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수술한 할리우드 스타 등,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성정체성 고민

성소수자가운데 성전환 수술을 받고 커밍아웃하는 경우 대부분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생물학적 정체성에 대해 고민했던 것을 고백한다. 후천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타고난 체질이 그렇게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오랜 세월 고민하고 괴로워했으며 자신이 원하던 성정체성을 회복했을 때 기쁘고 행복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최근 대중매체에 소개된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지난해 말 남성으로 성전환 사실을 공개한 할리우드 스타 엘리엇 페이지(34)는 지난달 28일 보도된 잡지 베니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나는 소년이었다. 가짜 연애편지를 쓰고 ‘제이슨’이라는 이름으로 서명하곤 했다”고 했다. 또 “수술 이후 마침내 진정한 나로 돌아가고 있고, 이건 매우 아름답고 특별한 경험이지만 조금 슬프기도 하다”고 했다. 또 자신의 경험을 살려 트랜스젠더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경향신무 2021년 4월30일).

페이지는 2007년 영화 ‘주노’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아 아카데미와 골든글로브 등에 노미네이트되며 이름을 알렸다. 이때는 ‘엘렌 페이지’라는 이름이었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과 ‘엑스맨’ 시리즈에서 주연배우로 활약했다. 2014년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밝혔고, 지난해 12월에는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 사실을 알렸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지 지난 3월 중순 페이지를 표지 사진과 함께 인터뷰한 기사를 실었다(조선일보 2021년 3월17일). 타임지 표지에 실린 페이지의 사진 중앙에는 ‘남자 배우 엘리엇 페이지와 성전환자 평등을 향한 싸움’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페이지는 어렸을 때부터 겪은 성정체성에 대한 내적 갈등, 성전환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 등을 털어놓으면서 “아홉 살 쯤 머리를 짧게 깎은 뒤 느낀 환희를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페이지는 머리를 짧게 자른 소감이 어땠느냐는 질문에 눈물을 흘린 뒤 미소를 지으면서 “이런 감정을 다시는 느끼지 못할 줄 알았는데...”라고 말했다고 타임지는 전했다.

▲ 엘리엇 페이지(Elliot Page). 사진=위키백과
▲ 엘리엇 페이지(Elliot Page). 사진=위키백과

페이지는 하지만 열 살 때부터 여자아이로서 아역배우 생활을 하면서 다시 머리를 길게 길러야 했고 성인 배우가 될 때까지 내적 갈등은 계속됐다. 그는 자신이 여자 배우로서 긴 머리를 기르고 치장을 해야 했다며 “나 자신을 결코 인정하지 못했다. 오랫동안 내 사진을 볼 수 없었다”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이 닥치면서 외부 활동을 멈추고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가지게 됐다. 무의식적으로 피해 왔던 것들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성정체성을 숨기고 있다는 부끄러움, 계속 이렇게 지낼 수 없다는 불편함 등으로 인해 성전환을 결심하게 됐다. 유방 제거 수술을 했다. 유방 제거 수술은 내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수술이 인생을 바꾸는 것은 물론 내 삶도 살려냈다. 배우로서 누린 특권 덕분에 현재의 위치에 올 수 있었다. 그 특권을 사용해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성전환자들을 돕고 싶다. 내 인생에서 이 시점에 도달한 것에 정말 기쁘고 깊은 감사를 느낀다. 한편으로는 많은 두려움과 불안함도 뒤섞여 있다. 성전환 커밍아웃 이후 많은 지지와 사랑, 그리고 엄청난 증오와 트랜스포비아(성전환자에 대한 혐오·transphobia)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그런 일은 실제로 일어났다. --

페이지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 전환한 사실을 최초 공개했으며 자신의 원래 이름인 ‘엘렌 페이지’ 대신 ‘엘리엇 페이지’로 불러달라고 했다. 페이지가 예상하지 못한 건 그의 고백이 많은 대중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미쳤다는 것이다. 페이지의 성전환 고백은 전 세계 20개 이상 국가에서 공유됐으며 수천 개의 기사가 쏟아졌다. 페이지의 소셜미디어 팔로워 수는 40만 명 이상 더 늘었고, 그의 소셜미디어에 ‘좋아요’와 공유를 누른 사람들은 수백만 명에 달했다.

