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의 한 구성원이 지난달 JTBC 보도국 개편설명회 내용이 미디어오늘에 자세히 보도된 것을 두고 “해사 행위를 한 정보 유출자를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용달 JTBC 대표이사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유출 행위자를 찾아내 엄벌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2일 미디어오늘은 “JTBC 개편설명회 쏟아진 기자들 성토에 팀장 보직 사퇴까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달 진행된 개편설명회에서 JTBC 기자들이 이규연 보도총괄을 향해 ‘전략을 가진 개편이 맞는지’ ‘탑다운 방식의 소통 문제를 해결할 대안은 있는지’ ‘JTBC만의 가치가 지켜지는지’ 등에 대해 의문이 든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고 보도했다.

중앙그룹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비정기적으로 ‘홍사장에게 GO-한다’라는 사내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홍 사장은 홍정도 중앙홀딩스·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을 말한다. 중앙일보와 JTBC 구성원들이 평소 궁금했던 것에 대한 질문을 커뮤니케이션팀에 전달하고, 커뮤니케이션팀은 질문에 대한 답을 해줄 수 있는 담당자나 대표이사에게 답을 듣고 구성원들에게 공지한다. 현재 보도국 내부에서 논란이 되는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은 16일 오전 10시경 김용달 대표이사 이름으로 JTBC 사내게시판에 공지됐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JTBC 사옥. 사진=JTBC 제공.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JTBC 사옥. 사진=JTBC 제공.

JTBC의 익명의 한 구성원은 자신을 JTBC 직원이라고 밝힌 뒤 “얼마 전 미디어오늘 기사에 개편설명회가 너무나 상세하게 보도됐는데, 그건 참석한 누군가가 내용을 받아쳐서 미디어오늘 기자에게 넘겨주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거라고 확신한다. 보도국 사람들도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운을 뗐다.

JTBC의 구성원은 이어 “보도국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나름 진통을 겪고 있고, 그 과정에 개편설명회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그런 내부 토론 내용을 외부 매체에 고스란히 바칠 수 있냐”며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 말로만 ‘엄중 경고한다’ 하지 말고 그렇게 보도국 식구들 간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해사 행위를 하는 사람은 반드시 찾아내서 징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JTBC는 사회·정치·경제·산업·IT 등 여러 분야의 이슈를 취재해 기사를 보도하는 언론사다. 사기업과 공공 기관 등 내부를 취재해 정보를 얻어 기사를 쓰는데, 익명의 JTBC 구성원은 타사에 JTBC 정보를 유출한 동료 구성원들의 행위를 ‘해사 행위’라고 규정하고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JTBC 대표이사는 진상조사단까지 구성해 내부 정보를 유출한 사람을 엄벌하겠다고 한다. 김용달 대표이사는 “6월7일 단행된 보도부문 전반의 개편을 앞두고 지난달 27일 저녁 9시 보도총괄 산하 구성원을 대상으로 보도개편 설명회가 있었다. 개편의 방향성 등에 대한 많은 질문과 답변이 오갔고, 이후 6월2일 미디어오늘에 관련 기사가 게재됐다. 해당 기사는 내부 구성원이 회의 녹취록을 그대로 전달했다는 확신이 들 만큼 구체적이고 상세한 내용이었다. 그때마다 자성의 목소리들이 있었지만 잘못된 폐단이 근절되지 않고 재발됐다”고 말했다.

김용달 대표이사는 “회사는 이번 사안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예정이다. 즉시, 보도총괄 책임 하에 보도국 관계자와 경영지원실이 함께 참여하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겠다. 진상조사단은 내부자료가 유출된 경위와 과정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 유출 행위자를 찾아내도록 하겠다. 해당 책임자는 회사의 가치와 조직의 신뢰를 훼손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고, 회사의 절차에 따라 징계를 하겠다. 잘못된 행위에 대해선 엄벌하고, 건강한 조직문화가 자리 잡도록 하겠다. 또한, 이번 건에 대한 조치와 함께 향후 유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회사의 제반 규정과 구성원들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보안의식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들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달 대표이사는 “회사는 이번 일을 매우 엄중하고 심각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힌 뒤 “어느 때보다 내부의 단합이 중요한 시기에 구성원 간의 갈등과 불신을 부추기는 일탈 행위가 발생했습니다. 극소수 인원의 비상식적이고, 분별없는 행동이 묵묵히 열심히 일하는 사우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굳이 ‘보안’이란 말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회사 내 중요한 논의 사항들을 여과 없이 통째 외부에 유출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습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해당 행위는 회사의 규칙과 그룹 윤리강령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용달 대표이사는 끝으로 “그동안 JTBC 임직원들은 우리 보도의 재도약을 위해 수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 왔다. 수많은 시련을 이겨내고, 지금의 성과를 이뤄냈다. 이번 일로 임직원들이 위축되지 않았으면 한다. 어려운 때일수록 직원 간의 신뢰를 더욱 돈독히 하고, 다 함께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내부 정보를 유출했다는 이유로 유출자를 색출하려는 진상조사단을 진짜 꾸릴 것인지’ ‘색출해 징계할 건지’ 등의 질문에 김용달 JTBC 대표이사는 16일 미디어오늘에 “제가 관련해서 이야기한 해당 매체인데 말씀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답변 드리는 게 적절하지 않다. 해당 매체가 미디어오늘인데 미디어오늘에서 전화를 줘서 진위를 물어보니 대표 입장에서 답변하는 게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JTBC 개편설명회 쏟아진 기자들 성토에 팀장 보직 사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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