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라고 알려진 출처 불명의 문건이 내용 검증을 하기도 전에 논란을 낳고 있다. 정확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채 기관이 작성한 문건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 문건을 본 뒤 하나만 사실이어도 문제라고 판단해 이 문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힌 이는 국민의힘 쪽 인사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에서는 ‘내부에 수류탄을 던졌다’, ‘공작의 냄새가 난다’며 경계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22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자신이 이 문건을 보고 공개한 배경과 전후 사정을 설명했다. 장 소장은 1996년에 신한국당 공채로 정치권에 입문해 박근혜 대선후보 시절 공보팀장과 김무성 원내대표, 당대표 시절에 보좌관을 지낸 인사다.

‘이 문건이 유독 심각하다고 보고 공개를 결정한 이유’를 묻자 장 소장은 “읽어보니 의혹이 많다”며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한 의혹들이 총정리된 문건”이라고 설명했다. 장 소장은 “한 스무 가지 의혹들이 쭉 나열됐고 이것은 어떤 문제가 있고 이런 내용들을 봤을 때 이게 해명하다가 날 샐 것 같다라는 생각”이라며 “이 의혹이 한두 개만이라도 사실이라도 이건 큰 문제가 생기겠다, 현재 윤석열 전 총장 측의 캠프의 대응방식, 수준, 인력의 능력, 이런 것 봤을 땐 제대로 대응을 못할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될 대목을 두고 장 소장은 “개인적인 문제도 있고요. 처와 장모와 관련된 문제”라며 “문건이 2개인데, 하나는 4월 말쯤에 작성된 문건이고, 6월 초쯤에 작성된 문건에는 각 세 가지 챕터로 되어 있다. 윤석열 총장의 의혹, 처의 의혹, 장모의 의혹, 이래서 그 챕터별로 의혹들을 정리해놓고 거기 밑에다, ‘이건 이렇게 좀 공격을 할 필요가 있다’. ‘이건 예전에 해명된 거다’, ‘이건 사실관계를 좀 더 확인해야 된다’, 이런 식의 정치적인 판단 내용까지 다 들어가 있더라”라고 설명했다.

▲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22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석열 X파일을 본 전후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갈무리
▲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22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석열 X파일을 본 전후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갈무리

문건 입수 경위에 장 소장은 “10년 전부터 저에게 상당히 여러 가지 정보를 주던 제가 되게 신뢰하는 정치권의 한 인사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했다. 신지호 전 의원이 이 문건의 존재를 먼저 언급한 것을 두고 장 소장은 “다른 문건인 것 같다”며 “어제 들은 것 보면 20페이지짜리가 있다, 2페이지짜리가 있다, 5페이지짜리가 있다. (제가) 갖고 있는 문건은 아마 거의 아무도 못 봤을 것”이라고 했다.

자금흐름과 액수 같은 것도 있다는데 맞느냐는 김어준 진행자 질의에 장 소장은 “그렇다”며 “제가 조심스럽게 얘기한 게 어떠한 기관의 개입이 있었지 않았을까라고 추측을 해본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일부 발원지라고도 추정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김어준 진행자가 묻자 그는 “유도질문에는 넘어가지 않겠다”면서도 “4월에 작성된 문건은 어떤 곳 어떤 부서에서 만든 것까지 제가 다 얘기를 들었고, 6월에 만든 문건은 그냥 정치 여권에서 만든 것이라고 들었다”고 전했다.

기관이라면 그런 문건을 작성할 기관은 많지 않지 않느냐는 질의에 장 소장은 “많지 않겠죠. 차차 밝혀질 것”이라며 “저의 추측”이라고 했다.

공개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해 장 소장은 “법적 문제가 없으면 공개하겠다”며 “공장장(김어준)이 원하면, 생태탕처럼 한 3일 정도 시간달라. 여기서 다 까겠다. 단 법적으로 문제없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미경 최고위원이 지난 21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한테 “공개해라”고 한 것을 두고 장 소장은 “정미경 의원한테 주고 싶다”고 했다. 액수가 명시돼 있는지 묻자 장 소장은 “액수, 액수 같은 경우에는 있다”고 답했다.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가 내린 이유를 두고 장 소장은 “국민의힘의 존경하는 의원이 ‘다른 파장, 다른 의혹, 다른 오해를 받을 수가 있으니까 글을 내려주면 어떻겠냐’고 해서 비공개로 했다”고 답했다.

이 문건을 어떻게 할지 상의했으나 받지 않겠다고 한 인사가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냐는 질의에 장 소장은 “맞다”고 시인했다. ‘내부에 수류탄을 던졌다’고 한 김 의원의 전날 최고위원회의 발언에 장 소장은 “이해가 안 된다. 왜 그러는지”라며 “제 추측엔 김재원 위원이 윤석열 총장을 돕고 있으니 윤 총장에 좀 흠집날 일이 벌어졌으니 그 메신저를 공격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게 교묘하게 겹쳤다”며 “최재형 감사원장 출마설, 이동훈 대변인이 사퇴 등과 섞이다 보니까 정치 분석가들이 소설 쓰기 좋은 현상이었다”고 주장했다.

▲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이 같은 주장에 국민의힘은 경계하는 반응을 내놓았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백브리핑에서 윤석열 X파일 관련해 “장성철 소장이 무슨 경로로 어떤 파일 입수했는지 제가 아는 바 없다”면서도 “어떻든 전체로 보면 정치공작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울산시장 선거때도 그런 방식으로 선거공작을 하더니, 또 선거공작, 제2의 김대업과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닌가”라며 “매우 의심스런 정확들이 포착되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에 X파일을 주면 받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의에 김 원내대표는 “자료를 주면 검토하면 된다”며 “문제가 되는지 아닌지 저희가 스캔을 하면 되는 것이지 받을 의향이 있다 없다 이렇게 뭐 좀 넌센스 같은 답변 아니냐”고 했다.

이준석 당대표는 서울시청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김재원 최고위원이 확장된 범야권 후보들에 대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는데, 이건 개인 차원의 대응이고. 아직까지 당에서 확장해서 대응하기 어렵다”며 “해당 엑스파일 저도 열람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내용이 부정확하거나 크게 의미가 없을 거란 판단이 있어 아직 경거망동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문건을 주면 받을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 “당내 대선 준비위 등 조직이 구성되지 않아 어떤 조직에서 그것을 수령할 수 있는지 명확지 않다”며 “그걸 수령한다고 해도 그걸 살펴볼 조직이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1일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윤석열 X파일이라고 떠드는 사람이 하는 행태를 보니 아군은 아닌 듯하다”라며 “전형적인 자가발전과 언론플레이, 아니면 말고 식의 노이즈마케팅을 하고 있다. 이름 석자 알리려고 정권교체의 유력자원에 흠집내기를 마다 않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과 친여매체들이 ‘좋다구나’하고 네거티브 공세 펴게 미끼 던져주고, 그 쪽과 손발 맞춰 장단 두드리는 걸 보니 아군은 당연히 아니고 심정적 적군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만일 우리당 당적 갖고 이런 이적행위를 한다면 당적을 파야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사리사욕을 위해 정권교체에 걸림돌을 놓는 자가 있다면 용서받지 못할 국민의 적,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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