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일 국민의힘 초선의원 31명이 북한 원전지원 의혹 관련해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 아니라면 ‘집단적 조현병’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라고 해 논란이 됐다. 이에 같은달 8일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 등은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발언을 비판했다. 

해당 센터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앙장애인위원장인 이종성 의원은 국민의힘을 대표해 정신장애인과 그 가족들에게 상처준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관련 교육실시·가이드북 제작 등을 약속했다. 

한달 만에 또 장애인 비하 발언이 나왔다. 지난 1일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갈팡질팡 대일 인식, 그러니 정신분열적이라는 비판까지 받는 것 아닌가”라고 했고, 다음날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다른 것도 아니고 외교문제에서, 우리 정부를 정신분열적이라 진단할 수밖에 없는 국민의 참담함이란”이라고 했다. 

▲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장애인비하발언을 하자 조선일보가 이를 기사화했고, 해당 기사를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공유하며 장애인비하발언으로 했다. 사진=윤희숙 의원 페이스북
▲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일 장애인비하발언을 하자 조선일보가 이를 기사화했고, 해당 기사를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공유하며 장애인비하발언으로 했다. 사진=윤희숙 의원 페이스북

 

이에 해당센터, 마인드포스트사회적협동조합 등 12개 단체는 지난 4일 “국민의힘은 정신장애인 비하발언 중지를 약속하라”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해 해당 발언을 비판하고 두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정신분열’이라는 표현은 정신장애인을 비하하는 ‘장애 혐오 발언’으로 정치권에서 정신장애를 포함한 장애 비하 발언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정신분열’이라는 용어는 ‘분열’이라는 단어가 포함하는 부정적인 의미가 매우 심각해 사회적으로 낙인을 가중시킨다는 문제가 있어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2011년 ‘조현병’으로 명칭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권 싸움에 정신질환·정신장애를 비유한 것부터 당사자에 대한 문제의식 결여를 나타내며 2011년부터 개정된 명칭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무지함을 한 번 더 절실하게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조태용·윤희숙 두 의원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국민의힘 내 정신장애인인권서약서 서명 실행을 요구했다. 또한 장애인인권서약서 불이행시 징계위원회를 열 것을 주장했다. 

▲ 장애인단체가 준비한 서약서
▲ 장애인단체가 준비한 서약서

 

신석철 송파정신장애동료지원센터장은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은 반복되는 비하 발언의 굴레를 더는 두고 보지 않겠다”며 “우리의 인권과 존엄을 위해 계속해서 투쟁과 저항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는 의미없는 사과와 지켜지지 않는 약속으로 끝내지 않겠다”며 “국민의힘 내 정신장애인인권서약서 서명을 받아 더는 비하 발언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단체는 오는 8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정신장애인 비하발언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앞서 미디어오늘은 ‘정신병이 있다’(박인순 전 자유한국당 의원), ‘정신상태가 걱정된다’(진중권씨), ‘정신분열적 상황’(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꿀먹은 벙어리’(김재식 국민의힘 부대변인) 등 정치권에서 자주 나오는 장애인 비하발언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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