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노조 “중앙일보 만성 빚 부담, 발목 잡아선 안돼”
중앙노조 “중앙일보 만성 빚 부담, 발목 잡아선 안돼”
지난 5년간 중앙일보 영업이익·부채비율 개선됐지만… 2년 치 임금협상 지지부진 “임금 결정 요인은 영업이익, 부채 상환은 경영의 몫” 주장

중앙일보노동조합(위원장 김도년)이 최근 5년간 중앙일보 영업이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부채비율은 감소하고 있지만, 중앙그룹 차원의 고질적인 부채 상환 부담이 해소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을 제기했다.

지난 8일 중앙일보·JTBC 노조가 발행한 ‘중앙노보’를 보면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중앙일보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했다. 2019년 영업이익은 65억2300만원으로 전년보다 20.8% 증가했고, 지난해 영업이익은 72억7600억원으로 전년보다 11.5% 늘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여파에도 광고매출 선방 등으로 확연한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2.7%로 최근 6년 이래 가장 높았다고 한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중앙일보 사옥. 사진=중앙일보 제공.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중앙일보 사옥. 사진=중앙일보 제공.

노조는 “수익성뿐만 아니라 재무 건전성도 좋아졌다. 부채비율은 2016년 말 603.9%까지 올라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했지만, 이후부터 꾸준히 부채를 줄여 지난해 말에는 148.5%까지 올라 떨어졌다. 최근 10년 들어 가장 양호한 수치다. 유동성 역시 개선했다. 지난해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125.8%로 최근 10년 이래 처음으로 100%를 넘겼다. 유동비율이 100%를 넘겼다는 의미는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 부채보다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했다.

수익성·건전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만성 부채 상환 부담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노조는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매기는 회사채 신용등급은 여전히 ‘BBB’에 머물러 있다. 이는 경영이 부실한 탓이라기보다는 침체한 신문업 업황과 계열사 지원 부담 탓이 컸다. 회사 관계자는 ‘계열사인 중앙일보 M&P와 중앙일보 S는 스스로 차입금을 갚을 여력이 안 된다’며 ‘중앙일보가 번 돈으로 증자해 차입금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신평사들도 중앙일보의 계열사 지급보증(1492억원)과 순차입금(797억원)은 과중한 수준이라고 평가한다”면서도 “메이저 언론으로서의 신인도와 지배주주 지원 의지를 고려하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고 했다.

노조는 이어 “회사 안팎에선 회사가 매년 신용등급 하락을 방어하기에 급급하기보다는 등급 상향을 이끌어 낼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 대책은 미래 성장 동력을 훼손하는 단기적인 비용 절감 방식보다 성장의 열매를 키울 과감한 투자여야 한다는 지적이다”고 썼다. 노조는 한 명예조합원의 입을 빌려 “마른 수건 쥐어짜기 식으로 만든 비용 절감분으로 계열사 빚까지 갚아나가는 경영이 지속 가능할 리 없다. 미래 현금창출력 자체를 높일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8일자 중앙노보에 실린 그래프.
▲지난 8일자 중앙노보에 실린 그래프.

‘임금 결정 요인은 영업익으로 이뤄져야 하고 부채 상환은 경영의 몫’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분명히 할 부분은 사원 임금 인상률을 결정하는 회계 항목은 영업이익이란 점이다. 기자 직군 인건비는 매출의 근원이기에 ‘매출원가’에 반영한다. 인사·행정 등 관리직 직군 인건비는 ‘판매비와 관리비’에 반영한다. 매출액에서 이 같은 인건비를 써서 만들어 낸 이익이 영업이익이다. 차입금 이자나 법인세 비용, 주식 투자 이익이나 부동산 처분 이익 등 영업 이외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이익(영업외손익)에 대해서는 사원이 관여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노조는 이어 “회사가 주식·부동산 등 자산 투자 손실을 이유로 임금을 깎아선 안 되는 것처럼 노조도 회사의 자산 투자 이익이 늘었다는 이유로 임금을 올려달라고 해선 안 된다. 이들 손익은 노동이 관여한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채 부담은 회사 경영 상황을 분석하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순 있다. 그러나 한계 상황에 직면한 기업이 아닌 이상, 노사 간 임금 인상률 결정에 영향을 미쳐선 곤란하다. 사원이 열심히 일해도 줄이기 힘든 계열사 부채 역시 고려 요인이 못 된다”고 밝혔다.

‘인재가 유출되면 신용도 방어마저 어렵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신용평가사의 중앙일보 신용등급 분석을 뜯어보면 결국 기자 등 콘텐트 생산자가 현재 신용도를 지지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의 중앙일보 신용등급 평가 요인에 따르면 ‘매체 영향력과 콘텐트 경쟁력’은 최고 점수(AA)다. 이 같은 사업경쟁력은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데 30%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언론사는 결국 콘텐트 생산을 기반으로 한다. 유료화 전환 환경에선 독자가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양질의 콘텐트 생산이 절실하다. 회사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회사는 사업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급격한 비대면 전환 환경은 콘텐트 생산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며 ‘수준 높은 콘텐트를 생산해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고 했다.

노조는 끝으로 “양질의 콘텐트는 우수한 기자들이 모여야 나온다. 우수한 기자들은 언론계 안에서 더 높은 임금·복리후생을 보장하는 사업장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사람이 공장인 언론사에서 높은 임금은 1위 자리를 추격·수성하려는 곳엔 더 절실하다. 현재 인재를 놓쳐서도 안 될뿐더러 유능한 인력을 계속 공급받기 위한 필요조건”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지난해와 올해 2년 치 임금에 대한 인상을 진행 중이다. 노보에 따르면 사측은 최근 2개년도 전체 임금인상률을 기본연봉(B평가자 기준)의 3%로 제시했다. 2020년은 소급분 없는 1% 인상, 2021년은 2% 인상안이다. 노조는 사측 임금 초안에 수용 불가 의사를 밝혔다. 대신 노조는 사측에 총 9%의 2년 치 임금 인상률(2020년 3%, 2021년 6%)을 제시했다.

노조는 지난달 13일 열린 대의원회의에서 재적인원 19명 중 19명 전원이 수용 불가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 안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이유는 우선 2020년 인상안(소급분 없는 1% 인상)은 지난해 조합원 총투표에서 부결한 안이기 때문이다. 이를 또 다시 총 투표에 붙인다면 또 다시 부결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뒤 “최근 회사의 디지털 혁신 성과는 콘텐트 생산의 ‘주력부대’인 기자 직군의 마감 없는 디지털 콘텐트 제작과 그에 따른 노동 강도 강화 효과에 크게 의존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신문 부문의 한 대의원이 “사측 초안은 디지털 1등 매체로 거듭나기 위한 기자 직군의 노력을 완전히 무시한 안이다. 회사가 일선 기자의 기여도를 이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는다면 디지털 혁신에 동참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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