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4일 역사 왜곡 논란으로 제작 중단되거나 방영 중단 요구를 받는 드라마에 관한 국민 청원에 대해 “민간에서 이뤄지는 자정 노력 및 자율적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현재 폐지된 드라마 SBS ‘조선구마사’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설강화’ 관련 청원에서 이처럼 답했다. 청원인들은 이들 드라마의 방영·촬영 중단과 재발 방지 등을 요구했다. 두 청원에 각각 20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청와대는 방송 편성 자유와 독립을 보장한 방송법 4조를 강조했다. 방송법은 “누구든지 방송 편성에 관해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특히 창작물에 대한 정부의 직접 개입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내용에 대해 창작자, 제작자, 수용자 등 민간에서 이뤄지는 자정 노력 및 자율적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지나친 역사 왜곡 등 방송의 공적 책임을 저해하거나 심의 규정을 위반하는 방송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이 된다”며 “방심위 사무처에 따르면, 이미 방영된 조선구마사 관련 시청자 민원이 5000여 건에 달하고 있다. 현재 5기 방심위 위원 구성이 지연되고 있어 심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으나 향후 구성되는 즉시 안건을 상정해 방송 심의 규정 위반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 JTBC 드라마 ‘설강화’
▲ JTBC 드라마 ‘설강화’

청와대는 “방심위는 시청자 민원이나 방심위 자체 모니터링 등을 통해 방영된 방송의 공정성·공공성 및 공적 책임 준수 여부를 철저히 심의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정부는 문화창작물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보다 건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문화예술인, 국민들과 함께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SBS 조선구마사는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 사극을 표방한 드라마였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태종 이방원과 그의 아들인 양녕대군, 충녕대군(세종대왕) 등 실존 인물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역사 왜곡 논란과 중국풍이라는 이유 등으로 지난 3월 방송 2회 만에 폐지됐다.

오는 6월 방송을 앞둔 JTBC 설강화도 일부 누리꾼들이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소재라고 지적하면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JTBC는 주인공 이름을 바꾸고 드라마 세부 내용까지 공개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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