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음모론 확산’ 부실한 언론보도에 책임 있다
‘음모론 확산’ 부실한 언론보도에 책임 있다
[민언련 신문방송 모니터] ②-검증없이 유튜브·커뮤니티 주장 받아쓰기, 포털 ‘많이본 뉴스’ 장악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고 손정민 씨 사망사건은 언론의 큰 관심 사안이었습니다. 현장상황을 기록한 폐쇄회로영상 등 객관적 증거가 나오지 않았고, 사건 당일 손 씨와 술을 마신 친구 A씨도 정확한 기억이 없어 실체적 진실이 쉽게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경찰 수사에 이목이 집중됐고, 일부 언론과 유튜브 채널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여과 없이 중계하며 논란을 키웠습니다. 경찰 수사를 신뢰하지 않는 여론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두 편의 보고서를 통해 손정민 씨 사망사건 보도 문제점을 분석하고, 언론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두 번째 편에서는 음모론 등장 후 언론이 보인 반응과 음모론 확산에 언론이 끼친 영향을 정리했습니다.

음모론 등장하자 검증 대신 ‘이용’과 ‘전달’

손정민 씨 사망사건에서 뜨거운 논란은 ‘친구 A씨 타살설 음모론’이었습니다. 손정민 씨가 사망하기 전까지 동행했다는 점과 귀가 후 행동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위주로 만들어진 주장입니다. 주목할 점은 해당 주장이 확산되는 과정에 언론의 영향이 매우 컸다는 것입니다. 언론은 A씨와 관련한 의혹을 검증하고, 음모론을 해소하기보다 무차별적 의혹 제기나 미확인 주장을 선정적으로 보도하는데 치우쳤기 때문입니다.

‘논란’ 보도 빌미로 신상정보 그대로 노출

A씨와 관련된 음모론은 수사가 진행되며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특히 타살설 음모론이 제기된 후 A씨와 가족으로 추정되는 신상정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유포되기도 했습니다. 일부 보도에서 이를 다룬 방식은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뉴스1 <정민씨 친구 A씨 부자, 직장‧학교‧얼굴까지 모두 털렸다?>(5월10일 최서영 기자)는 “친구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의 얼굴과 A씨의 아버지 B씨의 얼굴이 그대로 공개되어 있어 무분별한 신상털기와 유언비어 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게시된 정보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A씨의 가족이 더러워진 A씨의 신발을 버렸다는 이야기를 비꼬는 댓글” 내용도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뉴스1은 해당 글의 사실관계는 확인하지 않았고, 얼굴만 모자이크 처리했을 뿐 신상정보가 담긴 영상 제목을 이름만 가려 노출했습니다.

해당 보도는 파이낸셜뉴스 <정민씨 친구 A씨 부자, 직장‧학교‧얼굴까지 모두 털렸다?>(5월10일) 등 뉴스1 기사전문을 게시한 다른 매체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됐습니다. 머니투데이 <정민씨 친구 신상털이 논란…대학과 아버지 직장에 얼굴까지>(5월10일 소가윤 기자) 등 사실상 뉴스1 기사를 그대로 받아쓴 보도까지 등장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머니투데이 모두 사진에서 신상정보가 담긴 영상 제목을 이름만 가려 실었습니다.

음모론만 키운 무책임한 보도

뉴스1은 ‘논란’ 보도를 빌미로 온라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상정보 유출 문제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습니다. 특히 기사에서 사용한 사진은 심각한 초상권, 인격권 침해행위가 될 문제였습니다. 얼굴과 이름을 모자이크 했다고 하지만, 이미 해당 영상에 접근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제목 정보가 실려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서 뉴스1이 사진에 노출한 제목 앞부분만 검색하더라도 해당 영상에 바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유튜브나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오르내리던 정보를 언론보도로 시민들까지 알게 되고,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상노출 보도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점도 문제지만, 뉴스1 기사는 보도가치가 없었다는 사실이 본질적인 문제입니다. 기사에서 언급한 게시글과 영상은 사실관계부터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뉴스1은 사진설명에서 “A씨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병원 홈페이지”라고 표현했습니다. 해당 인물이 A씨와 가족인지도 확인되지 않은 채 기사화된 것입니다. 설령 게시글과 영상 속 인물이 실제 A씨와 그 가족이라고 하더라도 문제는 같습니다. 언론은 신상정보가 무분별하게 유포·확산되는 문제를 비판적으로 짚는 보도부터 하는 게 마땅했습니다.

