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기자들에게 “디지털 기사 제작 시 과거 일러스트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조선일보가 이틀 연속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일러스트를 썼다는 이유로 논란이 일었는데, 이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편집국 부국장 겸 디지털총괄에디터는 지난 25일 조선일보 기자들에게 “최근 디지털 기사와 과거 일러스트를 사용하다가 실수가 발생했다. 이를 포함해 조선닷컴 게이트키핑 강화방안을 현재 마련 중”이라고 밝힌 뒤 “우선적인 조치로 디지털 기사 제작 시 과거 일러스트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고 공지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조선일보 사옥.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조선일보 사옥.

조선일보 부국장은 이 같은 결정에 대해 “특정 상황에 맞춰 그린 일러스트가 다른 상황에 쓰였을 때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조치들은 숙의를 통해 결정되는 대로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조선일보는 성매매 유인 강도 사건 기사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그의 딸 조민씨의 일러스트를 사용해 논란이 됐다. 다음날인 지난 24일 누리꾼들은 조선일보가 다른 기사에도 기사 내용과 상관없는 일러스트를 썼는지 찾아 나섰는데, 문 대통령과 관련 없는 내용의 기사에 ‘마스크 쓴 문 대통령’ 일러스트를 넣은 기사를 발견했다. 조선일보는 논란이 된 이틀 동안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조선일보가 일러스트 사용 논란에 대한 사과문을 냈다.
▲지난 23일부터 24일까지 조선일보가 일러스트 사용 논란에 대한 사과문을 냈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위원장 김인원)은 지난 24일 오후 최근 잘못 사용된 일러스트 논란에 대해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들어 노보를 발행했다. 노조는 “지난해 전면적 디지털 강화를 추진하면서 부실해진 온라인 데스킹 기능이 이번 사건 배경에 깔려있다”는 내부분위기를 전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3월부터 편집국 각 부서에서 속보 등의 온라인뉴스를 생산하는 ‘724팀’을 만들었다. ‘724팀’은 7일 24시간 가동된다는 뜻이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724팀’을 해체하고 이슈 대응 매체인 ‘조선NS’라는 이름의 자회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현재 ‘조선NS’는 중앙일보와 한국경제, 국민일보 등에서 포털 전송 기사 노출 빈도수가 월등히 많은 온라인뉴스를 써온 기자들을 영입해 운영을 시작했다. 더 많은 온라인뉴스 제작을 위해 별도로 매체를 설립한 것.

노조는 노보에서 “사진·일러스트뿐 아니라 상당수 온라인 기사가 데스킹 과정이 생략된 채 출고되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인력은 그대로 둔 채 지면·온라인을 병행하다 보니 데스크들 소화 능력을 초과하는 수준의 온라인 기사가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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