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23일 귀국했다. 24일 아침신문들은 각자 1면에 분석 기사를 보도했다. 신문들은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 줄타기 와중 한미 관계가 포괄적이고 전방위적인 동맹으로 질적 변화를 했다고 평했다.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첫 정상회담에서 외교와 대화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고 백신 파트너십 구축과 지원, 6G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 협력 등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정상은 한미 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글로벌 동맹’으로 격상됐다고 선언했다.

한미 공동성명엔 대중국 견제 안보협의체로 평가되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협의체 ‘쿼드’에 “한미는 쿼드를 포함해 개방적이고 투명하며 포용적인 지역 다자주의의 중요성을 인식한다”고 밝혔고 중국에 민감한 남중국해와 대만 언급도 처음으로 들어갔다.

▲24일 한겨레 1면
▲24일 한겨레 1면
▲24일 중앙일보 1면
▲24일 중앙일보 1면

한국 측은 국내 4대 그룹이 반도체·배터리·전기차 등 미래 핵심산업을 중심으로 미국 현지에 44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이 경쟁을 벌이는 5G·6G 등 차세대 이동통신, 인공지능(AI) 등 분야에도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겨레는 이번 한미 정상 공동성명이 “한미 관계가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이정표로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라며 “이번 회담으로 미일 동맹에 필적하는 포괄적 동맹으로 성장했다”고 평했다. 조선일보는 “미국의 대중(對中) 견제 전략에 낮은 수준에서 첫발을 담근 것”이라며 “그동안 흔들렸던 한미 동맹이 제자리를 찾을지 주목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외교와 안보에 초점을 맞춰온 동맹의 외연을 반도체·배터리·코로나19 백신 같은 글로벌 경제 최대 현안으로 확대했다”며 “정상회담 성과는 단순한 선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약속으로 도출됐다”고 했다.

▲24일 한국일보 1면
▲24일 한국일보 1면

한겨레는 “확연히 눈에 띄는 것은 ‘미-중 전략 경쟁’이란 무거운 그림자”라며 “남중국해와 대만 등 고도로 민감한 현안에도 높아진 위상만큼 기여하도록 요구받을 처지에 놓이게 됐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미·중 패권 경쟁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온 한국이 미국 쪽으로 한층 기울었음을 시사한다. 대북정책과 백신 문제 등의 협조를 받아내기 위한 ‘미국과의 밀착’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상당한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남북 간, 북·미 간 약속에 기초한 외교와 대화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 데 필수적’이라고 명시했다. 바이든 정부는 남북 간 합의를 존중한다고 밝힌 것이다. 미국은 4개월간 공석이던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 ‘북핵통’으로 꼽히는 성 김 동아·태차관보 대행을 임명했고, 한국의 미사일 사거리와 탄두 중량 제한도 없앴다.

서울신문은 “대북정책에서는 한국의 목소리가 상당 부분 반영되면서 미국이 ‘최대 유연성’을 발휘한 모양새”라며 “북한이 대화 조건으로 내건 적대시 정책 철회는 물론 남북교류를 위한 제재 유예·면제를 미국이 거부하는 상황에서 북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해 문 대통령은 다시 ‘승부수’를 던졌다”고 했다.

▲24일 서울신문 1면
▲24일 서울신문 1면

조선일보는 “공동성명은 또 유엔 안보리 결의 완전 이행을 못 박아 북이 원하는 제재 해제가 당장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고, 북 정권이 민감해하는 북 인권 개선도 명시했다”며 “대신 한국은 미·북 대화 및 남북 협력과 관련, ‘판문점과 싱가포르 선언 등을 기초로 한다’는 원칙적 동의를 얻어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2면에서 “대기업들이 정상회담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며 “문 대통령이 4대 그룹 대표단 등 경제사절단과 함께한 3박5일 일정은 경영계에서도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LG, SK 등) 4대 그룹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밝힌 미국 투자 규모는 모두 44조원 정도”라며 “이를 통해 한미 간 갈등에 대한 우려를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24일 중앙일보 2면
▲24일 중앙일보 2면

