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딸의 하나고 편입학 당시 입학 점수 조작 의혹을 받는 피의자들이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수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는 7년으로 오는 8월에 만료된다. 

미디어오늘 취재에 따르면 서울 서부지방검찰청 형사5부(최명규 부장검사)는 최근 업무방해, 문서 위조 등의 혐의를 받는 피의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피의자들은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 김승유 전 하나학원 이사장, 이아무개 하나고 전 교장, 정아무개 하나고 전 교감 등 총 4명이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동아미디어그룹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동아미디어그룹 사옥. 사진=미디어오늘.

김재호 사장 딸인 김아무개씨는 2014년 서울 은평구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인 하나고등학교에 편입학 전형으로 합격했다. 김씨는 당시 하나고 편입학 일반전형의 유일한 합격자였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하나고 안팎에서는 정당한 채용이었냐는 의혹 제기가 나왔다.

이듬해인 2015년 8월 전경원 하나고 교사는 서울시의회 행정사무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하나고의 학생 성적 조작에 의한 입시부정과 학교폭력 은폐 등을 공익 제보했다. 이후 서울시교육청은 하나고에 대한 특별 감사를 진행했는데, 감사 결과 김 사장 딸인 김씨가 면접관으로부터 처음에 12점을 받았으나 15점으로 변경 표기됐다. 관련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자, 같은 해 11월 하나고를 서부지검에 고발했다.

그러나 서부지검은 2016년 11월 하나고 관계자 전원을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검찰은 “점수가 조작됐더라도 합격자가 바뀔 상황이 아니었다”라는 불기소 이유를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항고했지만 검찰은 2017년 4월 기각했다.

4년 뒤인 201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면접·서류 평가위원 2명인데 필적은 4명인 채점표의 수상한 글씨체들을 발견했다. 전교조는 서울중앙지검에 다시 고발장을 접수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진척 없는 수사 상황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중앙지검은 서부지검으로 사건을 이송했다. 서부지검은 지난 1월 이아무개 당시 하나고 입학홍보부장을 소환해 조사를 시작했고, 최근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사건의 고발대리인인 조민지 민주노총법률원(법무법인 여는) 변호사는 22일 미디어오늘에 “고발한 지 2년이 다 돼가는데 이제야 피의자들을 소환 조사했다는 게 아쉽다. 수사가 좀 늦어진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소환 조사한 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뒤 “이 사건 관련 증거가 충분한 만큼 기소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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