페이지가 성전환 사실을 고백한 이후 이를 비난하는 측은 팟캐스트에서 “남성 탈의실에 있는 여성” 등이라고 언급하며 페이지를 조롱했다. 이에 페이지는 “매우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 (성전환자에 대한) 좋지 않은 말을 퍼트리고 있다”며 “하지만 성전환자는 (우리 주변에)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한편 이스라엘 프로축구리그 심판 사피르 베르만(26)은 지난달 28일 텔아비브 라마트간 경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했으며 이름도 바꿨다고 커밍아웃했다(경향신문 2021년 4월29일). 이스라엘축구협회(IFA)도 이날 트위터에서 “사피르 베르만은 최초의 트랜스젠더 심판”이라며 “그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남성으로서 인정받는 삶을 살았다. 축구심판협회와 학교, 연애 등에서 모두 성공적이었다. 가족에게는 아들이자 형제였지만 늘 외로웠다. 난 여자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가 성전환 한 나를 받아들이지 않으리라 생각했고 26년간 계속 참고 살아왔다. 내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는 보여주고 싶지 않아 결국 커밍아웃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베르만은 경기장에서 팬들에게 야유를 듣기도 했지만 결심을 굽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성소수자(LGBTQ)에게 비교적 포용적인 국가다. 동성애자나 성전환자도 군 복무를 할 수 있으며 의회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할리우드 스타 페이지와 이스라엘 프로축구리그 심판 베르만은 성전환 수술과 커밍아웃이후 대중의 박수갈채 속에 행복을 누리고 있어 고 변희수 하사의 경우와 너무나 판이하다. 남의 경험을 교훈 삼아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의 하나라는 점에서 한국사회도 두 외국인의 경우 등을 잘 살펴서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피눈물을 흘리는 성소수자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 성소수자 등에 대한 합당한 교육이 필요한데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성소수자 학생을 소수자 학생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종합계획서 ‘성소수자 학생’ 보호 명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1일 발표한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2021~2023)’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에 따라 교육감이 3년 단위로 수립하는 초중고교 학생 인권 정책으로, 소수자 학생으로 성소수자 학생을 비롯해 다문화 학생·장애 학생·학생 선수 등을 포함시켰다. 성소수자 학생에 대해서는 차별 및 혐오 등 인권침해 사안 상담을 지원하고, 지속적인 성 평등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경향신문 2021년 4월1일).

2기 종합계획은 2018년 마련된 1기 종합계획과 달리 성소수자 학생을 소수자 학생 범주에 포함시켰다. 1기 종합계획에선 장애학생 등을 소수자 학생으로 통칭하면서도 성소수자 학생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2기 종합계획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성소수자 학생을 명시하는 것을 두고 반동성애 세력의 집단적인 반대가 일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성소수자 학생은 학생 안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반대한다고 해도 그 표현을 삭제하거나 있는 학생을 부정할 순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28조(소수자 학생의 권리 보장)가 성소수자 학생을 소수자 학생으로 보호할 것을 명시한 점 등이 서울시교육청의 판단 근거가 됐다.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에 대해 학생인권위원회 측은 ‘서울시의 제 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은 어디에 내놔도 문제될 게 없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담고 있다. 장애가 있거나 국적, 피부색, 성적인 부분 등이 다르다고 해도 모든 학생은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고자 했다"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보다 촘촘한 학생인권종합계획으로 학교 일상에서 모든 학생의 인권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 사회의 미래 인권을 높이는데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부 보수·기독교단체는 지난해 12월 공개된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 초안에 성소수자 학생 보호 방안과 성 평등교육 환경 조성 및 활성화 등 내용이 포함된 것을 놓고 학생인권종합계획 폐기 요구 집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해 왔다(뉴스1 2021년 3월12일).

