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언론노조, ‘작가도 노동자’ 불복 MBC에 “자가당착”
언론노조, ‘작가도 노동자’ 불복 MBC에 “자가당착”
언론노조 “행정소송 멈추고 노동자 인정하라” 규탄 성명

MBC가 보도국 방송작가 노동자성 인정 판결에 불복해 법정으로 가져가기로 한 결정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공적 역할’을 말하면서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외면하는 자가당착을 반복하고 있다”며 “MBC는 행정소송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7일 성명을 내 “MBC 사측이 선도적으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나서길 기대했던 언론노동자들의 바람도 무위로 돌아갔다”며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제라도 MBC가 시간끌기식 소송을 중단하고,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을 전향적으로 수용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는 3월 MBC 보도국에서 일하다 일방 해고를 당한 작가 2명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라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중노위는 MBC에 작가들의 원직 복귀 및 이들이 정상적으로 일했다면 받았어야 할 임금 지급을 명령했다. 그러나 MBC는 중노위 판정에 불복해 서울행정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MBC는 6일 “방송작가 2인의 문제가 아니라 방송사 전반의 프리랜서 작가 고용 문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전국 지상파 방송사 대표들이 모인 방송협회는 지난 4월 미디어 산업 개혁에 지상파 방송사가 적극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지상파 방송의 책임이 어느 때보다 막중하고, 사회 다방면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공적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며 “비정규직 차별 등 언론계 불공정 노동 타파 또한 개혁의 핵심이다. ‘공적역할’을 말하면서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외면하는 자가당착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지상파 방송사는 그동안 그야말로 노동권 치외법권 지대였다. 비정규직 차별문제는 곪을 대로 곪아 이제는 더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랐다”며 “언론계 불공정 노동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과 조치들이 잇따르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달라진 사회적 인식은 왜 지상파 방송 담벼락 앞에서 늘 멈춰서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방송사가 비정규직 백화점이 된 데에 정부 또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는 지상파 3사 근로감독을 사활을 걸고 철저히 임해야 한다. 언론노조는 지상파 3사 근로감독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지난 4월27일부터 프리랜서 방송작가를 상대로 KBS·MBC·SBS 3사 동시 근로감독에 들어갔다. 지상파3사 동시 근로감독은 제도 시행 이래 최초다. 

▲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문화예술노동연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언론노조 MBC아트지부 등이 3월19일 오전 9시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방송작가들의 노동자성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가영 기자
▲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 문화예술노동연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언론노조 MBC아트지부 등이 3월19일 오전 9시 서울 상암동 MBC 앞에서 방송작가들의 노동자성 인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손가영 기자

언론노조는 “방통위도 분발해야 한다”며 “지상파 방송사의 재허가 과정에서 부가 조건인 비정규직 인력 현황 및 근로실태 파악을 위한 자료제출 기한이 4월로 끝난 만큼 방통위는 방송사들이 비정규직 실태조사 등을 제대로 집행했는지 검토해야 한다. 불성실했을 경우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하고, 강력한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 지부장 김한별)는 6일 성명에서 “MBC는 방송작가 노동 문제를 선도적으로 풀어갈 기회와, 그 어디보다 청렴하고 공정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할 공영방송로서의 책무를 스스로 저버렸다”며 “(MBC는) 중노위 판정을 인정해 지금이라도 당장 소를 취하하라”고 촉구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회진흥회의 신인수 이사도 지난달 22일 이사회 회의에서 “MBC가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1심까지 적어도 8개월에서 1년이 걸린다. 이렇게 이긴다 한들 누가 이긴 건가. 회사에서 왜 비정규직 문제를 한 번에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하는지 맥락과 배경은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더 이상 방송사 비정규직 문제를 땜질 처방하기엔 시대적 환경이 너무 많이 변한 것 같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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