무엇보다 뉴스1이 보도한 A씨와 가족의 신상정보 유출 논란은 ‘A씨 타살설 음모론’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A씨가 가해자라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확산됐고, 이로 인해 A씨와 가족의 신상을 공개하는 게시글과 영상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뉴스1 의도가 무엇이었건 해당 보도는 음모론에 기반한 정보가 더 빨리, 더 넓게 확산되는데 큰 영향을 줬습니다.

사실관계 확인 없이 ‘의혹·음모론’ 전달

온라인에서 만들어진 의혹과 음모론을 직접 전달한 보도도 적지 않았습니다. 데일리안 <“정민군 친구가 범인”… 123쪽 ‘한강사건보고서’ 확산>(5월26일 이지희 기자)은 익명의 누리꾼이 음모론을 제기한 보고서 내용을 그대로 보도했습니다. 데일리안은 서울경찰청 관계자가 “수사상황에 참고할 내용은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고 언급하면서도 “(A씨가 정민씨에게) 약물을 주입했다” 등의 누리꾼 보고서 내용을 실었습니다. 관련한 데일리안의 사실관계 확인 취재는 없었습니다.

한국경제 <“신발은 그렇다 쳐도 티셔츠는 왜 버렸나” 손씨 사건 남은 의문>(5월29일 이미나 기자)는 손정민 씨 아버지 블로그 게시글을 보도했는데 “경찰은 손 씨가 제 발로 걸어 들어갔다고 발표하고 싶은 것 같은데 그렇게 보기엔 동석자와 그 부모의 행태 중 이상한 점이 너무 많다” 등 누리꾼 반응을 추가했습니다. 한국경제 역시 손현 씨를 통해 제기된 의혹과 누리꾼 반응을 전달하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취재나 과정은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한국경제는 “해당 사건을 조사한 서초경찰서는 지난해 11월6일 이용구 법무부 차관에게 택시 운전자를 폭행한 사건을 조사하면서 폭행 당시 상황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하고도 ‘못 본 거로 하겠다’고 뭉개고 넘어간 바로 그 경찰서”라는 대목을 추가했습니다. 의혹을 제기하고, 경찰수사 불신 여론을 강조하면서 서초경찰서 신뢰도를 낮추는 설명까지 덧붙인 것입니다.

▲ 서초경찰서 수사 신뢰도를 낮추는 정보 덧붙인 한국경제 (5월29일)
▲ 서초경찰서 수사 신뢰도를 낮추는 정보 덧붙인 한국경제 (5월29일)

수사 신뢰 낮추고, 불신 조장

언론은 무분별한 의혹 제기와 음모론에 대해 ‘전달자’가 아닌 ‘검증자’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특히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이 손쉽게 유포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언론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이번 사건 역시 각종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을 통해 퍼진 음모론이 문제가 된 만큼 검증자로서 언론 역할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음모론을 그대로 중계하는 ‘전달자’ 역할에 그치며 음모론에서 파생된 정보가 오히려 확산되는 역효과를 낳았습니다.

한국경제가 사건과 연관 없는 일까지 끌어다 서초경찰서 불신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추가한 것은 무책임한 보도의 전형입니다. 언론은 사건사고 보도에서 수사기관의 수사과정을 감시하면서 동시에 정제된 보도로 수사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을 해소하는 역할도 해야 합니다.  주요 취재원이었던 손현 씨조차 서초경찰서 수사 진정성에 의구심을 표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한국일보 <지평선-위험천만한 ‘한강 대학생’ 보도>(5월6일)처럼 “보도하지 말아야 할 것을 걸러내는 게 언론의 역할이고, 피해자를 만들 위험이 있다면 낙종을 하는 게 옳다”며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한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과 대중은 어느덧 한 사람의 ‘범인’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지적처럼 많은 언론에겐 “판단할 팩트 없이 추측을 전달하는 것은 한 인생을 건 위험천만한 도박”이란 경고가 필요할 정도였습니다. 유튜브 등에서 제기된 음모론이 유일한 원인으로 지적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유튜브, 커뮤니티발’ 보도가 주범이다

손정민 씨 사망사건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자 여러 언론이 앞다퉈 이번 사건이 남긴 사회적 파장으로 음모론과 ‘가짜뉴스’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으로 일부 극단적 유튜브 채널을 지목했습니다. 물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퍼뜨린 유튜브 채널의 책임은 가볍지 않습니다. 하지만 극단적 유튜브 채널의 주장이 힘을 얻은 데는 경찰 수사를 비롯한 공권력 불신 등 다양한 요소가 작용했습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일부 언론이 경쟁적으로 극단적 유튜브 채널의 음모론을 키워주는 보도를 했다는 점입니다.

유튜버만 잘못? 대대적으로 받아쓴 언론은?

