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010년 산업기능요원 복무중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라는 국가사업 연수생에 선발된 과정에 대한 특혜논란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자신이 당시 제출한 지원서에 하버드 졸업이라고 기재한 내역을 공개해 적어도 허위로 문서작성을 하지 않았음을 강조했지만, 당시 지원자격 조건에 고교, 대학교, 대학원 재학중인 자로 명시된 지식경제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의 공고문과 보고서까지 제시하는 등 문서 공방까지 이어졌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올린글에서 “처음에는 사문서 위조니 업무방해니 뭐니 거창하게 이야기 하다가 이제는 법적인 문제가 아니라 ‘특혜’란다”며 “제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문의해서 정확히 답변듣고 지원했다고 제가 밝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면책특권 뒤에 숨어 법사위에서 이런 거 하고 있는 분들은 법적 책임은 면책될 지 몰라도 정치적으로는 책임 감수하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어 이날 자신이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제출한 지원서도 공개했다. 그 지원서 파일엔 하버드대학을 졸업했다(학사)는 대목이 기재돼 있다. 현재 산업기능요원으로 기재한 것으로 나와있다. 이 대표는 “그냥 기본사항란에 다 적어놨다”며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문의하고 저렇게 작성하라고 해서 저렇게 작성했다”고 썼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당시 공고에 재학중인 자만 선발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이 대표 본인이 허위기재하지 않았다 해도 어떻게 자격요건에서 벗어난 자가 선발될 수 있었느냐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개한 2010년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과정 지원서. 사진=이준석 페이스북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공개한 2010년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과정 지원서. 사진=이준석 페이스북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페이스북에서 “모집 요강에 ‘재학 중인자’라고 되어 있는데, 전화해서 물어봐서 된다고 해서 했다? 한글 모르느냐? 기업에서 지원요건으로 대졸로 했는데, 전화해서 대학교 재학 중인데 지원해도 될까요, 이러면 ‘네, 괜찮아요.’ 이렇게 대답해주느냐”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또 누구한테 전화를 해서 괜찮냐는 전화를 받았는지 궁금하다”며 “이미 공고까지 된 공문서의 내용 중 매우 중요한 ‘자격 요건’과 관련된 사항을, 일선 공무원이나 상급 관리자도 함부로 바꿀 수 없는 것이 상식”이라고 썼다.

김 의원은 특히 산업기능요원 복무 중에 개인적으로 국가사업에 지원해서 돈 받는 사람이 어디있느냐, 산업기능요원이 알바냐고도 했다. 그는 “국가로부터 받은 단계별 인센티브와 사업지원비로 총 얼마를 받았느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20일엔 지식경제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2011년 1월 발간한 『SW Maestro 과정』 과제 ‘최종보고서’도 공개했다. 이 보고서 내용을 보면, ‘관리지침’ 제4장 멘티 선발 및 지원 제7조 6호에는 ‘취업 중인 자, 병역특례로 회사에 근무 중인 자, 창업 중인 자는 선발에서 제외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나온다. 김 의원은 ‘1. SW Maestro 과정의 재학생 자격 기준이 되지 않음에도 누구와 통화해서 지원을 하고, 어떻게 최종합격하게 된 것인가’, ‘2.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한 회사의 대표 또는 임원이 아버지가 평소 알던 지인이거나 그 외 다른 사람의 소개로 해서 들어가게 된 것인지 여부’ 등을 질의했다.

▲지식경제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2010년에 발표한 공고문. 사진=김남국 페이스북
▲지식경제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2010년에 발표한 공고문. 사진=김남국 페이스북

 

이에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김남국 의원이 공개한 보고서에 대해 2011년 1월에 1기 사업을 진행하면서 생긴 내용을 반영한 경과보고서라며 “2010년 7월에 지원한 저와 관계없다”고 하자 김 의원은 다시 반박에나섰다. 김 의원은 21일 쓴 글에서 “해당 보고서는 2010년도 이준석 대표가 지원한 사업의 최종 보고서”라며 “보고서 안에는 이준석 대표의 합격 프로필도 나와 있다. 알면서도 모른척 하는 것이냐, 아니면 일부러 의도적으로 그러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이준석 대표의 병역 의혹 관련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렸다가 내린 것을 두고 ‘실수로 이해하고 협치의 기조는 이어 나가겠다’고 쓰자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힘의 부탁으로 우리당에서 영상을 내려준 것을 마치 우리가 실수한 것처럼 말했군요. 이준석 대표식 정치가 처음부터 큰 실망감을 준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은 “이 사건은 여전히 진행중”이라며 “재학생만 지원 가능한 프로그램(매달 장학금 지급과 최고급 노트북 수여, 해외연수 기회 제공 등)에 졸업생이 어떻게 합격을 했는지가 핵심”이라며 “이 대표가 지원서를 스스로 올린 것은 가장 초보적인 실수다. 앞으로 추가적인 내용들이 더 준비되어 있으니 이제부터라도 주변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대응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언론도 이 사건에 균형감을 갖춘 취재와 보도를 하면 좋겠다”고 썼다.

이에 이 대표는 “김용민 최고위원과의 상의해 볼 필요도 없이 판단해서 영상이 내려갔다면 송영길 대표는 그래도 합리적인 판단을 하시는 분”이라며 “민주당에서 내용에 자신있으면 다시 올려보라”고 했다.

▲지식경제부 등이 2011년 1월 작성한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과정 관련 보고서. 사진=김남국 페이스북
▲지식경제부 등이 2011년 1월 작성한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과정 관련 보고서. 사진=김남국 페이스북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