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이 보유세 인상을 전두환 정권 계엄군의 시민 폭행에 비유해 5·18민주화운동 당시 사진을 부적절하게 차용한 만평을 내놨다가 비판이 일자 온라인에서 삭제했다.

경북 대구지역 일간지 매일신문은 18일자 ‘매일희평’ 코너에서 ‘집 없이 떠돌거나 아닌 밤중에 두들겨 맞거나’라는 제목으로 만평을 지면에 냈다. 김경수 시사만화가가 그렸다. 매일희평은 1980년 5·18 계엄군의 폭력 진압 장면을 차용해 9억 이상 주택 보유세 인상을 조롱했다.

만평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건강보험료를 각각 광주 시민을 폭행하고 있는 공수부대원으로 묘사했다. 바닥에 웅크려 폭행 당하는 시민은 ‘아닌 밤중에 9억 초과 1주택자’라고 이름 붙였다. 실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서 기록한 사진 속 구도와 인물의 모습을 모방해 묘사했다. 만평은 이 장면을 두고 ‘토지 공개념이 아닌 토지 독재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19일 매일신문 만평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사진을 차용해 보유세 인상을 공수부대의 광주 시민 폭행에 비유했다.
▲18일자 매일신문 만평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사진을 차용해 보유세 인상을 공수부대의 광주 시민 폭행에 비유했다.

이에 광주 학살 피해자에 대한 모욕이자 역사적 의미를 왜곡하는 만평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 15일 아파트와 연립, 다세대주택에 대한 세금 부과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가 19.08% 상승했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늘어 일부 고가와 다주택 보유자들의 세부담이 커진다. 이중 지역 가입자의 경우 건강보험료도 오른다. 만평은 이 같은 보유세 인상을 군사독재 정권의 학살에 비유한 것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19일 “5·18 민주화운동을 모욕한 신문사 처벌”을 청원하는 글이 올라왔다. 

매일신문은 SNS상 비판이 쏟아지자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만평을 온라인에서 삭제했다.

▲지난해 8월24일 게재된 매일신문 만평. 매일신문 웹사이트
▲지난해 8월24일 게재된 매일신문 만평. 매일신문 웹사이트

매일신문과 김경수 만화가는 지난해에도 한차례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폭행을 소재로 부적절한 만평을 그린 적 있다. 지난해 8월 만평에서 법원이 보수단체들의 8·15 광복절 집회를 허용한 이후 상황을 그리면서 집회를 허용한 판사를 폭행 당하는 광주 시민으로, “친문”을 폭행하는 계엄군으로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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