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가운데 화이자를 선호하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멀리하는 국민의힘 의원 등 일각의 목소리를 두고 의사 출신의 신현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특정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화이자 백신 접종 후에도 중증 전신 알레르기 증상인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 두 백신 접종후 누적 사망자 수도 큰 차이가 아직 없는 상태다.

신현영 원내대변인은 12일 오전 이날부터 국회 소통관에서 코로나19 브리핑을 하겠다면서 가진 기자들과 일문일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 원내대변인은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의 안전성과 효능과 아스트라제네카의 안전성 및 효능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느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 “이미 많이 맞은 영국의 수만명 데이터에서도 유효성이나 안전성의 데이터 차이는 없었는데, 다만 희귀 혈전증에 대해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가운데) 소수의 보고가 있는 만큼 그부분에 대해서는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 원내대변인은 “다만 국내 발생한 (인과관계가 입증된) 케이스는 없고, 인종에 대한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해외 데이터를 반영해서 안전성에 대해 국민들에게 조금더 자세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그럼 화이자 모더나에는 그런 위험성이 없느냐’는 추가 질의에 신 원내대변인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서 그런 보고(희귀 혈전증)가 있는 것이고, 나머지 경미한 부작용이나 여러 가지 ‘아나플락시스’(중증 전신 알레르기반응) 등은 화이자에서도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 제품에 크게 문제가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등이 지난 1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 이상 반응 신속 지원법안(감염병 예방법 일부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등이 지난 10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코로나19 백신접종 이상 반응 신속 지원법안(감염병 예방법 일부개정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단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2일 0시 기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화이자 백신 접종후 이상반응 통계를 보면, 지난 2월26일 이후 12일 0시 현재까지 코로나19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누적 신고현황은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누적 예방접종 인원 202만8257명 가운데 중대한 이상반응은 504명이었다. 이 중 누적 사망자는 54명, 아나필락시스 의심 149명, 주요이상반응(특별관심 이상반응, 중환자실 입원, 생명위중, 영구장애/후유증 등)이 301명이었다.

또한 화이자 누적 예방접종 실적 233만5213명 가운데 중대한 이상반응은 281명이었다. 누적 사망자는 49명, 아나필락시스 의심자 38명, 주요이상반응 194명 등이다. 중대한 이상반응과 아나필락시스 의심자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많으나 사망자수는 엇비슷하다.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22일 발행한 ‘주간 건강과 질병’(제14권 제17호) ‘희귀 혈전증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이득과 위험 비교’ 자료를 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가운데 유럽과 국내에서 발생한 희귀 혈전증 사례를 비교해놓았다. 작성자인 ‘코로나19 예방접종 관련 혈액응고장애자문단’은 이 연구자료에서 “유럽은 3400만명의 접종자 중 222건의 희귀 혈전질환 발생률이 보고되어 100만명당 6.53건의 발생률을 보인 반면, 우리나라는 75만 명의 접종자 중 1건의 희귀 혈전질환이 발견되어 100만명당 1.33건의 발생률을 보였다”며 “유럽과 국내 발생률이 차이 나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접종건수가 부족해서이거나, 우리나라의 인종적 특성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문단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해서 얻는 이익과 접종해서 생길 수 있는 희귀 혈전증으로 인한 손해를 비교한 결과, 평균적으로 코로나19 사망을 예방하는 효과가 희귀 혈전증으로 인한 사망가능성보다 30~39세는 1.7배, 40~49세는 3.1배, 50~59세는 10.7배, 60~69세는 42.1배, 70~79세는 215.5배, 80세 이상은 690.3배 높은 것으로 산출됐다고 밝혔다. 자문단은 “다만 20~29세는 사망 예방 가능성이 0.7배로 1보다 낮아 백신 접종 이득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자문단은 “국내 상황으로 볼 때 30세 미만에서는 위험과 이득을 견주기 어렵고, 50세 이상은 이익이 위험을 압도한다”고 내다봤다.

자문단은 연구의 한계와 관련해 시나리오 기반으로 한 것이어서 현실과 분명히 차이가 있다는 점, ‘희귀 혈전증’과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있다는 가정에서 산출한 점,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중증 질환은 조사에서 배제한 점을 들었다.

한편,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11일 KBS라디오 생방송 프로그램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정성과 효능의 우려를 지적하면서 자신은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을 맞겠다고 주장하자 진행자가 ‘백신 불안을 선동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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