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중앙일보 칼럼(‘김어준 없는 아침이 두려운 사람들’)에 정정보도와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달 31일자에 실린 이 칼럼은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유익·신뢰·중립·시의·흥미성 모두 최하위였다는 조사를 인용하고, 정부와 서울시·교육청이 김어준 프로그램을 지원하면서 공공재인 TBS를 사유화했다고 비판했다. 또 김어준씨가 반지성주의적이며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도 김어준 방송을 활용해왔다고 지적했다.

TBS는 진 전 교수가 중앙일보 칼럼에 인용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KOBACO) 조사가 신뢰성이 떨어지는 자료라고 반박했다. 

코바코는 해당 조사 결과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입장을 낸 바 있다. TBS는 이 조사를 칼럼에 인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등의 5가지 문제점을 이유로 칼럼 정정을 요청했다.

TBS 측은 2일 미디어오늘에 “부정확한 내용과 사실 왜곡으로 TBS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게 하는 글이라는 판단에서 정정보도와 사과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진 전 교수는 TBS 반론을 두고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바코 조사는 연합뉴스 보도를 근거로 쓴 것인데 코바코 측에서 공신력이 없다고 해서 사용 자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중앙일보에 그 부분을 독자들에게 공지해달라고 해뒀다”며 “나머지는 지적은 해석에 관한 것이니 여러분이 읽고 판단하시면 될 듯”이라고 밝혔다.

▲중앙일보에 게재된 진중권 칼럼.
▲중앙일보에 게재된 진중권 칼럼.

진 전 교수는 칼럼에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조사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경쟁 프로그램 중 유익성·신뢰성·중립성·시의성·흥미성의 5개 항목 모두에서 최하위. 특히 공영방송의 생명인 ‘중립성’은 54점으로 경쟁 프로그램인 ‘김현정의 뉴스쇼’(87점)나 ‘김종배의 시선집중’(84점)에 30점 이상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썼는데, TBS는 해당 코바코 조사는 신뢰성이 떨어지는 자료라고 설명했다. “코바코에서 자사 홈페이지 입장문을 통해 TBS 뉴스공장 제작진에게 유감을 표하고 언론에 관련 보도를 삼가줄 것을 공식 요청한 바 있는 자료”라는 것이다.

[관련기사 : ‘뉴스공장 중립적이지 않아’ 조사에 TBS “왜곡된 자료”]

▲코바코 홈페이지의 공지사항 부분.
▲코바코 홈페이지의 공지사항 부분.

정부와 서울시·교육청이 홍보·광고예산 상당 부분을 뉴스공장에 집행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TBS는 “김어준의 뉴스공장 청취율이 동시간대 1위로 광고 효과가 크고, 타 방송사보다 광고 단가가 50% 선으로 저렴하므로 집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진 전 교수 칼럼 가운데 “4기 방통심의위 출범 이후 ‘뉴스공장’이 받은 6차례의 제재는 사유가 모두 ‘객관성 위반’. 그동안 노골적으로 당파성·편파성을 추구해 왔다는 얘기”라는 대목에 TBS는 “최근 4년간 받은 법정 제재 6건 중 4건은 출연자 돌발 발언이나 출연자가 제시한 자료의 오류에 의한 것”이라며 “진행자 김어준의 발언이 문제가 된 건 2017년 여론조사 부적절 인용, 2020년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에 대한 언급으로 2건이다. 뉴스공장이 노골적으로 당파성·편파성을 추구해왔다고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TBS 제공.
▲TBS 제공.

진 전 교수 칼럼 가운데 “지난 2011년 김어준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박원순 후보에게 ‘시장 되면 저에게 교통방송을 달라’고 농을 했단다. 이 농담은 5년 뒤인 2016년 정말 현실이 된다”는 구절에 TBS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가을 개편을 앞두고 아침 시사 프로그램 새 진행자를 모색하던 제작진이 당시 팟캐스트로 인기를 끌던 김어준을 진행자로 발탁했을 뿐 서울시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TBS는 “해당 에피소드가 언급된 2011년 ‘한겨레’ 칼럼은 김어준의 농담을 통해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절 TBS의 방송 기조를 비판하며 공영방송 TBS를 시민의 품으로 돌려줄 것으로 촉구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기사: 한겨레 [야! 한국사회] 박원순과 ‘교통방송’]

그 외 TBS는 “진 전 교수는 인터넷 방송 ‘다스뵈이다’에 출연한 민주당 인사 발언을 칼럼 전반에 걸쳐 인용하며 ‘그의 방송은 퇴출당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하는데 ‘다스뵈이다’와 공영방송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제작 주체와 목적이 전혀 다른 별개의 프로그램”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TBS 측은 “TBS에 대한 사회적 평판을 저하시키고 시민들에게 TBS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한 3월31일자 진중권 전 교수 칼럼과 이를 게재한 중앙일보에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해당 내용에 대한 정정보도와 사과를 공개 요청한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tbs의 정치방송” 기고 실은 조선일보 정정보도 판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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