이들 단체는 제1기 학생인권종합계획 수립 때 ‘성소수자’ ‘성 평등’ 등의 표현이 포함되려 하자  성소수자는 소수자로, 성 평등은 양성평등으로 각각 수정할 것을 요구하면서 반발했고 결국 ‘성소수자’ ‘성평등’ 등의 표현이 삭제되게 만들었는데 이번에 다시 등장해 확정된 것을 두고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진보 성향 단체들은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에 대해 찬성하고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 138개 단체가 연대한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 1월21일 성명을 내고 “소수자 혐오 표현을 끝없이 재생산하는 상황은 학생인권종합계획의 강력한 추진이 왜 필요한지 보여준다”며 “차별 세력의 횡포에 굴하지 않고 학생 인권 정책을 추진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밝혔다.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 영국의 ‘관계와 성 교육(RSE)’ 수업과 흡사

서울시교육청이 확정한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을 통해 실시할 예정인 성소수자 학생 등에 대한 인권 교육은 영국에서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관계와 성 교육(RSE)’ 수업과 흡사하다. 영국 교육부는 2017년 12월 8주간에 걸쳐 공식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뒤 2019년 9월부터 중등학교 과정에서 ‘관계와 성 교육(RSE)’ 수업에서 성 소수자(LGBT) 등을 교육하고 있다. 영국 교육부는 중등학교 과정에서 이 교육의 의무사항으로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이 수업이 매우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일부 미션계 학교에서 반대하거나 거부하는 것에 대해 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영국 교육부는 ‘관계와 성 교육’ 수업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톨릭교회 등을 중심으로 동성 결혼에 반대하자 학생들이 자신의 성 정체성이 무엇이든 간에 ‘관계와 성’ 교육이 자신과 관련된 내용이며 다른 성 정체성 등을 지닌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지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성전환이나 성 소수자 관련 내용을 수업하면서 SNS 등에서의 집단 따돌림 현상을 뜻하는 ‘사이버-불링(cyber-bullying)’, 문자나 SNS 등으로 성적으로 문란한 내용을 보내는 ‘섹스팅(Sexting)’ 등에 대해서도 교육하고 있다.

영국 교육는 지난 해 가을부터 중등교육 과정에서 실시중인 '관계와 성 교육(RSE)'과 건강교육에서 성 소수자(LGBT) 등에 대해 “이런 교육이 학생들이 행복하고 건강하며 안전한 지식을 갖춰 성인이 되었을 때 적극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일부에서  '관계와 성 교육(RSE)' 수업에 대해 우려하는 것에 대한 입장을 아래와 같이 밝혔다(https://www.gov.uk/government/news/relationships-education-relationships-and-sex-education-rse-and-health-education-faqs).

-- ‘관계와 성 교육(RSE)’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영국 내 모든 신뢰할만한 기관들의 대표들과 협의해 그 의견을 반용했다. 동시에 교사, 전문가나 학부모 등으로부터 1만 여 건이 넘는 의견을 수렴해 최종 교육 내용을 도출했다.

LGBT 학생과의 관계에 대한 교육은 학생들이 성장해 진출할 사회에 대한 교육의 일부다. 이를  통해 성 정체성 등이 차이가 있는 다른 학생들에 대한 존경심을 갖고 건강한 관계를 갖도록 교육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 수업에서  LGBT 등 정체성이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 배우게 되고 다른 형태의 사랑, 건강한 관계 등이 서로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공존하게 된다는 것을 익히게 된다. 여러 형태의 가족에 대해 교육할 때 LGBT에 대한 교육은 법적 성적 동의 연령인 16세 이상의 학생에게는 필수적이고, 초등학교에서는 권장 사항이다.

