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검사 출신의 초선 의원인 김웅 후보가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이르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론에 대해서는 필요하면 해야 한다면서도 최종 의견을 묻자 관심없다고 했다.

김웅 의원은 1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발표한 당대표 출마선언문에서 공정과 정의가 더럽혀졌는데도 국민의힘이 여전히 국민의 외면을 받는다며 “바로 우리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이 아직 우리 당에 대한 아픈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며 새로운 희망과 변화만이 그 아픈 기억을 덮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출마선언 직후 소통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공정과 정의, 변화를 강조했는데,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한 견해, 이미 확정판결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론에 사법정의와 필요성 측면에서 (찬반) 논란이 나오는데 검사출신으로서 어떻게 보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 “검사들은 전반적으로 사면을 싫어한다”며 “저는 필요하면 (사면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사면론 얘기는 청와대 정치”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금 (사면론은) 청와대가 만들어놓은 정치판이라고 생각한다”며 “사면론에 우리가 빠져드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 이야기를 우리당에서 얘기했느냐, 그건 아니지 않느냐.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사면론의 경우도 외부에서 계속 연기가 나고 청와대가 반응을 해주는 그런 형태로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 우리가 굳이 나갈 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저희는 사면권 자체가 없다”며 “사면하고 싶으면 저희가 대통령 만들어서 그 때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의 설명과 달리 최근 이재용 사면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먼저 제기하면서 다시 불을 붙인 것은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이다. 곽 의원은 지난달 19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박범계 법무부장관에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CEO들과 화상회의에서 반도체 패권탈환을 선언했고, 전 세계가 반도체 패권경쟁중인데, 이재용 부회장은 15개월째 수감중”이라며 “총수가 이렇게 수감중인 채로 반도체 전쟁을 치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이재용 사면을 ‘대통령에 건의하는 것이 장관의 할 일 아니냐’, ‘검토를 빨리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재촉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 취재진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 취재진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상도 의원이 (이재용) 사면 건의할 의사가 없느냐고 대정부질문에서 제일 먼저 얘기했다’고 미디어오늘 기자가 지적하자 김 의원은 “진짜 불을 지폈던 분은 이낙연 전 대표였다”며 “청와대측에서 그런 의제를 다뤄도 좋다 이렇게 얘기가 나와서 (논란이) 됐다고 안다. 민생도 어려운데, 국민들이 관심이 있느냐. 관심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 견해를 여줘보는 것’이라고 묻자 김 의원은 “관심없다”며 “사면하고 싶으면 우리 대통령 만들어서 우리 대통령하고 얘기하겠다”고 답했다.

‘사면에 반대하느냐 찬성하느냐는 입장을 밝히지 못하겠다는거냐’고 묻자 김 의원은 “찬성 반대하는 건 의미가 없다”며 “제가 찬성하면 사면이 되느냐”고 했다. ‘그래도 견해를 밝힐 수는 있지 않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김 의원은 “지금 글쎄요. 대통령에 대해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얘기하기엔 이르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부회장에 사면에 대한 답은 하지 않았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