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블로그에 2주간 일기를 쓰면 네이버페이 1만6000원을 주는 이벤트를 기획했다가 사흘 만에 참여자들에게 1000원을 주고 ‘조기종료’를 알려 비판을 받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 측은 조기종료 이유를 ‘어뷰징’이라고 알렸다. 조기종료를 알리는 공지글에 댓글이 1만개 이상 달리는 등 비판이 거세 두번째 사과문을 냈지만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사례는 네이버 마케팅 실패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네이버 블로그는 4월27일 ‘#오늘일기’ 챌린지 소식을 공지했다. 이 챌린지는 5월1일부터 5월14일까지 매일매일 블로그에 일기를 남기면 3일에 1000원, 10일에 5000원, 14일에 10000원을 네이버 페이로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2주 동안 매일 일기를 쓰면 총 1만6000원을 받을 수 있다.

▲네이버 블로그 '오늘일기' 챌린지.
▲네이버 블로그 '오늘일기' 챌린지.
▲네이버 블로그 '오늘일기' 챌린지 설명.
▲네이버 블로그 '오늘일기' 챌린지 설명.

그러나 챌린지는 시작한 지 3일 만에 끝나버렸다. 네이버 블로그 측은 3일 급작스럽게 “챌린지를 조기 종료하게 됐다”며 “매일매일 자신의 진짜 일상 일기를 기록하시는 분들을 독려하는 취지로 챌린지를 오픈했으나 여러 아이디로 복사 글을 붙여쓰기하는 등 어뷰징 형태의 참여자가 지나치게 많았다”고 밝혔다.

네이버 블로그 측은 “이벤트는 조기 종료되지만 3일 차까지 참여하신 분들께는 3일 차에 해당되는 이벤트 혜택을 지급해 드릴 예정”이라며 3일 동안 글을 쓴 유저들에게 1000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오늘일기' 챌린지 조기종료를 알린 네이버 블로그.
▲'오늘일기' 챌린지 조기종료를 알린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블로그가 이벤트 조기종료를 알리자 이를 비판하는 댓글이 9999개 이상 달린 모습.
▲네이버 블로그가 이벤트 조기종료를 알리자 이를 비판하는 댓글이 9999개 이상 달린 모습.

해당 공지글에는 9999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면서 비판이 이어졌다. “네이버페이에 가입하고 3일 연속 블로그 글을 올리면 1000원을 준다고 했으면 누가 했겠냐”, “회원들 우롱하고 있다. 이런 변수 생길 것도 예상 못하고 죄송하다고 하면 끝이냐”, “네이버에서 어뷰징을 잡을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비판들이 달렸다.

수많은 비판이 이어지자 네이버 블로그 측은 다시 한번 사과문을 올렸다.

네이버 블로그팀은 4일 공식 블로그에 “어제 급작스러운 이벤트 종료 공지로 당황하셨을 블로거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드린다”며 “이벤트 참여에 대한 뜨거운 열기가 계속되면서 이벤트의 기획 의도와 본래 취지와는 거리가 먼 내용과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참여 해주시는 분들도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됐다”고 밝혔다.

네이버 블로그팀은 “챌린지 14일 완주를 유지하며 성실하게 참여해 주신 사용자분들께 혜택을 드리는 것 또한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일부 사용자분들에게만 혜택을 드리게 될 경우 14일간의 포스팅 중 유효한 응모글과 유효하지 않은 응모글을 판별하는 기준이 주관적일 수 있어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좀더 세심하게 준비하고, 안내를 잘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여러 상황을 대비하지 못하고, 블로거분들에게 혼란을 드리게 돼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네이버 블로그 측이 올린 두번째 사과문.
▲네이버 블로그 측이 올린 두번째 사과문.

이들은 “블로그팀은 이번 일을 계기로 블로그에서 진행되는 이벤트, 공지사항 등 블로거분들과 소통하는 모든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이 없는지 더욱 꼼꼼하게 살펴볼 것을 약속드린다”며 “이번 이벤트를 기대하시고 열심히 참여해 주신 많은 블로거분들께 실망 안겨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네이버 블로그의 두 번째 사과문에도 4일 오전 기준 2500여개의 비판 댓글이 달렸다. 블로그 댓글에는 “이런 것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 황당하다”, “대기업 이벤트 기획인데 생각하고 기획했어야지 돈 쓰고 욕먹는다”, “네이버에 놀아난 기분을 벗어날 수 없다”는 비판이 계속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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