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MBC세종’ 설립과 관련한 계획을 구체화했다. ‘MBC세종’을 시작으로 전국 MBC 광역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MBC는 국회의 세종시 이전이 현실화되면서 발 빠르게 ‘MBC세종’ 건립에 의욕을 보여왔다. 지난 2월 세종시와 이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한편, 본사에 ‘메가(Mega) MBC 추진단’을 신설했다. 지난 3월엔 대전·충북 지역에서 ‘MBC세종’ 설립안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이달부터는 박성제 MBC 사장이 16개 지역 MBC를 순회하며 설명에 나선다.

구체적인 설립 방안에 관심이 모였던 ‘MBC세종’은 대전MBC 및 MBC충북을 본사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최성혁)는 4일 회사가 노조에 밝힌 ‘MBC세종 추진 계획안’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MBC는 두 지역사와 본사 인력 일부를 ‘MBC세종’에 재배치하고, 두 지역 MBC가 프로그램을 제작·송출해온 연주소(프로그램을 제작해 송신소, 계열사 지역국, 위성국으로 송출하는 곳)는 통폐합해 세종시로 옮길 계획이다.

MBC는 “이를 통해 두 지역사의 경영 위기와 구성원들의 고용 불안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며 “MBC세종은 본사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세종에 위치한 정부 부처와 국회를 중심으로 한 취재, 제작, 사업 등에 필요한 인력은 300명 정도로 추산했다.

▲박성제 MBC 사장(왼쪽)과 이춘희 세종시장. 사진=MBC
▲박성제 MBC 사장(왼쪽)과 이춘희 세종시장. 사진=MBC

MBC는 또한 “‘MBC세종’은 방송시설은 물론 콘서트홀, IT미디어기업, 쇼핑몰이 입주한 대규모 복합 콘텐츠 사옥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한 수익성 극대화로 광고매출 감소 등의 경영위기에 직면한 지역MBC가 새 활로를 찾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 콘텐츠 소외에 대한 우려에는 “세종과 대전, 충남과 충북을 모두 아우르는 뉴스 등 광역 콘텐츠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다양한 비지상파 플랫폼을 충분히 활용하여 지역성이 급격히 약화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기존에 대전, 청주, 충주로 권역을 나눠 제작해오던 이른바 ‘소지역성’ 콘텐츠는 유지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본사·지역 통폐합 등에 구성원 동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MBC는 “대전MBC와 MBC충북 구성원들의 고용 승계와 관련해 본사 구성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두 지역사 직원을 모두 합치면 160명 정도”라며 “고용 뿐 아니라 대전과 충북의 유보금과 사옥 등 기타 자산까지 모두 인수하는만큼 본사가 손해를 보는 방식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했다.

박성제 사장은 ‘MBC세종’을 시작으로 전국 MBC 광역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KBS처럼 전국 MBC가 단일 조직으로 나아가는 방향이 ‘메가 MBC 프로젝트’의 기조인 셈이다. 박 사장은 이와 관련한 4대 원칙으로 △원(One) MBC △본사 합병-지역사간 합병 투트랙 △구성원 합의 △고용보장 등을 제시했다.

MBC본부 노조는 “조합은 MBC 광역화의 첫 관문인 ‘MBC세종’이 회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회사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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