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휴평가위)가 결정한 지역언론 할당제에 이견이 제기돼 격론이 이어졌으나 원안이 확정됐다.

네이버와 다음의 언론 제휴심사를 담당하는 포털 제휴평가위는 14일 전원회의를 열고 지역언론 입점 심사 방안인 ‘지역매체 특별심사’ 규정을 확정했다. 앞서 제휴평가위는 지난달 23일 지역언론에 별도 심사 전형을 신설해 전국 9개 권역별로 1개 언론사씩 CP매체로 선정하는 방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이날 제휴평가위 전원회의는 세부 일정과 구체적 심사 기준을 마련하는 자리였지만, ‘지역언론 할당제’ 자체에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전면 재검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복수의 제휴평가위 관계자에 따르면 재논의를 요구하는 위원들이 의결 정족수 10명(전체 위원 30명)을 채우지 못해 재논의 안건은 부결됐다.

▲ 네이버와 다음 로고
▲ 네이버와 다음 로고

 

구체적 심사 방안을 확정하는 과정에서도 격론이 이어졌다.  현행대로 ‘1권역 1사’안을 통과시키되 세부 규정으로 커트라인을 도입하자는 안이 제기된 것이다.

이는 해당 권역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지역언론이라도 기준 점수 70점을 넘지 못하면 탈락시키는 방안이다. 커트라인 도입 시 1위가 70점을 하지 못한 지역은 공석으로 두자는 안과 다른 지역에 1석을 추가 배정하자는 안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됐다.

하지만 최종 의결 결과 커트라인을 두는 방안보다 커트라인 없이 지역에서 가장 점수가 높은 언론과  제휴를 맺는 방안에 더 많은 표가 나왔다.

최종 확정된 권역은 인천·경기,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 전북, 광주·전남, 강원, 세종충북, 대전충남, 제주 등 9개다. 9개 권역의 신문·방송사들이 경쟁을 통해 권역별로 가장 점수가 높은 1개 언론사만 CP 제휴를 맺게 된다. CP제휴(콘텐츠 제휴)는 포털이 언론사 기사를 구매하고 포털 내에 인링크로 서비스하는 개념으로 금전적 대가를 제공하는 가장 높은 단계의 제휴다.

다만 제휴평가위는 지역언론이 지역 현안 기사를 쓰지 않는 등 문제를 감시하기 위해 지역언론 특별심사 규정으로 입점한 언론에 한해 3개월마다 모니터하며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즉시 퇴출하고 1년 간 제휴 심사를 받을 수 없도록 했다. 또한 제휴 심사 기준에서 자체적인 취재 기사 비율인 ‘자체기사 생산 비율’(30%) 가운데 80%가 해당 지역 기사여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붙였다.

▲ 네이버 기준 지역언론의 비중은 제휴 등급이 올라갈수록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검색제휴 매체 가운데 지역언론 비중은 16.7%로 나타났다. 스탠드 제휴에선 14.2%로 검색제휴에 비해 소폭 줄었다. 최고등급 제휴인 콘텐츠 제휴에서는 4.1%(연예매체·연합뉴스 외신 전용 제휴 제외)에 불과했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 네이버 기준 지역언론의 비중은 제휴 등급이 올라갈수록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검색제휴 매체 가운데 지역언론 비중은 16.7%로 나타났다. 스탠드 제휴에선 14.2%로 검색제휴에 비해 소폭 줄었다. 최고등급 제휴인 콘텐츠 제휴에서는 4.1%(연예매체·연합뉴스 외신 전용 제휴 제외)에 불과했다. 디자인=이우림 기자

제휴평가위는 일반 제휴심사인 정기 심사는 연 2회, 지역언론 특별 심사는 연 1회로 결정했다. 정기 심사는 다음주 중으로, 특별 심사는 6월 중 공고가 나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역언론 할당제는 제휴평가위 내부의 벽은 넘었지만 언론계에선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제휴평가위는 당초 지역언론이 CP가 되기 힘든 상황에서 지역언론 몫을 늘리기 위해 지역언론 특별심사 제도를 도입했지만 기준과 방식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말이 심사이지 9개 ‘특설 링’을 깔아줄 테니 지역언론끼리 치고받고 싸우란 거다. 이대로라면 지역신문과 지역방송은 왜 싸우는지도, 룰도 제대로 모르는 채 ‘1도 1사 자리’를 놓고 난타전을 벌일 조짐”이라며 “9개 권역이란 기준도 납득이 안 되지만, 이번에도 포털은 밀실에서 제평위 이름으로 ‘치졸한 갈라치기 정책’을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용어 설명]

△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 네이버와 카카오(다음)가 직접 실시해오던 언론사 제휴 심사를 공개형으로 전환하겠다며 공동 설립한 독립 심사기구. 심사 공정성 논란에 시달린 포털이 심사 권한을 외부에 넘기면서 논란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언론사 단체 중심으로 구성돼 초기부터 비판을 받았다. 출범 과정에서 시민단체, 변호사 단체 등을 포함해 외연을 확장하기도 했다.

△ 콘텐츠제휴(CP), 검색제휴 : 포털 뉴스 제휴방식. 검색제휴는 포털이 전재료를 지급하지 않고 검색 결과에만 노출되는 낮은 단계의 제휴로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다. 콘텐츠제휴는 포털이 언론사의 기사를 구매하는 개념으로 금전적 대가를 제공하는 최상위 제휴다. 포털 검색시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되지 않고 포털 사이트 내 뉴스 페이지에서 기사가 보이면 콘텐츠 제휴 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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