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선됐다. 이준석 돌풍이 실제 현실이 됨에 따라 국민의힘을 비롯해 정치권에 적잖은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11일 오전 제1차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청년 최고위원 선출 결과를 발표했다.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은 제1차 전당대회 선거인단 32만8893명 중 당 대표 선거에 14만9194명이 투표, 투표율 45.36%를 기록했으며 이준석 후보가 당 대표로 선출됐다고 선포했다. 이밖에 최고위원으로는 조수진, 배현진, 김재원, 정미경 후보가 선출됐고, 청년 최고위원으로 김용태 후보 각각 선출됐다.

당 대표 득표를 보면, 이준석 후보는 선거인단 5만5820표와 여론조사 결과 58.75%를 얻어 최종합산결과 9만3392표(43.82%)로 1위로 당선됐다. 나경원 후보는 선거인단 6만1077표, 여론조사 결과 28.27%로 최종 합산결과 7만9151표(37.14%)를 얻었고, 주호영 후보는 선거인단 2만5109표, 여론조사 결과 7.47%를 얻어 최종 합산 결과 2만9883표(14.02%)를 기록했다. 조경태 후보는 최종합산 결과 5988표(2.81%)로 4위, 홍문표 후보는 최종합산 4721표(2.22%)로 5위를 기록했다.

이준석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다른 후보가 통합의 의미를 강조하면서 용광로론을 거론한 것을 두고 “그 말씀에 공감하지만 용광로이론은 요즘 조금더 진화해서 샐러드볼 이론으로 불린다”며 “다양한 사람이 샐러드볼에 담긴 각종 채소처럼 고유한 특성을 유지한채 같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가 샐러드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빔밥을 생각해보면 될 것”이라며 “비빔밥 가장 먹음직스러운 상태는 10가지 이상의 고명이 색채와 식감을 유지한 상태로 밥 위에 얹혀 있을 때이지, 모두 갈아서 밥 위에 얹으면 우중충해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여성주의 운동하시는 분들이 여성에 대한 여성다움을 강요하는 것이 상당한 개인의 개성을 꺾어버리는 폭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청년다움, 중진다움, 당대표다움을 강요하면서 달걀과 시금치 고사리 같은 소중한 개성을 갈아버리지 않는 그런 사회를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당의 지상과제가 대선에 승리하는 것이고, 다양한 대선주자 및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겠다며 “상대가 낮게 가면 더 높게 갈 것을 지향해야 하고, 상대가 높게 가면 더 높아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경쟁의 원칙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 대표가 11일 오전 1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당선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갈무리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 대표가 11일 오전 1차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당선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TV 갈무리

 

그는 자신에 대한 가짜뉴스와 원색적인 비난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며 “오늘을 분수령으로, 불필요한 욕설과 음모론 프레임 씌우기 등의 구태로 의존하는 사람이 만약 있다면 그 분에 대해서는 한분한분이 맞서주시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그는 “다른 생각과 공존할 자신이 있고, 과거에 얽메이지 않을 그런 용기가 있다”며 “앞으로는 우리는 수권세력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면 관대해져야 하고요, 내가 지지하지 않는 대선후보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욕부터 하는 야만은 앞으로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이제 가장 먼저 추진할 변화로 대변인단 공모와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토론배틀을 들었다. 그는 “대한민국의 5급 공무원이 되기 위해 연줄을 쌓으려고 하고 줄을 서는 사람은 없다”며 “누구든지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당은 앞으로 정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며 “6월중으로 토론배틀을 통해서 2명의 대변인과 2명의 상근부대변인을 선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 승자는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며 “어쩌면 피선서권도 없는 20대 대학생이 국회 기자회견장에 서서 우리당의 메시지를 내게 될지도 모르고, 시사방송에서 우리당의 입장을 설명하는 역할을 뛰어난 능력이 있으나 경력단절 때문에 어려움을 겪던 여성이 공정한 경쟁 통해 선발될지 모른다”고 예를 들기도 했다.

그는 “누가 선발될지 모르는 이 불확실성은 역설적으로 국민에게 확신을 줄 것”이라며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방식이 캠프 출신의 코드가 맞는 더불어민주당 인사에게만 기회가 열리는 현 집권세력의 방식보다 공정하다는 확신을 전달하 수 있다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은 당원들 상호간 지식과 지혜를 나누며 훈련된 당원들이 공직후보자 나갔을 때 우리 당의 지방선거에 있어서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제가 말하는 변화에 대한 거친 생각들, 그리고 그걸 바라보는 전통적 당원의 불안한 눈빛, 국민들에게 우리의 변화에 대한 도전은 전쟁과도 같은 치열함으로 비춰질 것이고, 이 변화를 통해 우리는 바뀌어서 승리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세상을 바꾸는 과정에 동참해서 관성과 고정관념을 깨달라”며 “그럼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좋은 평가를 내놓았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송영길 대표가 “우리나라 정당사상 최연소 제1야당 당대표 선출을 계기로 정치가 새롭게 변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을 넘고 합리적인 보수로 발전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진영 논리를 벗어나 대한민국 발전을 위하여 함께 논쟁하면서 발전해가는 여야 관계가 열리기를 기대한다”며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는 정치가 아니라, 서로가 자기 반성과 개혁을 통해 국민께 봉사하는 정치를 만들어 나가자”고 했다.

대선후보에 나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논평을 내어 “국민의힘은 변화를 선택했고, 세대교체를 선택했다”며 “이준석 당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계파 정치, 줄 세우기 같은 낡은 정치 문법을 깼다”고 평가했다. 그는 “바뀌어야 한다는 국민의 바람, 국민의 상식을 따른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의 정치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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