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 포털에 뉴스 추천 기능을 없애고 단순 검색방식의 아웃링크로 전환하는 건 어떻게 생각하나.

최재호 네이버 이사=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검토할 수 있다.

김희정 카카오 실장= 아직 고려 못했지만 사회적 합의 이뤄지면 가능할 거라고 본다.

지난 5월27일 국회 포털 알고리즘 공청회의 한 장면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미디어혁신특별위원회는 ‘포털 뉴스 추천(배열) 기능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포털은 이를 완강히 반대하지는 않는 상황이다. 정치권 주도 논의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와 별개로 포털의 ‘뉴스추천 중단’이 현실화된다면 언론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포털 뉴스 추천 중단하면 언론에 이익 될까

현재 여권에서 요구하는 방안은 뉴스 배열을 폐지하고 포털 검색 결과에만 뉴스를 노출하는 대신 아웃링크(기사를 클릭하면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로 접속하게 하는 안(정필모 의원이 공청회에서 제안한 안)과 포털 뉴스 배열을 없앤 자리에 언론사 구독 시스템을 전면 도입하는 안(김승원 의원안) 등이 있다. 

여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안들은 뉴스 배열을 폐지하는 대신 언론을 지원하는 정책이 뒤따르는 장치가 있다. 정필모 의원안은 아웃링크를 통해 언론사 홈페이지로 유입되게 해 수익성을 보전하는 취지가 있고, 김승원 의원 안은 언론 구독이 가능한 리스트를 띄우게 해 언론 구독 환경에 기여하겠다는 점을 강조한다. 민주당 미디어특위는 추가로 언론의 뉴스 제공 대가 개선을 위한 방안도 추진하다는 입장이다.

▲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털 뉴스 추천화면을 뺀 대신 포털 비제휴 언론사까지 포함하는 구독 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털 뉴스 추천화면을 뺀 대신 포털 비제휴 언론사까지 포함하는 구독 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하지만 김승원 의원의 안처럼 메인 화면에서 직접 뉴스를 보게 하는 대신 ‘언론 구독’ 선택란을 만드는 게 효과적인지는 논쟁적이다. 김승원 의원은 ‘비제휴 언론도 구독 대상’에 넣겠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대형언론 중심의 포털 제휴 구조를 깨는 의미가 있지만, 구독 시스템 자체가 활성화가 어려울 수 있고 수천개 언론사를 리스트에 띄우게 되면 접근성이 더욱 떨어질 수 있다. 

이미 언론은 ‘뉴스 추천 중단’을 PC에서 경험했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CP(콘텐츠 제휴) 언론사 입장에서 과거 네이버가 뉴스캐스트(PC 메인화면에 뉴스를 배열하고 아웃링크로 연결하는 방식)를 폐지하고 언론사 구독 모델인 뉴스스탠드로 전환했을 때 언론은 ‘쇼크’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코리안클릭의 뉴스스탠드 도입 당시 주요 언론사 트래픽 추이를 보면 뉴스스탠드 도입이 된 2013년 4월을 기점으로 직전 월 1위였던 매일경제의 방문자 수가 51%나 급감했고, 조선닷컴도 47% 급감했다.

정필모 의원은 ‘아웃링크’를 강조하지만 콘텐츠 제휴 매체들은 검색 결과에만 아웃링크를 반영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네이버가 2018년 뉴스 개편을 추진할 당시 70여개 콘텐츠 제휴 언론사에 ‘아웃링크에 찬성하는지’ 물었는데 1개 매체만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1개 매체만 찬성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 매체도 입장을 철회했다. 콘텐츠 제휴 매체가 원하는 아웃링크는 정필모 의원의 안처럼 검색 결과에 뜨는 방식이 아닌 ‘뉴스캐스트’처럼 포털의 뉴스 배열을 통해 대량의 트래픽 유입이 가능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물론 콘텐츠 제휴 매체가 아닌 언론사 입장에서는 뉴스배열 대상이 아니기에 손해볼 게 없는 상황이다. 한 검색제휴 언론사 관계자는 “이미 아웃링크로 서비스되고 있는 언론사 입장에서는 부정적 변화로 볼 수만은 없다”며 “김승원 의원 안에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비제휴 매체 구독이 가능하도록 개방한다는 취지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포털 없으면 쏠림 우려 vs 충격요법 필요
 
일각에서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포털이 뉴스 서비스 자체를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고, 포털이 지속적으로 뉴스 서비스의 비중을 줄여온 만큼 언젠가 뉴스 서비스를 폐지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있다. 

