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저질 기사에 광고 수입을 떨어뜨리는 조치를 강화하자 온라인 이슈 대응 기사를 적극적으로 써온 언론사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일부 언론은 네이버에 항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 콘텐츠 제휴(CP) 언론사에 지급해오던 전재료를 폐지하고 기사에 따른 광고 수입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개편했다. 광고 수입 배분 방식이 조회수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네이버는 대안으로 ‘NG팩터’를 도입했다. 

‘NG팩터’(Not good)는 저품질 기사의 수입을 줄이는 조치를 말한다. 예를 들어 저품질 기사로 광고비 10만 원을 벌게 되면 최대 절반가량 수입을 떨어뜨리는 식이다. 

▲ 네이버가 언론사에 배포한 설명 자료 갈무리
▲ 네이버가 언론사에 배포한 설명 자료 갈무리

도입 당시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총괄은 “어뷰징을 지나치게 많이 하거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대응에 너무 집중하면 NG 팩터가 적용된다. 심할 경우 광고 전체 수익의 절반까지도 디스카운드 되는 것으로 시뮬레이션 결과 나왔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저질 기사 수입 줄이기 조치 ‘강화’

최근 네이버는 ‘NG팩터’를 강화하고 ‘G팩터’를 신설했다. 기존 NG팩터는 실시간 검색어에 대응하는 문제적 기사에 주로 대응했는데, 실검 폐지에 따라 변화가 필요해졌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언론사 관계자들은 단순히 개편된 수준이 아니라 ‘NG팩터’가 전보다 강화됐다고 느끼고 있다.
  
기존 NG팩터는 △ 실시간 검색어 대응 키워드 기사 △ 비정상적 작성 시간 △ 가십성 기사 △ 특정 패턴 등 4가지 기준을 적용했다.

지난 5월부터는 △ 가십성 기사 △ 따라쓰기 기사 △ 섹션 오분류 기사 △ 비정상적 기사 작성 패턴 등에 대응한다. ‘섹션 오분류’는 연예 기사를 경쟁이 덜한 ‘생활’ 등 섹션으로 분류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네이버는 ‘G팩터’(Good 팩터)를 새로 만들어 적용했다. G팩터는 기사를 읽는데 실제 소비한 시간을 측정하고 기사 길이에 따른 총 소비 시간을 예측해 40% 이상 본문을 읽은 것으로 추정되는 열독 사용자가 많은 기사에 적용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조회수만 목표로 하는 어뷰징 등을 방지하기 위한 NG팩터를 적용하고 있고, 열독률을 지표화한 G팩터를 추가해 잘 읽히는 좋은 기사에 대한 인센티브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팩터에 대응하는 언론계, ‘불투명성’에 불만

NG팩터가 도입된 이후 일부 언론사는 예상보다 줄어든 수입에 당혹스러워하는 모양새다. 

A언론사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 언론사가 다른 언론사보다 트래픽은 더 높았는데 정산을 더 적게 받았다. 문의를 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며 “정산 과정에서 NG팩터가 적용됐다는 추정만 할 뿐 명확한 분석은 불가능하다. 데스크급 기자들을 만나면 네이버가 고무줄 잣대 아니냐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B언론사 관계자는 “무엇 때문에 NG팩터가 적용됐는지 알 길이 없으니 잘해보려고 개선할 수가 없다”며 “기준을 요구하면 영업 비밀이라 알려줄 수 없다는 식인데, 불공정 약관이라고 생각한다. NG팩터만 있을 때는 원래 받아야 할 금액에서 얼마나 깎였는지 계산이 됐는데 G팩터 도입 이후에는 알기 힘들다”고 했다.

▲ 디자인=이우림 기자
▲ 디자인=이우림 기자

네이버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팩터 기준을 공개하게 되면 언론사가 역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언론사들은 적응해가고 있다. A언론사 관계자는 “NG팩터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한다”며 “기자들에게 통신사 기사를 베끼기보다 본래 출처를 찾아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네이버에서 문제가 있다고 연락이 오는 사례들은 일선 기자들과 공유한다. 경영진 차원에서는 데스크급들이 매주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언론사 관계자는 “추정하긴 어렵지만 상황에 따라 대응을 하고 있다. 예컨대 연예인 SNS 내용을 받아쓰는 기사가 NG팩터 대상이 된다는 얘기가 있으면, 시사 현안에 대한 말을 하는 정치인에 대한 기사를 더 중점적으로 쓰는 식”이라고 전한 뒤 “내용도 조금 더 출처가 분명해 보이게 쓰고, 사건 기사라면 한 문단이라도 과거 유사사례를 언급하는 등 가십처럼 보이지 않도록 기사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개가 시신을 훼손하는 모습을 담은 인도 상황을 전한 기사나 허위로 밝혀진 ‘가나 인육 케밥 사건’을 다룬 기사 등 지나치게 선정적인 해외토픽 기사가 논란이 됐다. 당시 기준으로 ‘해외토픽’ 기사는 ‘NG팩터’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언론계에 돌면서 많은 언론이 관련 기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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