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직무긍정평가)가 취임이후 처음으로 30% 아래로 추락했다. 3월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두달 동안 계속 이어지다 최저치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재보선 참패와 맞물려 당 쇄신노력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고, 부동산 가격 폭등 문제 해결의 신뢰를 주지 못한데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을 탄탄하게 뒷받침해온 40대의 이탈 현상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순부터 문 대통령의 긍정률이 40% 아래로 내려가면서 40대 응답자의 긍정률과 부정률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줄어들다 이번엔 9%포인트로 오차범위를 넘어섰다.

한국갤럽이 지난 27~29일(4월 5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29%가 긍정 평가했고 60%는 부정 평가했으며 그 외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4%, 모름/응답거절 7%).

문 대통령의 직무 긍정률은 지난주 대비 2%포인트 하락했고, 부정률은 그대로다. 4·7 재보궐선거 이후 3주째 긍정률은 30% 내외, 부정률은 60% 선이다. 한국갤럽은 “다만, 수치상 직무 긍정률 29%는 문 대통령 취임 후 최저치”라고 밝혔다.

연령별로는 긍정률과 부정률이 각각 18~29세(‘20대’) 21%와 62%, 30대는 41%와 49%, 40대 43%와 52%, 50대 29%와 61%, 60대 이상 20%와 68%였다. 지지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65%가 긍정 평가했고, 국민의힘 지지층은 93%가 부정 평가했다. 무당(無黨)층은 부정률이 크게 앞섰다(긍정 14%, 부정 67%).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9일 광주 글로벌모터스 기념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9일 광주 글로벌모터스 기념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전임 정권 때를 보면,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1년11개월 즈음인 2015년 1월 넷째 주 처음으로 직무 긍정률이 29%였고, 그해 6월 셋째 주에도 29%로 하락했다가 다시 올랐다.

문재인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들(295명, 자유응답)은 그 이유로 “코로나 19 대처”(36%), “최선을 다함/열심히 한다”(8%), “주관·소신 있다”(4%) 등이었다.

이에 반해 부정평가자들(597명)은 그 이유로 “부동산 정책”(28%), “코로나19 대처 미흡”(17%)을 꼽았다. 이들은 이밖에도 “경제/민생 문제 해결 부족”(9%), “전반적으로 부족하다”, “인사(人事) 문제”(이상 5%), “독단적/일방적/편파적”(4%), “공정하지 못함/내로남불”(3%) 등을 지적했다.

40대 이탈현상도 나타나…부정, 긍정보다 9%포인트↑ 오차범위 밖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40대 이탈현상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40대 응답들의 경우 지난달 첫째주와 둘째주 조사에서만 해도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뚜렷하게 높았다. 한국갤럽이 3월1주(3월2일~4일 조사) 조사결과 문 대통령 긍정률 40%, 부정률 51%이었지만, 40대의 긍정평가는 49%, 부정평가 41%로 오차범위(±3.1%) 밖이었다. 3월2주(3월9일~10일) 조사에서도 전체적으로 문 대통령 긍정평가 38%, 부정평가 54%였지만, 40대 응답자의 긍정평가는 54%, 부정평가는 41%였다.

그러나 이 같은 40대의 문재인 지지구도는 3월 3주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3월3주 40대의 문 대통령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각각 49%와 46%로 차이가 오차범위 내였고, 3월4주도 긍정률과 부정률이 각각 49%와 48%로 팽팽해졌다. 4월 1주에선 오차범위 내이지만 처음으로 40대의 문 대통령 긍부정 평가 역전현상(긍정률 43% 부정률 47%)이 나타났다. 재보선 참패가 나타난 이후 첫 조사인 4월 3주 조사에서는 40대의 문 대통령 긍정률 41%, 부정률 53%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12%포인트 차이까지 벌어져 처음으로 오차범위를 넘어섰다.

이후 지난 4월 4주(4월20일~22일 조사)엔 다시 40대의 문 대통령 긍부정 평가가 오차범위 내(긍정률 48% 부정률 44%)로 줄어들었으나 이번 4월 5주 조사에선 40대의 문 대통령 긍정평가가 43% 부정평가가 52%로 오차범위를 넘어선 차이를 보였다.

▲한국갤럽이 30일 발표한 주간 문재인 대통령 직무평가 그래프. 이미지=한국갤럽
▲한국갤럽이 30일 발표한 주간 문재인 대통령 직무평가 그래프. 이미지=한국갤럽
▲한국갤럽이 지난 23일 발표한 주간 문재인 대통령 직무 평가 연령별 그래프. 이미지=한국갤럽
▲한국갤럽이 지난 23일 발표한 주간 문재인 대통령 직무 평가 연령별 그래프. 이미지=한국갤럽

 

한편, 한국갤럽이 실시한 주간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33%, 국민의힘 28%, 지지정당이 없는 무당(無黨)층 27%, 정의당과 국민의당이 각각 4%, 열린민주당 2%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40대에서 43%, 국민의힘은 60대 이상에서 41%로 가장 높았고, 무당층 비율은 20대에서 39%로 가장 많았다.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층의 68%가 더불어민주당, 보수층의 55%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도층에서는 더불어민주당 31%, 국민의힘 23%였으며, 32%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한국갤럽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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