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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심의위 미출범으로 고통받는 불법촬영 피해자
방통심의위 미출범으로 고통받는 불법촬영 피해자
4개월째 5기 심의위 출범 지연, 여파는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 오롯이

새 방송통신심의위원회(5기) 구성이 4개월째 미뤄지고 있다. 직전 회기인 4기 위원회는 7개월 만에 출범했다. 그러나 이번 위원회 구성이 기약없이 미뤄지는 상황 뒤엔 더 긴급한 맥락이 놓였다. 지난 2년 새 디지털 성범죄 신고 건수는 물론 위원회의 대응 범위가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방통심의위는 7일 “위원회 임기가 끝난 지난 1월30일부터 5월6일 현재까지 명백한 불법정보 6806건에 대해 사업자 자율규제를 통한 삭제와 차단조치를 했다”며 “지난해 한 해 자율규제의 46%에 달하는 수치”라고 밝혔다.

6806건 가운데 불법촬영물 등 빠른 삭제 조치가 필요한 디지털성범죄 정보가 3635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개인정보DB를 팔거나 해킹으로 수집한 ID를 거래한 개인정보침해 정보가 832건, 문서위조 관련 정보가 669건, 성매매를 알선·유도하거나 성행위를 묘사하는 영상이 604건, 마약 매매 정보가 549건 순이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통신 심의 공백으로 사무처 차원에서 디지털성범죄 정보를 비롯한 불법정보를 자율규제를 통해 삭제·차단 조치하고 있다. 물론 처리되지 않은 안건은 더 많다. 위원회가 구성되지 않으면서 디지털성범죄 정보 삭제·차단 심의도 멈췄다. 1월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심의가 이뤄지지 않아 처리되지 않고 남아있는 디지털성범죄 안건만 7000여건에 이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제실 사진. 방통심의위 제공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제실 사진. 방통심의위 제공

방통심의위 산하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이 24시간 상황실을 운영하면서 국내외 사업자에게 요청하는 등 자율규제를 통한 삭제와 차단조치를 하지만 사각지대가 크다. 불법촬영물 유포 사이트의 특성상 유포자나 사이트 운영자가 디지털성범죄 심의와 추적 가능성을 미리 알고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해외 기반 사이트 열람과 유포를 막으려면 심의를 거쳐 접속 차단해야 하는데, 이 대목이 4개월째 방치된 것이다.

김영선 디지털성범죄심의지원단 단장은 “당시에도 디지털성범죄 정보 심의가 있긴 했다. 그러나 사회 이슈화가 덜 됐고, 디지털성범죄가 개인 권리침해 영역으로 인식돼 신고 건수도 적었다. 그런데 피해 신고와 자체 모니터링이 대폭 늘어 2018년 4월부터 전담 대응팀이 신설되고, 2019년 9월에 심의지원단이 출범하면서 대응 속도가 일주일 단위에서 실시간으로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지난 2019년 9월 심의지원단이 신설됐던 건 말 그대로 신속 상시 대응과 조치를 하려는 취지였다. 지원단이 24시간 교대근무를 하고 심의위의 상시 심의가 이뤄져왔다”며 “불법정보 가운데서도 디지털성범죄는 한시라도 빨리 조치해야 하는데, 현재 심의위 구성이 미뤄지며 외엔 디지털성범죄 유통을 방치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우려했다. 

그는 “기자들에겐 ‘방통심의위 구성이 미뤄져 심의가 안 된다. 대응이 어렵다’고 사정을 설명한다. 그러나 한시가 급한 불법촬영 피해자에게 이 같은 말이 어떻게 설명과 납득이 될 수 있겠느냐”며 답답해했다.

방통심의위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심도 있는 심의가 필요한 정보 9만여 건이 현재 적체돼 있다”며 “현재 방통심의위 사무처는 민원, 유관기관에서 심의 신청한 사안에 대해 증거자료 채증, 위반 법령 검토, 통신자문특별위원회 검토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제5기 위원회가 출범하는 대로 신속하게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경중 방통심의위 사무총장은 “최근 우리 사회가 감염병 등으로 비대면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인터넷 도박, 불법 식·의약품 판매, 허위조작정보 등 인터넷상의 각종 폐해도 늘어나고 있다”며 “인터넷 사업자의 자체 모니터링 및 자율규제 강화 노력과 함께, 국민들의 안전한 인터넷 이용을 위하여 5기 위원회 구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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