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 전 윤석열캠프 대변인(조선일보 논설위원)이 정권공작설을 폭로한 당일 저녁 금품수수 의혹을 최초 보도한 SBS 기자에게 전화화 ‘어떤 취재원이냐’, ‘다른 이유 없었나’, ‘어떤 루트냐’고 캐물었다는 SBS가 보도가 나와 논란이다.

주영진 SBS 앵커는 13일 방송에서 왜 이 같은 질문을 했느냐고 반문하면서 본인 자신의 잘못에 대해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주 앵커는 이날 오후 방송한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전날 이 전 대변인의 정치공작설 발언 영상을 보여준 뒤 “6월29일 SBS의 8시뉴스 큐시트를 보니 ‘윤석열 전 총장 출마선언’이 톱뉴스였고, 그날 뉴스 중에 ‘언론인에게도 금품 건넸다, 피의자입건’이라는 제목의 한성희 기자의 단독 보도라는 뉴스가 나갔다”고 전했다.

주 앵커는 이어 “이날 한 기자는 사실확인을 위해서 (이 전 대변인에게) ‘이게 사실인지 궁금합니다, 답 주시기 바랍니다’고 했는데, 그 때는 답장이 없었다”며 “그런데 이 전 위원이 어제 기자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놓고 나서 SBS 당시 취재기자였던 한 기자에게 연락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전 대변인이 지난 13일 밤 10시30분경 한 기자에 전화를 걸어와 “어떤 취재원으로 하신 건지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라고 물어봤고 한 기자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주 앵커는 소개했다. 이어 이동훈 전 대변인이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요? 어떤 루트인지도 말씀해줄 수 없는 거에요?”라고 캐물었으나 한 기자는 “말씀드리기 곤란합니다”라고 답했다고 SBS는 방송했다.

주 앵커는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전 윤석열캠프 대변인)이 왜 저 질문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기자는 취재원을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텐데, 저 질문을 우리 SBS 취재기자에게 했다는 거고, 기자 출신인 이 전 위원이 저 질문을 어젯밤에 왜 했을까. 기자들에게 공작설을 제기하고 나서”라고 반문했다.

▲주영진 앵커가 14일 오후 방송된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이동훈 전 윤석열캠프 대변인이 SBS 기자에 전화걸어 취재원을 밝히라고 한 사실을 전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주영진 앵커가 14일 오후 방송된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이동훈 전 윤석열캠프 대변인이 SBS 기자에 전화걸어 취재원을 밝히라고 한 사실을 전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이날 방송에 출연한 김태현 변호사는 “‘누구인지 답할 수 없다’는 답이 정해진 질문을 하는 것”이라며 “답이 어떨지 뻔히 알면서도 그런 연락을 했다는 것은 저게 흔적이 남는 것 아니겠느냐”고 추정했다. 김 변호사는 “본인도 공작을 밝히기 위해서 이렇게 나름 노력을 했고,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데까지 확인하고 나서 그 다음에 자신에게 찾아왔던 사람이 누군지 밝히겠다는 일종의 절차, 명분을 만들려고 저런 행동(전화 질의)을 하지 않았을까 추정한다”고 말했다.

주영진 앵커는 당시엔 이 전 대변인이 (금품수수 혐의로) 입건됐다는 것을 다른 기자들의 경우 잘 몰랐던 사안이었다며 “그 기사의 출처가 자기가 주장했던 다른 누군가로부터 혹시 ‘아예 정보를 제공받아서 기사 쓴 것 아니냐’는 것을 확인하려고 하는 그런 의도가 담긴 질문 아니었나”라고 의심했다.

주 앵커는 이어 정치공작설의 사실관계와 관련해 “저희는 파악하기 어렵고, 사실인지 여부는 오로지 이 전 위원(대변인)만 안다”며 “기자를 그만둔지 얼마안된 (이 전 대변인이) 육하원칙에 따라 ‘자신에게 다가와서 그 이야기 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이야기가 갔고 어떤 장소에서 언제 그런 얘기가 있었는지’, ‘그 사람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분명히 이 전 위원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주 앵커는 이 전 대변인이 전날 ‘면목 없습니다’라고 유감표명한 것을 두고 “짧은 한마디로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자신이 윤석열 캠프 대변인에 갔을 때 기자들을 후배로 대하다 현장 기자들에게 원성을 받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면목이 없다’는 짧은 한마디가 아니라 진심으로 국민들께 또 후배 기자들에게 미안하다 이런 얘기도 좀 했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동훈 전 윤석열캠프 대변인이 지난 13일 밤 본인의 금품수수의혹을 첫 보도한 한성희 SBS 기자에 전화해 주고받은 대화내용. 사진=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갈무리
▲이동훈 전 윤석열캠프 대변인이 지난 13일 밤 본인의 금품수수의혹을 첫 보도한 한성희 SBS 기자에 전화해 주고받은 대화내용. 사진=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갈무리

 

김태현 변호사도 “중요한 것은 본인의 금품수수 의혹이니,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한 사과와 해명이 선행됐어야 했다”며 “그런데 어제 이 전 위원 같은 경우 일종의 간 본다고 하는 것처럼 던져놓고 반응 봐서 2탄, 3탄 죽죽 나오는 그런 시나리오를 가지고 국민의힘, 윤 전 총장,민주당, 언론의 반응을 보고난 뒤 2탄, 3탄을 얘기하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이 전 대변인이) 저 이야기(정권 공작설)를 꺼낸 순간 그게 누구인지 이름을 안 깔 수가 없다”며 “이름을 안까면 오히려 본인이 한 그 말이 공작이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동훈 전 대변인은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전 대변인은 14일 저녁 전화통화에 응하지 않았다. 또한 그는 ‘전날 한성희 기자에 전화해 취재원과 취재루트를 물어본 일이 있는지’, ‘한 기자가 아예 외부에서 정보를 제공받아 기사 썼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전화한 거냐’ ‘진심으로 사과했어야 한다는 비판에 어떤 의견인가’, ‘6월29일엔 SBS 기자 취재에 응하지 않다가 어제가 돼서야 전화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미디어오늘의 문자메시지, SNS메신저 질의에 저녁 8시 현재 답변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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