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경찰청 기자단 규약 변경, 가입 까다로워졌다?
경찰청 기자단 규약 변경, 가입 까다로워졌다?
초기 출입 등록 ‘경찰청→기자단’, 가입절차도 2단계→3단계 세분화
기자단 “규약 허점 보완일 뿐, 폐쇄적 운영과 무관”

‘가(假)출입사-기자단’으로 이원화됐던 경찰청 기자단 출입 취재 구조가 최근 규약 변경으로 3단계로 세분화되면서 관련 절차도 일부 변경됐다. 먼저 출입 취재를 시작한 매체의 ‘가출입 신청’을 받는 곳이 경찰청에서 기자단으로 바뀌었다. 가출입 상태로 6개월 이상 출입하면 기자단 가입 신청이 가능했지만 이번엔 기자실 최소 출석 일수 등의 요건이 추가됐다.

경찰청 기자단은 지난 14일 기자단 총회를 열고 ‘경찰청 기자실 수칙’을 개정했다. 골자는 기자단 가입 요건과 절차 변경이다. 먼저 기존 수칙에 규정된 ‘가출입사’ 개념이 ‘일반사’와 ‘가출입사’ 두 항목으로 나뉘었다. 가출입사는 쉽게 말해 경찰청을 출입 취재하지만 기자단은 아닌 매체다. ‘가출입사→기자단’ 2단계의 기자단 가입 절차가 ‘일반사→가출입→기자단’의 3단계로 분화됐다.

크게 ‘가출입 등록’ 담당이 변경됐고 ‘출석 확인’이 강화됐다. 기존 수칙은 ‘기자단에 가입하려는 매체는 경찰청 대변인실에 가출입 기자 신청을 한다’고 정한다. 취재 기자는 대변인실에 한국신문협회·한국방송협회·한국기자협회·한국인터넷신문협회·한국종합편성채널협의회 등의 언론 유관 단체 회원사 증명 서류, 언론사 추천서, 재직증명서, 사진 등을 제출하면 바로 가출입 기자가 됐다. 임시 출입증을 발급 받거나 브리핑룸을 출입할 수 있었다.

가출입 기자가 6개월 이상 경찰청을 출입 취재하면 기자단 간사에게 가입을 신청할 수 있었다. 이 경우 소속 매체는 △충분한 취재 여력을 갖추고 △서울을 포함해 전국을 취재하며 △취재기자 1명 이상이 경찰청에 상주하고 △주기적으로 경찰 관련 보도를 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해야 했다. 기자단 소속 매체의 3분의 2 이상이 투표에 참석해 과반 동의를 얻어야 가입이 통과됐다.

▲경찰청 및 서울시경찰청 기자단 구조 도식화. 기존 수칙에 따른 내용이다. 가출입신청(파란색) 관련 규약 내용이 이번에 개정됐다. 디자인=안혜나 기자
▲경찰청 및 서울시경찰청 기자단 구조 도식화. 기존 수칙에 따른 내용이다. 가출입신청(파란색) 관련 규약 내용이 이번에 개정됐다. 디자인=안혜나 기자

이번 개정에 따라 기자단 가입 희망 매체는 7개월 간 두 차례 요건 검증을 받는다. 제일 처음엔 ‘일반사’ 자격으로 3개월 동안 ‘주 3회 이상(월 12회)’ 기자실에 출석하면 ‘가출입사’가 될 수 있다. 사건팀 취재 기자가 3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기존 수칙엔 명시되지 않은 내용이다. 가출입사가 4개월 간 최소 의무 출석률을 지키면 보도 기사 목록 등을 증빙해 기자단에 가입 신청을 할 수 있다.

조항이 정비되면서 일반사·가출입사의 징계 규정도 마련됐다. 사건팀 취재 기자가 일정 기간 동안 3명에 미달하거나 기자 신분을 사익 추구에 이용한 사례, 기자단 명예를 실추하는 등의 사례가 발견되면 경고, 신분 강등, 출입정지, 제명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했다. 징계는 기자단 매체들 과반 투표 참여에 과반 동의로 결정한다.

기존 수칙에 따르면 경찰청 기자실은 원칙적으로 기자단 가입 기자만 이용할 수 있다. 또 기자단에 속하지 않은 기자는 기자단의 각종 모임, 브리핑, 안내자료 제공 대상 등에서 제외된다. 경찰청 대변인실은 이 수칙을 공유한다.

이번 개정에 일부 기자들은 절차가 더 까다로워졌다고 평했다. 이전엔 취재 기자 1명 이상이 경찰청에 상주하고 경찰 관련 기사를 쓰면 경찰청에 가출입 신청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앞으로는 기자단에 가입 신청을 하면서 기자 3명 이상이 사건팀을 꾸리고 3개월 간 출석 일수를 채워야 해 초기 진입이 더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경찰청 기자단 관계자는 이에 “(수칙이) 2018년 만들어진 후 거의 손을 보지 않은 상태였다”며 “규정 자체에 논리적 모순도 존재했고, 미디어 환경 변화도 반영하지 못했으며 사실상 사문화된 내용도 많았다. 이런 문제점들을 총회를 거쳐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수칙의 허점을 현실화해 최소한의 취재 여력만 갖추면 ‘기자단의 동의 여부와 관련 없이’ 누구든 출입할 수 있고(일반사), 정상적인 취재 활동을 하면 ‘기자단의 동의 여부와 관련 없이’ 출입에 더 편의를 제공(가출입사)하도록 개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도 어느 매체든 자유롭게 경찰청을 출입 취재할 수 있고 브리핑룸도 사용할 수 있다. 오히려 이번 개정을 통해 가출입사가 기자단 투표 신청을 할 수 있는 기간이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됐다”고도 말했다. 또 “가출입기자 등록만 하고 ‘경찰청 출입기자’를 사칭해 취재와 관계없는 사익을 추구하는 등 기자단 명예를 실추할 우려가 있는 사례가 있었다”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경고·제명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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