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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의 경제기사비평] 원전 줄이기도 성인지 사업일 수 있다
[이상민의 경제기사비평] 원전 줄이기도 성인지 사업일 수 있다

사람은 멀티를 잘 못 한다. 한 가지 가치만 맞으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세상은 너무나도 많은 가치가 뒤엉켜 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멀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의도적으로 멀티를 하도록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 

6월13일자 중앙일보 단독 보도다. “원전줄이기가 성인지 사업? 서울시 황당 분류”라는 기사다. 원전줄이기, 교통사망사고 줄이기 등은 성인지 사업이 아닌데 서울시가 황당하게도 이를 성인지 사업으로 분류를 해놓았다는 보도다. 

▲ 중앙일보 13일자 보도

▲ 중앙일보 13일자 보도

 

성인지사업은 무엇일까? 멀티를 하도록 만든 제도다. 예산사업을 편성하고 집행할 때, 한 가지 가치만 보지 말고 성인지적 관점에서도 파악해보라는 예산제도의 일환이다. 여성 관련 사업만이 성인지 사업일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문화사업이나 체육 사업을 하는데 참가생이 많이 오고 참가자 평가가 좋다. 그럼 이 사업은 좋은 사업이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만약 결과적으로 특정 성별만 많이 참가한다면 어떨까? 혹시 이 사업이 남자 또는 여자만 선호하는 문화나 스포츠로만 점철된 것인지 성인지적 관점으로 분석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성인지 사업은 인지적 관점에서 평가한다는 의미다. 지출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1조원을 지출하는 예산을 성인지적 관점에서 평가를 하는 것을 성인지 예산에 1조원을 쓴다고 말하면 잘못된 표현이다. 그런 의미에서 잊을만하면 한 번씩 나오는 ‘일자리 예산보다 더 많은 성인지 예산’이라는 보도는 완전히 잘못된 보도다. 

일자리 예산은 일자리를 위해 돈을 쓰는 예산이지만 성인지예산은 돈의 지출 규모가 아니다. 일자리 예산 25조원도 성인지적 관점에서 분석해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 성인지 예산 규모는 25.7조원이 추가된다. 이런 기사 댓글을 보면 성인지에 쓰는 예산이 미국 나사 지출 규모보다 많다며, 성인지 예산에 돈을 지출하지 않았으면 화성에 두 번 다녀왔을 것이라고 한다. 잘못된 기사는 잘못된 해석을 낳기 마련이다.

왜 원전줄이기가 성인지 사업일까? 원전줄이기 사업이란 재생에너지 설치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재생에너지를 지원하는 게 왜 성인지 사업일까? 물론 재생에너지 사업은 성평등을 위한 사업은 아니다. 그러나 성평등과는 관련 없는 사업도 성인지적 관점에서 분석할 필요는 있을 수 있다. 

양성평등기본법과 서울시 성평등 기본 조례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는 각종 위원회를 만들 때 특정 성별이 60%를 초과하면 안 된다. 원전줄이기 위원회에 특정 성별이 60%를 초과하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지자체가 법을 어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런 의미에서 원전줄이기 위원회의 성별 집중도를 따져 보겠다는 노력은 성인지적 관점에서 해석해야 한다. 원전하나줄이기 정보센터 교육프로그램 체험자의 성비를 분석해보는 목적도 있다. 만약 특정 성별만 참여한다면 그 이유를 분석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 성인지적 관점에서 평가하는 예산 규모를 지출하는 규모처럼 잘못 쓴 기사

▲ 성인지적 관점에서 평가하는 예산 규모를 지출하는 규모처럼 잘못 쓴 기사

 

또한, 기사에서는 교통사고줄이기 사업이 왜 성인지 예산이냐는 비판을 했다. 서울시 성인지예산서를 통해 교통사고줄이기 사업 평가를 보면 “사업수혜 대상이 불특정다수”라는 한 줄이 전부다. 사실상 성인지적 관점으로 분석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성인지 예산서 전부다. 그런데 혹시 교통사고도 성인지적 관점으로 분석해 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얼핏 통계를 보니 주행거리가 같다면 여성 운전자 사고 비율이 남자보다 조금 더 높다. 반면, 사망사고는 남자 운전자 비율이 더 높다. 이렇게 교통사고가 성별에 따라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면 성별에 따라 교통사고 대응 매뉴얼도 조금 다르게 하는 것도 한 번 생각해 볼 만하다. 교통사고줄이기 사업이 성인지 예산이어서 황당한 것이 아니라 교통사고줄이기 사업을 성인지 예산으로 분류해 놓고도 제대로 된 성인지관점으로 분석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문제일 수도 있다.

기자도 사람인 이상 멀티를 잘 못 한다. 한쪽 논리가 말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 방향 대로만 기사를 쓰고 싶은 충동이 든다. 서울시 결산검사의견서가 원전줄이기 사업 등을 지적한 것은 사실이다. 그것을 기사로 쓸 때는 다양한 의미와 의견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성인지적 관점으로 분석할 필요가 없는 사업인지, 아니면 오히려 더 심층적 성인지적 관점 분석이 필요한지 양쪽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각각 다른 의견을 가진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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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깨발작ㅋ 2021-06-21 23:33:30
정신병 페미대깨들 거품물고 발작 ㅂㄷㅂㄷ.. ㅋㅋㅋ

정진 2021-06-21 12:06:39
'희대의 개소리'를 기사로 포장하여 뉴스란에 올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대부분의 국민은 성인지 사업에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일반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이런 기사 말고 '여가부 폐지 여론이 그 어느 때 보다 높다'는 사실을 보도해주세요.

그러나 이 기사 역시 2021-06-21 10:16:43
그러나 이 기사 역시 취재 안하고 쓰기는 마찬가지
원전줄이기가 성인지예산이냐고 비판한 기사를 논박하려면 왜 원전줄이기가 성인지예산인지를 취재하고 쓰셔야지 본인 논리가 정당화되는거 아닌가?
한쪽 성별 60%가 강제되어서 성인지예산으로 취급된다면 사실 사람 뽑는 모든 예산은 성인지예산이 되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