중국에선 당장 “내정간섭”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신문들에 따르면 중국 관영 매체들은 한·미 정상회담의 공동성명에서 대만과 남중국해가 언급된 것은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중국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국일보는 전문가 5명의 한미 정상회담 평가를 실었다. 전문가들은 한국 정부가 미국의 대중 견제의 동조하는 대신 판문점 선언을 담은 것은 성과라고 평했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대량 확보와 향후 중국과의 관계는 한계로 꼽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성 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에 “성 김 대표는 과거 대북 접촉을 많이 해 북한이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며 “조만간 북한이 긍정 평가를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정부가 나름 수위 조절은 했지만 결국 미국 의도에 끌려갔다”며 “대만 문제를언급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성 방한은 사실상 물건너 갔다”고 했다.

성과가 구체적이지 못한 한계도 있다. 경향신문은 “북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였지만, 북한이 대화 재개의 전제 조건으로 요구하는 대북 적대시정책 철폐의 실질 내용이 없다”고 했다.

신문들은 한국 정부가 상반기 백신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해 추진했던 ‘백신 스와프’도 성사되지 못했다고 평했다. 특히 조선일보는 “당장 급한 국내 백신 공급을 실질 개선할 내용은 어디에도 없었다. 삼성이 백신을 대량생산해도 국내에 우선 공급된다는 보장이 없고 정부와 기업 간 백신 공동 개발도 구속력이 없다”고 했다.

▲24일 한국일보 6면
▲24일 한국일보 6면

BBC ‘조작 서류’ 다이애나 인터뷰

영국 BBC의 기자가 다이애나 왕세자비 인터뷰를 성사시키려고 문서를 조작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아침신문들은 BBC가 정부로부터 쇄신 압박을 받고 수신료 동결이나 삭감이 논의되는 등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대법관 출신 존 다이슨 경이 이끈 조사팀은, 1995년 이 방송의 마틴 바시어 기자가 다이애나의 동생 찰스 스펜서에게 조작된 문서를 제시해 다이애나 인터뷰를 성사시켰다고 발표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이슨 경은 “바시어가 부적절하게 행동했고 BBC의 취재보도 기준을 심각하게 어겼다”고 했다.

▲24일 한겨레 14면
▲24일 한겨레 14면
▲24일 서울신문 14면
▲24일 서울신문 14면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왕실 직원 등이 자신을 감시하면서 돈을 받은 것을 시사하는 위조 문서를 접한 뒤 인터뷰에 응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인터뷰에서 남편인 찰스 왕세자와 커밀라 파커 볼스의 불륜을 폭로하면서 왕세자 부부는 이혼했다. 다이애나는 2년 뒤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졌다.

인터뷰가 방영됐던 당시 BBC 뉴스담당 대표였던 토니 홀전 BBC 사장은 조사 결과가 나온 지 이틀 만에 내셔널 갤러리 이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영국 정부는 BBC 이사회와 별도로 활동하는 새 편집위원회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문들은 더타임스와 더선 등을 인용해 영국 정부가 BBC의 신뢰도 추락을 빌미로 BBC 측에 가구당 연 159파운드(약 25만원)인 수신료 5년 삭감이나 동결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21일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BBC가 가능한 모든 것을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했다.

경향신문,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한겨레 등이 지면에 이 소식을 전했다. 조선일보는 1면에 관련 기사를 실었다.

▲24일 조선일보 1면
▲24일 조선일보 1면

 

경향신문 만평 ‘장도리’ 연재 마감

경향신문 만평 ‘장도리’가 오늘로 연재를 끝낸다. 경향신문은 “박순찬 화백의 퇴사로 ‘장도리’ 연재를 오늘 자로 마감한다. 그동안 성원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24일 경향신문 24면
▲24일 경향신문 24면

박 화백은 이날 마지막 만평을 통해 “희, 로, 애, 락, 4컷의 주인공으로 활약해주신 우리의 이웃들, 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박 화백은 1995년 처음 경향신문에 만평을 그리기 시작해 약 26년여 간 ‘장도리’ 연재를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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