중등교과 과정에서 교육할 '관계와 성 교육(RSE)' 수업을 통해 모든 학생들에게 자신의 성 정체성이 무엇이든 간에 LGBT 등에 의한 다양한 형태의 관계가 법적 테두리 속에서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관계와 성 교육(RSE)’ 등에 대해서는 학교 교사 뿐 아니라 학부모들이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배포해서 부모들의 권리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 이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이 자신의 건강과 행복 등에 대한 지식을 획득해 성인이 되었을 때 행복한 생활을 준비하도록 하는데 있다. --

▲ 사진=gettyimagesbank
▲ 사진=gettyimagesbank

청소년 성적 소수자에 대한 괴롭힘은 그 후유증이 커

영국의 '관계와 성 교육(RSE)'이나 서울시교육청의 제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이 학생인권 신장을 위해 근절해야 할 학교 내 폭력의 하나로 성적 괴롭힘(Bullying)을 지적하고 있다. 성적 괴롭힘은 육체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강한 자가 자기보다 약한 동료를 상대로 저지르는 지속적으로 가해지는 성적 모욕과 성희롱, 성 폭행 등을 일컫는 말이다. 미 전체 중고생 사이에서 괴롭힘이 심각한 가운데 비슷한 연령대의 성적 소수자 청소년들은 다른 이성애 동료에 비해 더욱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Florida Atlantic University. "Nationwide teen bullying and cyberbullying study reveals significant issues impacting youth." ScienceDaily. ScienceDaily, 21 February 2017. /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7/02/170221102036.htm).

미국 중고등학교 학생에게 가해지는 온오프라인 성적 괴롭힘을 포함한 일반적인 괴롭힘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무기로 위협을 당했으며 73%는 학교에서 피해를 입었고 70%는 자신들에 대한 루머를 온라인에 유포 당했다.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교 사미에르 힌두자 교수 등은 12 –17살 미 전국 중고교생 5,600명을 상대로 성이나 데이트 폭력, 일탈행동, 자살충동과 같은 온오프라인 괴롭힘에 대해 조사한 뒤 위와 같은 결과를 2017년 2월 과학전문지에 발표했다.

2010년 발표된 전국 7559명의 청소년에 대한 괴롭힘 조사결과 이성애 소년은 26%가 피해를 입은 데 비해 양성애 소년은 35.7%, 게이 소년은 43.6%로 나타났다. 또한 이성애 소녀의 피해자는 15.9%였지만 양성애 소녀는 25.6%, 레즈비언은 40%였다(Berlan, E. D., Corliss, H. L., Field, A. E., Goodman, E., & Austin, S. B. (2010). Sexual orientation and bullying among adolescents in the Growing Up Today study. The Journal of Adolescent Health, 46, 366–371). 한편 2012년에 실시된 미국의 10 – 20살 LGBT 청소년의 55.2%는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한 온라인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이들은 부모나 학교 교사에게 사이버 괴롭힘에 대해 거의 알리지 않아 그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Kosciw, J. G., Greytak, E. A., Bartkiewicz, M. J., Boesen, M.J., & Palmer, N.A. (2012). The 2011 national school climate survey: The Experiences of 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 youth in our nation’s schools. New York: GLSEN).

성적 괴롭힘은 4가지 요인을 지니는데 첫째 그 행동이 공격적이고 부정적이며 둘째 그 행동이 지속적으로 행해지며 셋째 그 행동이 두 당사자 간에 힘이 불균형한 관계에서 일어나며, 넷째 그 행동이 다분히 의도적인 것 등이다(Florida Atlantic University. "Nationwide teen bullying and cyberbullying study reveals significant issues impacting youth." ScienceDaily. ScienceDaily, 21 February 2017 /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7/02/170221102036.htm).