데일리안 <한강공원 사망 대학생 동기 추정 인물, “네가 죽인 거야”>(5월16일 김하나 기자)는 기사 전체를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 영상내용으로 채웠습니다. 해당 유튜버가 공개한 내용은 “정민씨가 다녔던 대학교 의대생이 쓴 글로 추정”되는 것으로, 손 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를 겨냥한 내용입니다. 글쓴이가 익명이고, 주장의 근거도 찾을 수 없었지만 데일리안은 별도 검증도 없이 해당 유튜버 주장을 ‘받아쓰기’ 했습니다.

MBN <“고 손정민군 사건 범인은…” 무속인 동원한 ‘도 넘은’ 유튜버들>(5월20일 차유채 디지털뉴스부 기자)도 “고 손정민 군의 죽음과 관련해 일부 유튜버들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무분별한 콘텐츠들을 양산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전했지만 영상에 접근할 수 있는 키워드를 비롯해 채널명이 담긴 유튜브 영상 화면을 그대로 노출했습니다. 별도 취재 없이 해당 영상에 달린 댓글과 인터넷 반응을 주로 전달하는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루 뒤 같은 내용을 다룬 인사이트 <고 손정민 씨와 접신했다며 친구 타살 주장한 무속인 유투버>(5월21일 김다솜 기자)는 MBN보다 더 문제가 심각합니다. 인사이트는 MBN이 문제라고 언급한 영상을 아예 구체적으로 소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일부 유튜버가 수사에 혼란을 주고 있어 자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는 대목이 있으나 이미 인사이트가 유언비어를 기사에서 설명한 뒤였습니다.

유튜브 채널과 영상을 그대로 전하는 보도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고 손정민 친구 측에 고소당한 유튜버…하루 만에 “I will be back”>(6월3일 김민정 기자)은 A씨 측이 일부 유튜버를 고소하자 해당 유튜버 반응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사안에 대한 전달과 유튜버가 올린 영상을 요약했을 뿐 자체 취재나 검증은 없습니다. 사실상 ‘유튜브 영상 요약’ 혹은 ‘유튜버 근황 및 반응’ 수준밖에 되지 않는 보도입니다.

커뮤니티발 주장 받아쓰며 논란 키우기도

일부 커뮤니티발 게시글을 다루는 보도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위키트리 <“한강서 20대 남자 의대생 행방불명” 보도 접한 여초 카페 반응은 이랬다>(4월29일 손기영 기자)는 “여초 성향 카페인 ‘여성시대’ 게시글”을 보도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조회수가 978회인 “한강 실종된 사람 성별이 여자였다며 어땠을까”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위키트리는 여기에 다른 네티즌이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피해망상도 저들에겐 공감으로 쉽게 전염되더라’라고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손정민 씨 사망사건의 진실을 찾기 위한 보도가 아니라 일부 커뮤니티를 이용해 젠더 갈등을 유발하는 보도에 가깝습니다.

국민일보 <“폐인처럼 지내며 이민 얘기해” 손정민 친구 A씨 근황>(5월15일 황금주 인턴기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씨의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라며 A씨의 근황이 올라왔다”라며 게시글을 옮겼습니다.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이번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데 크게 관련 없는 정보였습니다. 즉, 기사로서 어떤 가치가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고, 손 씨 친구 A씨에 대한 불필요한 관심을 부추길 뿐인 기사입니다.

유튜브·커뮤니티 받아쓴 기사, 포털 ’많이 본 뉴스‘ 장악

▲ 네이버 랭킹뉴스 언론사별 많이 본 뉴스 중 유튜버, 커뮤니티발 보도 (왼쪽부터 5월3일 이데일리, 5월16일 데일리안, 6월3일 이데일리)
▲ 네이버 랭킹뉴스 언론사별 많이 본 뉴스 중 유튜버, 커뮤니티발 보도 (왼쪽부터 5월3일 이데일리, 5월16일 데일리안, 6월3일 이데일리)

유튜브 영상과 커뮤니티 게시글을 그대로 전한 보도의 문제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유튜브 영상이 기사화되자 ‘클릭 수’도 몰렸습니다. 앞에서 지적한 데일리안, 이데일리 기사가 네이버 랭킹뉴스 상위를 차지한 결과가 이를 잘 보여줍니다. 해당 언론사별 기사조회 순위를 보여주는 ‘언론사별 많이 본 뉴스’에 데일리안 기사는 5월16일 1위를, 이데일리 기사는 6월3일 1위를 각각 차지했습니다.

