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신문도 지역신문이 있다. 충청북도 지역신문인 동양일보가 지면편집과 인쇄 등을 돕고,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비전이 금전적 지원을 하는 ‘착한어린이신문’이다. 

충북지역 초등학교 학생들이 어린이기자 등으로 참여하고 해당 지역 학부모와 초등학교 교장과 교사 등이 소통공간으로 활용하는 어린이신문이다. 착한어린이신문은 타블로이드판으로 격주 발행해 충북도내 260여 학교 4~6학년 어린이에게 무료로 보낸다. ABC협회에 따르면 발행부수는 5만부다. 

▲ 착한어린이신문 로고
▲ 착한어린이신문

월드비전과 동양일보는 왜 충북지역에 지역어린이신문을 만들기로 했을까. 월드비전 측은 미디어오늘에 “충북지역은 광역도시 없이 중소도시만 있어 전국에서 낙후된 지역 중 하나”라며 “월드비전 충북본부는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서 지역 내 학교·지역신문과 협력하고 월드비전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알리려는 방법을 찾던 중 지역신문과 함께 협력하게 됐다”고 창간배경을 설명했다. 

월드비전은 세계시민교육, 문화사업의 일환으로 어린이신문을 시작했다. 동양일보와는 지난 25년간 ‘사랑의 점심나누기’ 등 월드비전 모금행사를 함께 해온 인연이 있다.

▲ 착한어린이신문 홈페이지 첫 화면
▲ 착한어린이신문 홈페이지 첫 화면

2014년 1월 어린이신문 발행을 위해 사단법인 ‘밝은세상플러스’를 만들고 같은해 4월14일 착한어린이신문 창간호를 내 지난달 창간 7주년을 맞았다. 밝은세상플러스의 사무실은 충북 청주 동양일보와 같은 건물에 있다. 

월드비전 외에도 다양한 주체가 참여한다. 100명이 넘는 어린이기자의 기사뿐 아니라 도내 초등학교 교사들의 글도 많이 실린다. 교사, 학생, 학부모 등 누구든 자신의 여행기를 기고할 수 있는 코너도 있다. 

▲ 어린이기자들이 충북 지역 내 초등학교를 취재해 지면에 싣고 있다. 지난달 26일자 착한어린이신문 갈무리
▲ 어린이기자들이 충북 지역 내 초등학교를 취재해 지면에 싣고 있다. 지난달 26일자 착한어린이신문 갈무리

나기황 밝은세상플러스 사무총장(시인)은 미디어오늘에 “어린이기자들이 학교 소식을 전해주기도 하고, 필진 중엔 선생님들이 많다. 학교탐방이란 코너에서 각 지역별 교장선생님 인터뷰도 한다”며 “올해는 학부모 서포터즈, 선생님 서포터즈, 18명의 교장선생님으로 구성한 편집자문위원회 등 학부모·학생·선생님이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구성원들의 소식이 담기면서 자연스레 지역신문의 정체성을 가지게 됐다. 예를 들어 김명철 봉명고 교장선생님이 지난 3월 쓴 칼럼을 보면 3·1운동의 주역인 손병희 선생의 유적지에 대해 소개했는데 이곳은 청주시에 위치해있다. 김 교장선생님은 지난달엔 청주시 흥덕구에 있는 3대 의병장 박춘무 선생 관련 유적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 착한어린이신문 7회 글 그림 공모전에서 그림부문 수상작이 지난해 11월23일자 지면에 실린 모습
▲ 착한어린이신문 7회 글 그림 공모전에서 그림부문 수상작이 지난해 11월23일자 지면에 실린 모습

또한 착한어린이신문에서 어린이들의 글과 그림 공모전을 진행하는데 충북도교육청의 도움으로 우수한 작품을 낸 어린이는 교육감상을 받는다. 지역내 장애어린이가 체험활동을 진행할 때는 버스를 지원하는 ‘드림버스 붕붕’ 사업의 경우 충북진로교육원, 충북특수교육원 등이 협조한다. 방재윤 착한어린이신문 발행인 역시 초등학교 교장 출신이다. 

월드비전이 후원하는 만큼 지면에는 월드비전 소식이 실린다. 월드비전 측은 “월드비전은 지구 반대편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웃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이웃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해보는 ‘세계시민교육’을 진행한다”며 “지면을 통해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내용을 구성, 지구 반대편 아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전하고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세계시민교육 콘텐츠를 소개한다”고 했다.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는 아동들, 식량 부족의 문제, 아동노동 문제, 자연재해와 전쟁 등으로 고통을 받는 어린이 등의 내용이다. 

돕거나 참여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래도 가장 큰 어려움은 인력난이다. 비영리 교육법인이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기 때문에 제작인력이 부족하다. 나 사무총장은 “발행인과 사무총장을 빼면 기자 1명뿐”이라고 했다. 월드비전 측도 “콘텐츠 제작을 위해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할 수 없어 아쉽다”고 했다.

▲ 충북 지역 초등학교 회장들의 공약을 착한어린이신문에 실은 모습
▲ 충북 지역 초등학교 회장들의 공약과 다짐을 착한어린이신문에 실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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