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날 광주 참사현장에 대한 자신의 발언논란을 보도한 언론을 두고 진의와 달리 악의적으로 쓴 오보라며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언론참사라고까지 하면서 미디어환경 혁신의 당위성을 오늘 언론들이 만들어줬다며 정치적 소명을 걸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자신의 표현이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경솔하고 사려깊지 못하다는 지적에 여당 당 대표가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송 대표는 17일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악의적인 언론참사입니다. 강력하게 대응하겠습니다’에서 문제된 본인 발언을 소개하면서 “버스정류장이 없었다면, 그래서 버스가 바로 그 시간에 정차하고 있지만 않았다면, 혹시 버스가 사고현장을 지나더라도, 이상한 조짐이 보였으면 운전기사는 본능적으로 승객의 안전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을 거라는 제 심정을 표현했다”고 썼다. 자신이 과거 택시운전을 했다는 점을 들어 “운전하시는 분들의 사명감을 일반인들보다 조금은 더 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제가 다른 의미를 섞었겠느냐”고 호소했다.

송 대표는 “오늘 회의를 취재하던 어떤 기자는 제가 드린 말씀 중 일부를 잘라내서 기사를 송고했다”며 “‘엑셀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라는 대목만 키웠다”고 지적한 뒤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 또 벌어졌다”며 “‘학동참사’를 두세 번 거듭하는 ‘언론참사’와 다르지 않다. 당장 국민의힘이 오보를 근거로 저 뿐만 아니라 민주당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 학동 건축물 붕괴사고 대책 당정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광주 학동 건축물 붕괴사고 대책 당정협의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송 대표는 “‘사회적 공기(公器)’라는 언론이 ‘사회적 총기(銃器)’로 작동하는 현실을, 오늘 제가 직접 당했다”며 “집권여당 대표인 제가 이럴진대, 일반 국민들은 어떻겠느냐”고 썼다. 그는 “미디어 환경을 개혁해야 하는 당위성을 오늘 언론들이 만들어주었다”며 “그런 점에서는 정말 다행”이라고 했다. 송 대표는 “미디어 환경 혁신에 제 정치적 소명을 걸겠다”며 “민주당의 대표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대응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그러나, 이와는 별도로 잘못된 보도를 통해 마음의 상처가 더욱 컸을 피해자 유가족분들과 광주시민들께 삼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제 본의와는 전혀 다른 오보였어도 민주당을 믿고 울분을 풀었던 분들의 마음을 어떻게 위로해 드려야할지 모르겠다”고 사과했다.

송 대표는 “언론의 오보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민주당 대표가 되겠다”며 “잘못된 보도에 상처입지 않기를, 호남의 아들인 송영길이 그런 정도로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강력히 미디어 환경 개선하여 가겠다”고 썼다.

본인의 진의와 달리 ‘버스운전사가 엑셀만 조금 밟았어도’라고 기사 제목이 뽑힌 것이 문제라는 주장이다. 문제는 “버스정류장이 없었다면, 운전자의 본능적인 감각으로 뭐가 무너지면 엑셀레이터만 조금 밟았어도’와 같은 불필요한 가정법을 쓴 표현이 오해의 소지를 자초했다는 점이다. 공인의 말은 어떻게든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하고 내뱉은 말에 대해서는 책임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발언 논란을 갖고 미디어환경 혁신까지 연결하는 것도 감정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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