이데일리 5월3일 ‘언론사별 많이 본 뉴스’ 1~5위는 모두 손정민 씨 사망사건 보도였습니다. 그중 4개가 유튜버와 네티즌의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받아쓴 기사였습니다. 이런 기사가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건 포털뉴스 구조에선 당연한 결과입니다. 유튜브·커뮤니티 등에서 나온 선정적이고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그대로 기사화했거나 제목에 사용한 자극적 보도이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말고’식 유튜버 주장, 검증하고 보도해야

수많은 클릭 유도형 기사 사이에서 유튜브·커뮤니티 등에서 나온 정보를 검증한 보도도 있습니다. 한겨레 <경찰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현재까지 범죄 정황 없어”>(5월27일 장예지 기자)는 경찰 설명자료를 바탕으로 유튜버가 제기한 의혹에 대한 사실여부를 확인했습니다. 또한 “다만 ㄱ씨(A씨)는 귀가 당시 왜 자신이 손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갔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처럼 현재까지 밝혀진 사실과 남겨진 의문점도 정리했습니다. 온라인 기사에서는 서울경찰청 설명자료를 클릭하면 직접 전문을 확인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의혹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춰 구체적인 유튜브 채널명이나 부적절한 화면 이미지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한겨레는 언론의 기본 역할에 충실했을 뿐이지만, 대다수의 언론에서는 이런 기사조차 보기 어렵습니다.

노컷뉴스 <손정민 사건 ‘방구석 코난’ 논란 배경은>(5월19일 박정환‧서민선 기자)는 음모론이 나오게 된 배경을 구체적으로 짚었습니다. 한겨레와 달리 “신튜브 신혜식”, “김웅기자LIVE” 등 음모론을 주장하는 유튜브 채널명과 주장을 기사에 실었는데요. 하지만 노컷뉴스는 “유튜브가 방송의 형태로 나오면서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말하는 내용이 사실로 인식될 수 있는 위험성이 충분히 있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유포하는 것은 문제다. 언론사 역시 자극적인 클릭 수 유도로 경제적 이득을 얻으려는 의도도 잘못됐다고 본다” 등 전문가 의견을 실어 반박에 나섰습니다.

유튜브 플랫폼의 영향력은 날로 커지고 있고, 언론이 이를 다루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러나 유튜브가 취재 및 보도 대상이 된다고 해서 ‘아니면 말고’ 식 주장을 그대로 전하는 방식이 합리화되진 않습니다. 오히려 주장의 근거를 확인하고 검증해 허위조작정보 확산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할 것입니다.

유가족 입장에 제대로 공감한 언론 있는가

5월2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손정민 씨 사망사건을 다룬 후 유튜브 등에서 퍼진 음모론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CBS 노컷뉴스 <한강 대학생 사건 파장>, KBS 질문하는 기자들Q <한강 대학생 사망사건… ‘사이버 렉카’로 전락한 언론 그리고 유튜브> 등 일부 언론에서 이번 사건을 돌아보며 원인과 배경을 짚었습니다.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탈진실의 시대가 일으키는 문제를 조명하는 의미 있는 시도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언론보도와 언론의 역할’은 반드시 살펴봐야 할 과제입니다. 선정적 보도와 검증의 부재 등 개선해야 할 문제가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특히 음모론이 확산되고, 경찰 수사가 신뢰를 잃게 된 배경에 이런 부실한 언론보도가 있었습니다. 최근 여러 언론이 일부 유튜브 채널 문제를 집중 비판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폭넓은 시각으로 언론보도 영향까지 평가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언론은 유가족 입장을 차분하게 경청해야 하지만, 냉정하게 사실을 검증해 알려나가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많은 언론보도가 사실검증은 소홀한 채 클릭수 장사에 유가족 입장을 이용해왔습니다. 이런 보도는 사건의 진실을 찾길 원하는 유가족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음모론 양산 등 악영향을 끼칠 뿐입니다.

그동안 다양한 사건사고 취재에 주력해온 정락인 사건전문 기자는 미디어오늘 <김도연의 취재진담-“받아쓰기는 그만” 사건기자가 말하는 한강 대학생 사건>(5월14일)과 인터뷰에서 손정민 씨 사망사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언론이 되새겨야 할 말이기도 합니다.

“명확한 (타살)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손씨 아버지로서는 여러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아버지 입만 따라다니는 언론이 오히려 손씨 가족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 지금은 시의성 때문에 언론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가족들만 남는다. 그들만의 시간이 왔을 때 겪을 상실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회적 관심이 컸던 만큼 가족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 있다”

※ 모니터 대상 : 2021년 4월25일~6월9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손정민’ 등 관련 키워드 검색 후 나온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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