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MZ] 왓챠 경쟁자는 넷플릭스가 아닌 ‘○○○○’이다
[미디어 MZ] 왓챠 경쟁자는 넷플릭스가 아닌 ‘○○○○’이다
[릴레이 인터뷰 (04)] 왓챠 김혜정 CMO “OTT 여러개 구독하는 방향으로 갈 것… ‘왓챠스러움’ 뾰족하게 하는데 집중”

“크리스마스 이브 밤 10시32분59초에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재생하면 크리스마스 자정에 론 위즐리의 ‘해피 크리스마스’ 인사를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연말 트위터에 올라온 글은 3만5000여 건의 리트윗을 받았다. 왓챠가 진행 중이던 ‘헐 왓챠에’ 캠페인과 시너지를 냈다.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가운데 해리포터 시리즈를 건별 결제가 아닌 스트리밍으로 볼 수 있는 ‘왓챠’ 구독자 수가 12월에 전달 대비 1.5배 가량 늘어난 이유 중 하나다.  왓챠는 지난 2월 누적 앱 다운로드 1000만 건을 돌파했다.

올해는 넷플릭스가 5500억원을 투자하면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쏟아내고, 디즈니 플러스가 한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해다. 티빙, 웨이브 등 한국 OTT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왓챠는 어떤 차별점을 갖고 나아갈까. 미디어오늘은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왓챠 사옥에서 김혜정 왓챠 CMO(Chief Marketing Officer, 마케팅 총괄)를 만났다.

▲김혜정 왓챠 CMO. 사진제공=왓챠.
▲김혜정 왓챠 CMO. 사진제공=왓챠.

-넷플릭스는 대작 오리지널 콘텐츠라는 차별성이 있다. 왓챠는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나.

“OTT가 많아져 선택지가 늘어났다. 마치 TV 채널을 돌리듯 OTT를 골라볼 것이다. 이 때문에 각 채널(OTT)이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 왓챠는 ‘왓챠 익스클루시브’라는 왓챠만 큐레이션할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한다. ‘체르노빌’, ‘킬링 이브’, ‘이어즈&이어즈’, ‘와이 우먼 킬’ 등이 예다. 익스클루시브에서 큐레이션하는 작품들은 독점이기도 하고 왓챠만의 안목과 관점을 갖고 소개한다. 꼭 우리가 제작하지 않더라도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독점으로 볼 수 있다는 게 매력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왓챠가 다른 OTT들과 가장 다른 점 중 하나는 ‘왓챠 피디아’(영화 별점을 주고 코멘트를 남기는 SNS)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 힘이다. 왓챠피디아에는 누적 별점 데이터가 약 6억 개다. 포털이나 영화 전문 사이트보다 많은 수다. 이를 기반으로 영화 별점은 물론이고 예상 별점까지 알려준다. ‘엄마보다 내 취향을 더 잘 아는 왓챠’라는 피드백이 오는 이유다.”

-어떤 사람들이 왓챠를 선택한다고 보나.

“사람들 취향이 다양해지고 있다. 1000만 관객 영화나 대작 소비도 많지만 본인 취향이 담긴 콘텐츠를 소비하고 적극 발굴하려는 시청자도 늘고 있다. 자신의 취향이 확고한 이들이 왓챠를 선택하고 있다고 본다. 왓챠엔 약 9만 건의 콘텐츠가 있는데 이 중 80%가 시청된다. ‘이런 영화도 있어?’라고 생각되는 걸 누군가는 시청한다. 그 영화를 보는 사람이 한두 명이라도 ‘이건 왓챠가 아니면 못 봐’라는 생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왓챠의 김혜정 CMO가 3일 서초구 왓챠 사옥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왓챠 제공.
▲왓챠의 김혜정 CMO가 3일 서초구 왓챠 사옥에서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왓챠 제공.

-왜 OTT를 여러 개 구독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나.

“미국은 OTT를 2개 이상 쓰는 사람이 반 이상이라고 한다. 젊은 세대는 OTT를 3개 이상 쓰는 경우도 높다. 한국에서도 각 OTT를 용도에 맞게 선택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 본다. OTT를 선택하는 기준이 비슷할 것이라 생각하는데 용도가 다르다. 누군가는 주말에 ‘이 작품 몰아봐야지’라고 생각하면서 OTT를 이용한다. 누군가는 밥 먹을 때 틀어놓을 영화, 출퇴근할 때 볼 영화, 주말에 청소할 때 틀어 놓을 영화, 약속 시간을 기다릴 때 볼 숏폼 드라마를 원한다. 최근에는 출퇴근 시간 시청률이 급증하고 있다.”

-특이한 용도의 콘텐츠 예로 어떤 것이 있을까.

“‘고기서 고기’라는 에피소드가 있다. 3개 에피소드인데 통삼겹살, 갈매기살, 목살을 굽는 게 다다. 식욕이 없을 때 이걸 본다거나 고기 굽는 소리를 듣고 싶을 때 본다는 피드백이 있었다.”

▲왓챠 '고기서고기'.
▲왓챠 '고기서고기'.

-디즈니 플러스 진출로 긴장하는 분위기인가.

“새로운 OTT들이 많이 생기고 있고, 무언가 새로 나온다고 그것을 대비해 새로운 걸 하지는 않는다. 계속해서 ‘왓챠스러움’을 더 뾰족하게 할 고민뿐이다. 오히려 여러 OTT가 생겨 기대하는 것이 있다. OTT를 여러 개 구독하는 것에 대한 허들이 낮아질 것이라고 본다.”

-OTT마다 용도가 다르다지만 경쟁 OTT 업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 않나.