성적 괴롭힘은 6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첫째 육체적 괴롭힘이다. 이는 자신의 위세를 유지하거나 남을 억압하기 위해 주먹으로 때리는 것과 같은 육체적 공격이 일반적이다. 둘째 말로 하는 괴롭힘이다. 모욕적인 말이나 표현으로 하는 괴롭힘이다. 셋째 근거 없는 루머를 퍼뜨리거나 왕따를 시키는 것처럼 타인의 사회적 위신이나 관계를 해치는 식으로 괴롭히는 경우다.

넷째 온라인 괴롭힘으로 핸드폰이나 SNS 등을 통해 공개 또는 비공개로 모욕, 위협하는 형태로 그 피해가 가장 크다. 다섯째 성적 괴롭힘으로 성적 행위를 연상시키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하거나 성적인 의미가 담긴 언어폭력을 가하는 경우다. 여섯째 사회적 편견을 앞세운 괴롭힘으로 타인의 성적 지향이나 성적 정체성을 빌미로 모욕하거나 공격하는 행위다(https://www.kennedykrieger.org/sites/default/files/bullying-of-lgbt-youth.pdf).

청소년에 대한 괴롭힘은 흔히 경미한 공격행위로 여기면서 가볍게 넘기기 쉽다. 하지만 언어나 비언어적 폭력은 괴롭힘 행위를 더욱 지속시키는 기폭제가 되거나 성적 소수자가 견디기 힘든 건전치 못한 환경을 유지시키는 부작용이 있다.

LGBT 청소년이 겪게 되는 괴롭힘은 간단하고 일반적인 언어적 또는 육체적 모욕 등으로 표현되면서 성적 소수자를 향한 적대적이고 모욕적인 동성애 혐오 메시지를 확산시킨다. 의도적으로 행하는 괴롭힘은 얼굴을 때리는 것과 같은 육체적 폭력이나 위협적 언사와 같은 언어폭력, 공격 대상에 대해 낙인을 찍는 것과 같은 온라인 괴롭힘 등으로 나타난다(Nadal, K. L., Rivera, D. P., & Corpus, M. J. H. (2010). Sexual orientation and transgender microaggressions in everyday life: Experiences of lesbians, gays, bisexuals, and transgender individuals. In D. W. Sue (Ed.), Microaggressions and marginality: Manifestation, dynamics, and impact (pp. 217– 240). New York: Wiley).

성적 소수자에 대한 괴롭힘은 큰 의도가 없이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들에게 불안전하고 비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위험이 있다. 실제 LGBT 청소년들이 이런 피해를 당하고 있다. LGBT 청소년들은 괴롭힘을 무시하라는 식의 충고를 많이 듣는다. 괴롭힘에 대해 맞대응하는 것은 상황을 증폭시킨다고 말하는데 이는 오히려 LGBT 청소년들의 환경을 경멸적이고 견디기 힘든 그런 상황으로 만들기도 한다.

LGBT와 같은 성적 소수자들이 차별과 편견으로 인한 심신 건강을 해치게 된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LGBT에게 가해지는 괴롭힘 등은 LGBT 청소년의 웰빙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Cochran, S. D, Sullivan, J. G., & Mays, V. M. (2003). Prevalence of mental disorders, psychological distress, and mental health services use among LGB adults in the United States. Journal of Consulting & Clinical Psychology, 71, 53-61). LGBT 청소년 가운데 괴롭힘의 피해자가 된 경우 우울증이나 불안증세, 학교 성적 부진, 생활 만족감 저하, 친구관계 비정상 등의 고통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면, 중학생 전후 연령대의 LGBT 청소년이 동료로부터 괴롭힘을 심하게 받았을 경우 2-3년 후에 우울증에 시달리거나 5년 후 알코올, 마리화나, 담배 등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미국 델라웨어 대학 발레리 언쇼우 조교수 등은 미국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6개 주 중고교생 4,297명에 대한 2004~2011년 동안의 학교생활 건강 기록 등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2017년 5월 과학전문지에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Valerie A. Earnshaw, Marc N. Elliott, Sari L. Reisner, Sylvie Mrug, Michael Windle, Susan Tortolero Emery, Melissa F. Peskin, Mark A. Schuster. Peer Victimization, Depressive Symptoms, and Substance Use: A Longitudinal Analysis. Pediatrics, 2017 / University of Delaware. "Bullying's lasting impact: Peer victimization in fifth grade increases health risks a few years after the incidents." ScienceDaily. ScienceDaily, 8 May 2017 / www.sciencedaily.com/releases/2017/05/170508144650.htm). -고교 1년 연령대 청소년은 2%가 알코올을, 15.2%는 마리화나를, 11.7%는 담배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LGBT 청소년의 경우 소년보다 소녀가 알코올을 더 이용했고 마리화나나 담배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성소수자 관련 교육이 변  전 하사 비극 막아