극단적인 가정으로 포털 뉴스 서비스 자체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뉴스 시장이 감소하는 차원을 넘어 ‘양극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용석 교수는 “뉴스 미디어는 이용자와의 접점이 생기는 경로가 중요하다. 포털이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면 그 몫이 언론으로 전부 이어지지도 않고, 인지도가 높은 언론에 유리해져 규모가 큰 소수 언론에만 이익이 될 것”이라며 “포털로 인해 전보다 뉴스 소비가 늘었을 뿐 아니라 다양해진 면도 있다.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통해 성장한 매체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 일러스트=권범철 만평작가
▲ 일러스트=권범철 만평작가

현재 포털 뉴스 서비스가 다양성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체제 이후 콘텐츠 제휴 신규 매체로 뉴스타파와 같은 대안 매체가 진입한 사실과 지역 언론을 권역별로 의무 제휴를 맺게 하는 개선안을 내놓은 점은 평가할 만하다. 기존 콘텐츠 제휴 매체 가운데 여성신문, 일다처럼 여론 다양성에 기여하는 매체도 있다. 포털 초기에는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등 매체가 포털 중심으로 유통돼 영향력을 키우며 보수 독과점인 언론 지형을 흔든 면도 무시할 수는 없다. 

송경재 상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포털 뉴스 서비스에 문제가 많다. 하지만 장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논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변화시켜서 공정성,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유도해야 하지 축소하고 없애버린다는 건 적절하지 않은 과도한 요구이고, 이용자 편익에도 맍지 않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포털 뉴스 서비스의 폐해가 더 크다고 보는 관점도 있다. 포털이 대승적으로 뉴스 서비스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신뢰는 '관계'에서 나온다. 그러나 한국 언론은 독자와의 신뢰 관계가 없다. 저널리즘 신뢰도가 압도적으로 낮은 이유인데 포털에 근본 원인이 있다고 본다”며 “포털은 쓰레기 기사 향연장이 되고 있다. 내용이 없는데도 제목으로 낚시하는 기사가 쏟아진다. 포털에 콘텐츠 제휴를 하지 않는 매체도 포털에 들어가려고 하지 판을 깰 생각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포털 스스로 판을 깨지 않으면 언론의 질적 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는 지적이다.

▲ 양대 포털 콘텐츠 / 스탠드 제휴 신청 매체 대비 합격 매체 현황. 디자인=이우림 기자
▲ 포털 콘텐츠 제휴 심사는 진입장벽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는다. 양대 포털 콘텐츠 / 스탠드 제휴 신청 매체 대비 합격 매체 현황. 디자인=이우림 기자

이미 포털이 대형언론 위주로 독과점화 됐다는 시선도 있다. 한 검색제휴 언론사 관계자는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다양성 구현은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옥천신문, 뉴스민과 같은 매체는 포털 콘텐츠 제휴가 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다른 검색제휴 매체 관계자는 “정치권이 정치적 유불리로 판단해 개입하는 데는 부정적”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망하는 매체들이 많이 생겨날 거다. 그만큼 현재 포털에 기생해서 생존하는 구조라는 점을 보여준다. 수익을 위해 포털 제휴가 되기를 원하는 구조 자체가 바뀔 필요가 있고, 이 측면에서 충격이 필요한 건 사실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치권의 논의가 공적 측면에서 다양한 언론을 지원하는 방안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했다.

[용어 설명]

△ 인링크, 아웃링크 = 기사를 클릭했을 때 언론사가 아닌 포털 사이트 내에서 기사를 볼 수 있는 방식. 네이버와 다음은 최고등급 제휴인 CP(콘텐츠 제휴) 언론사의 기사를 포털이 구매해 인링크 방식으로 선보이고 있다. 반면 기사를 클릭했을 때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방식은 아웃링크라고 한다. 

△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직접 실시해오던 언론사 제휴 심사를 공개형으로 전환하겠다며 공동 설립한 독립 심사기구. 심사 공정성 논란에 시달린 포털이 심사 권한을 외부에 넘기면서 논란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론사 단체 중심으로 구성돼 초기부터 비판을 받았다. 출범 과정에서 시민단체, 변호사 단체 등을 포함해 외연을 확장하기도 했다.

△ 콘텐츠제휴(CP), 검색제휴 : 포털 뉴스 제휴방식. 검색제휴는 포털이 전재료를 지급하지 않고 검색 결과에만 노출되는 낮은 단계의 제휴로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다. 콘텐츠제휴는 포털이 언론사의 기사를 구매하는 개념으로 금전적 대가를 제공하는 최상위 제휴다. 포털 검색시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되지 않고 포털 사이트 내 뉴스 페이지에서 기사가 보이면 콘텐츠 제휴 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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