“많은 사람들이 왓챠 경쟁자로 넷플릭스나 다른 OTT 이름을 댄다. 그러나 현재로서 우리 경쟁자는 ‘야놀자’, ‘오늘의 집’ 같은 어플이라고 생각한다. (편집자주: 김혜정 CMO는 제일기획과 IBM, 야놀자를 거쳐 왓챠에 입사했다.) 사람의 시간은 유한하고, 여가 시간을 누가 점유하느냐 싸움이다. 코로나 상황과 52시간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 집에 머무르면서 집 꾸미기에 큰 관심을 갖는다. 그 시간에 어떻게 왓챠를 실행하게 만들지가 고민이다.”

-코로나로 ‘집콕’이 늘면서 OTT산업이 크게 성장했다. 코로나가 끝나면 사용자가 적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흥미로운 것은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 모바일 이용보다 TV, 대형화면으로 영상을 보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웹 사용이 급증했다. 집뿐 아니라 캠핑 등 야외 활동을 하면서 영상을 보거나, 호캉스(호텔에서 보내는 바캉스)를 즐기며 영상을 보는 유행도 생겼다. 결국 실내에 있든 실외에 있든 사람들 시간을 어떻게 점유하느냐가 관건이다.”

▲'헐 왓챠에' 캠페인 홍보물. 사진제공=왓챠.
▲'헐 왓챠에' 캠페인 홍보물. 사진제공=왓챠.

-왓챠는 어떤 식으로 사람들 시간을 점유하려고 노력하나.

“대표 사례로 ‘헐 왓챠에’ 마케팅은 트위터에 ‘헐 왓챠에 영화 XX도 있어’라고 언급된 것들을 시작으로 펼친 캠페인이다. 이용자가 보고 싶어하는 콘텐츠를 왓챠가 가져와 주겠다는 건데 10만여 건의 요청이 줄을 이었다. 요청을 통해 해리포터 시리즈, 007시리즈, ‘나이브스 아웃’ 같은 명작을 소개했다. 고객들이 요청한 것을 공개하면 그로 인해 또 언급량이 늘어나는 등 선순환이 됐다.

‘왓챠 파티’도 런칭했다. 좋은 콘텐츠는 혼자 봐도 좋지만 같이 볼 때 감정이 두세 배 증폭되기도 한다. 코로나로 사람을 만나기 어려운데 ‘왓챠 파티’로 함께 영상을 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 왓챠만 줄 수 있는 시청 경험을 주려고 집중한다.”

-고객과 발 빠른 소통이 선순환을 만들기도 하지만 실수하거나 부정적 이슈가 터졌을 때 타격도 크지 않을까.

“12월 해리포터 시리즈를 보려고 가입한 구독자들이 많았는데 서버가 터지는 사고가 났다. 서버 용량을 늘려 30분 만에 복구했지만 ‘해피 크리스마스’를 들으려는 시청자께 불편을 끼쳤다. 지금도 너무나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당연히 부정적 상황이 있을 수도 있고 불편한 일이 생길 수 있다. 왓챠가 한 영화를 소개했는데 배우 사생활과 관련 논란이 된 사례가 있었다. 왓챠가 영화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배우를 언급했는데, 해당 배우가 사생활에 대한 지적을 받아 함께 지적받은 사례다. SNS를 올리고 1시간 정도 후 지적을 발견했고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와 함께 사과문을 썼다. 지적을 주신 분들에게 개인DM을 보내며 대응했다. 실수를 빠르게 짚고 대응하는 조치가 중요하다.”

-부정 이슈를 대응하기 위한 특별한 조치도 있나.

“SNS 홍보에도 대행사를 쓰지 않는다. 왓챠 이름으로 올라가는 모든 건 최종적으로 하나의 채널을 통해 체크한다. 어떤 지점에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지 모니터링한다. 현재 170여명 정도의 왓챠 직원들이 있는데 이들에게 다양한 피드백을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

▲'헐 왓챠에' 트위터 캠페인.
▲'헐 왓챠에' 트위터 캠페인.
▲헐 왓챠에 캠페인.
▲'헐 왓챠에' 캠페인.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MZ세대가 사랑하는 브랜드’라고 했다. 이용자 중 MZ세대가 가장 많은가.

“왓챠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연령대가 15세~24세, 그 다음이 25세~35세다. 이용자 나이도 그렇지만 왓챠 주요 마케팅 타깃이 MZ세대이기도 하다. MZ세대는 본인 취향을 잘 이해하고, 취향에 대해 굉장히 능동적으로 소비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측면에서 왓챠랑 결이 맞는 세대다.”

-MZ세대가 다른 세대와 다른 특징은 뭐라고 생각하나.

“이들은 각자 가치를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교육받았다. 윗세대들이 대부분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은 희생해야지’라고 배운 것과는 다르다. 자기 자신에 대한 가치를 중요시하라고 교육 받은 세대인 만큼 좋아하는 취향을 잘 찾아간다. 기업에 피드백을 주는 것도 매우 적극적이다. MZ가 콘텐츠에 대한 폭발적 힘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이용자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왓챠는 고객에게 발견의 기쁨을 드리고 싶은 회사다. 개인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쩌면 개인이 몰랐던 취향까지 알려주는 발견의 기쁨을 드리고 싶다. ‘오늘은 영화 봐야지’하는 날뿐 아니라 우울하거나 심심하거나 아주 다양한 상황에서 왓챠를 떠올렸으면 좋겠다. 항상 24시간 떠오르는 그런 브랜드. 끊임없이 고객 니즈를, 희망하는 바를 실현하는 왓챠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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