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이 경쟁적으로 콘텐츠를 확장하는 가운데, ‘왓챠’가 인기 유튜브 채널의 감독·확장판 시리즈를 선보였다. 수십만 구독자를 보유한 크리에이터들과의 협력을 통해 콘텐츠 다각화와 동시에 ‘숏 폼’(short-form) 시장 접근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왓챠는 9일 31만여명이 구독하는 유튜브 이과장 채널의 ‘좋좋소’ 6화 확장판을 선공개했다. ‘중낳괴’(중소기업이 낳은 괴물)로 불리는 유튜버 이과장이 제작한 웹드라마로 중소기업을 다니면서 마주할 수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풍자적으로 담은 콘텐츠다. 앞으로 매주 화, 금요일 왓챠를 통해 확장판이 독점 공개된다.

106만명이 구독하는 하하하(haha ha) 콘텐츠도 왓챠에 입성했다. 양어장을 운영하는 크리에이터가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고 집을 지어주거나, 고양이들이 자연을 뛰노는 풍경에 단순한 자막을 얹은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왓챠는 길고양이들의 모습을 ‘하하하 냥이네’로 반려견 이야기는 ‘하하하 멍이네’로 나누어 제공한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하하하(haha ha) 콘텐츠가 왓챠를 통해 '하하하 냥이네'로 제공된다. 사진=왓챠
▲유튜브 크리에이터 하하하(haha ha) 콘텐츠가 왓챠를 통해 '하하하 냥이네'로 제공된다. 사진=왓챠

34만여 구독자를 지닌 축구 전문 유튜버 김진짜의 콘텐츠도 왓챠에서 제공된다. 손흥민 선수가 속한 토트넘 경기를 위주로 분석한 ‘진짜 경기분석’, 유명 선수들을 리뷰하는 ‘진짜 선수분석’, 각종 축구 관련 이야기를 엮은 ‘진짜 축구 이야기’ 등이다. 영국 프로축구 리그 코치를 꿈꿨던 김진짜의 전문적인 축구 콘텐츠가 확장판으로 제작된다.

이밖에 유명 웹툰 작가 이말년이 노후대비를 위해 주식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말년을 행복하게’도 매주 목요일 새로운 확장판 에피소드로 공개된다. 모바일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원작으로 한 웹드라마 ‘일진에게 찍혔을 때’도 감독판으로 제공된다.

왓챠 측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왓챠 이용자들이 즐겨 볼 수 있을만한 웰메이드 콘텐츠를 수급하는 걸 지향한다”며 “왓챠 이용자들이 좋아할 만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별해서 가져오는 중”이라고 밝혔다.

▲왓챠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김진짜의 축구 콘텐츠들을 확장판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진=왓챠
▲왓챠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김진짜의 축구 콘텐츠들을 확장판으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사진=왓챠

다만 이미 어느정도 공개됐거나 해당 크리에이터의 유튜브 채널에서도 볼 수 있는 콘텐츠들이 얼마나 구독자를 유인할 수 있을지 의문도 남는다. 이에 왓챠 관계자는 “‘좋좋소’처럼 유튜브가 아닌 왓챠에서 선공개되는 것도 있다. 하루 먼저, 미공개 컷이 추가된 버젼을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유튜브 프리미엄을 안 쓰는 사람이라면, 같은 콘텐츠를 유튜브가 아닌 왓챠에서 광고 없이 쭉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왓챠는 지난해 ‘왓챠 시리즈 각본 공모전’을 열어 수상작이나 외부 공모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제작 방침은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유튜브 콘텐츠와 연계된 ‘준 오리지널’ 콘텐츠가 사실상 첫 발인 셈이다. 왓챠 측은 “왓챠 ‘익스클루시브’ 독점 콘텐츠든, 이런 유튜브 숏폼 콘텐츠든, 앞으로도 이용자 분들께 더 다양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OTT 사업자들은 너도나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대규모 예산을 쏟고 있다. 웨이브의 자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는 최대주주 SK텔레콤이 5년간 3900억원을 투자한다. 향후 3년간 4000억원 투자가 확정된 티빙은 올해 2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OTT 공룡’ 넷플릭스는 최근 한국 콘텐츠 제작에 5억달러(한화 약 55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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