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구성원들이 ‘뉴스룸 영광’을 되찾기 위해 ‘합리적 진보’ 방향성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좋은 보도를 위해 ‘흥미위주 기사 작성’ ‘포털 랭킹뉴스 및 실시간 검색어 대응 기사’에서 벗어나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JTBC 노동조합은 지난 8일 발행한 노보에서 JTBC ‘뉴스룸’의 현 상황을 진단했다. 조합은 “JTBC 뉴스룸 시청률이 3% 안팎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조합원 사기도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지난 5일자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지난 5일자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노동조합은 “현장 기자들은 뉴스룸 영향력을 키우려면 특종과 묵직한 사회적 의제 형성, 날카로운 권력 감시 등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며 “이슈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구성원과의 소통 과정에서 결정되기를 바라고 있다. 무엇보다 뉴스룸이 추구하는 ‘합리적 진보’가 무엇인지에 대한 구성원 간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방향성에 맞는 콘텐트를 선별하고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JTBC의 A 구성원은 노조와의 인터뷰에서 “뉴스룸이 합리적 진보의 나침반 구실을 하려면 ‘오늘만 때우는’ 뉴스 제작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조합은 ‘안 해도 될 일’로 인해 ‘뼈 때리는 콘텐츠 제작’에 지장이 온다고 지적했다. 노동조합은 “최근에는 포털에서 특정 연령층에 많이 읽힌 흥미 위주 기사, 랭킹뉴스, 실시간 검색어(실검) 기사도 긴급한 처리를 요구한다”고 짚은 뒤 “보도 가치를 이해하기 힘든 뉴스를 중요한 이슈인 양 급박하게 제작하는 일이 반복하면 기자들은 뉴스룸이 우선순위로 삼는 콘텐트가 무엇인지 혼란스러워진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1월에 선포한 ‘2021년 JTBC 디지털 원년’ 대한 비판도 나왔다. 디지털 원년 선포는 보도국도 디지털 대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디지털 원년’ 선언 이후 온라인용 기사 생산에서도 마찬가지다. JTBC만의 디지털 콘텐트 방향성이 정립되지 않다 보니 일단 질보다 양을 강조하게 된다. 일선 기자가 사소한 출입처 보도자료까지 처리하면서 부서별 온라인 기사 할당량을 채우는 현상이 나온다”고 했다.

데스크들의 지시가 일선 기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도 꼬집었다. 노조는 “조합원이 한목소리로 지적한 것은 오후 회의 직후 내려오는 갑작스러운 제작 지시다. 중요한 발생 기사나, 묵혀선 안 될 특종을 처리해야 한다면 응당 제작 지시가 황급히 내려올 수 있다. 문제는 오전 회의 때 이미 킬한 메모, 구문이거나 저널리즘 가치가 떨어지는 타사 보도 등도 이 시간에 지시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타사 뉴스 모니터링 체계가 비효율적이란 의견도 있다. 가령 주간 근무시간 중에 나온 타사 보도 등은 팀별로 내근자나 당번을 정해 모니터링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지만, 이를 개별 기자가 모두 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동시에 정작 필요한 모니터링 업무에는 인력을 투입하지 않는다. 야간 주요 뉴스를 모니터링 하는 철야 업무엔 최소 2명 이상은 필요하다. 야간에 대형 화재 등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철야 근무자 중 한 사람은 취재에 집중하고 다른 사람은 타사 보도를 모니터링해야 하지만, 현재는 1명만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끝으로 노조는 “‘병풍용 내근’도 여전하다. JTBC 스튜디오는 역동적인 뉴스룸 배경 화면을 연출하기 위한 ‘오픈 스튜디오’ 형태다. 배경을 채울 인원이 필요하다 보니,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중인 기자들까지 내근 당번을 하러 회사로 출근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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