성소수자를 보호하고 그들이 일반시민과 동등한 권리를 누리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에서의 교육이 필수적인데 일부 종교단체가 이를 반대하는 것은 심각한 적폐다. 영국 등 외국에서 실시중이고 유엔이나 세계인권단체가 권장하고 있는 성 소수자 보호 당위성에 귀를 막고 근거 없는 주장으로 반대하는 행위에 대해 사회적 대처가 강구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차별을 방치하거나 심지어 그것을 제도로 방치해놓는다면 인권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없다. 우리 사회의 성소수자들이 그늘 속에서 괴로워하는 일이 더 이상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 변희수 전 하사가 겪은 참혹한 현실의 벽을 타파할 수 있다.

▲ 고(故) 변희수 전 하사. 사진=노컷뉴스
▲ 고(故) 변희수 전 하사. 사진=노컷뉴스

반동성애 진영은 서울특별시교육청의 2기 학생인권종합계'이 동성애를 옹호·조장한다며 기자회견, 1인 시위, 전화, 메일 등을 통해 교육청을 공격해왔다. 반동성애 진영은 2기 학생인권종합계획안에 들어간 ‘성 소수’라는 단어는 모호한 표현이라며, 그 안에 ‘동물 성애’, ‘소아 성애’ 등 이상 성애도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이는 동성애를 이상 성욕에 포함시켜 공격할 때 쓰는 전형적인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반동성애 진영은,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아동 학대가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면서,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 역시 인권을 침해받을 경우 학생인권교육센터에 신고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한 것에 대해서도 “만 3세 아이들에게 젠더 이데올로기를 주입하고 동성애를 가르치려고 한다”고 왜곡했다(뉴스앤조이 2021년 01월28일).

동성애 조장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서울특별시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은 2019년 12월 나온 바 있다. 헌재는 당시 “초등학교·중학교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이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판결의 심판대상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5조3항으로, 학교장과 교직원·학생 등이 성별이나 종교,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차별적 언사나 혐오적 표현을 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이었다. 기독교 단체와 일부 학부모 단체들은 해당 항목이 ‘동성애를 조장할 수 있다’며 차별받지 않게 하겠다는 미명 하에, 사실상 학생간 동성애를 옹호하고 조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헌재가 인정하지 않았다 (펜앤드마이크 2019년 12월9일).

헌재는 “차별·혐오 표현은 개인이나 소수자의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침해하고 특정 집단의 가치를 부정한다”며 “금지되는 것이 헌법상 인간의 존엄성 보장 측면에서 긴요하다”고 판단 취지를 설명했다. 학생인권조례는 2010년부터 논란이 돼왔던 주제로 학생에 대한 체벌 금지, 두발과 복장 규정・휴대폰 사용 규정 완화가 주 내용이지만, 일부 항목에는 “성적 지향, 성 정체성 등으로 차별받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반동성애 단체들은 근거 없는 구호를 내세우거나 가짜뉴스를 앞세워 서울특별시교육청의 학생조례에 대한 비방과 반대를 일삼아왔다. 이는 유엔, 국제인권기구 등의 성소수자 등에 대한 과학적 조사에 따른 결과를 외면하면서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쪽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폐해가 심각하다는 점을 모두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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