안보다는 증액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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