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올 한 해 한국 콘텐츠에 5500억원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OTT 시장 관심사인 ‘디즈니 플러스’(디즈니+) 한국 진출에 “지금은 작은 파이를 두고 싸울 때가 아니다. 파이를 키워나가야 할 때”라며 동반 성장을 강조했다. 

25일 넷플릭스는 ‘See What’s Next Korea 2021 콘텐츠 로드쇼’를 통해 투자 계획과 2021년 콘텐츠들을 홍보했다. 김민영 한국 및 아시아 지역 콘텐츠 담당 총괄(VP)은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온라인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열린 화상 간담회에는 기자 8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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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간담회에선 넷플릭스 속 한국 콘텐츠 위상, 기여도, 한국 콘텐츠가 사랑받는 이유, 콘텐츠 제작에 있어 한국의 의미 등 ‘한국 콘텐츠’에 집중한 질문이 쏟아졌다. 

▲김민영
▲김민영 한국 및 아시아 지역 콘텐츠 담당 총괄(VP). 

김민영 총괄은 “초창기(2016년) 한국 콘텐츠 비중이 적었으나 ‘비밀의숲’, ‘화유기’,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미스 선샤인’이 들어오면서 (한국 콘텐츠가 인기를 끈다는) 시그널이 명확해졌고 확신이 섰다”며 “특히 최근 ‘스위트 홈’은 공개 8일 만에 2200만 가구가 봤다. 한국 콘텐츠는 이미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김 총괄은 “한국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자막과 더빙은 물론이고 시청각적으로 콘텐츠를 보기 어려운 부분이 없도록 자막 캡션, 음성 지원 등 접근성을 올리는 데 더 투자할 것”이라며 “이런 부분을 담당하는 업체들도 넷플릭스와 함께 굉장한 성장을 하고 있다. 이것이 상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2021년은 한국에 디즈니플러스가 진출하는 해다. OTT 시장 미래를 묻는 질문에 김 총괄은 “디즈니 등 다양한 플랫폼이 한국에 진출할 것이고 현재에도 웨이브, 왓차, 티빙 등 많은 플랫폼이 있다”며 “이는 소비자에게 좋은 일이다.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총괄은 “산업 전체가 동반 성장하는 것이 넷플릭스로서는 굉장히 좋은 현상”이라며 “넷플릭스는 창작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곳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현재는 OTT 플랫폼의 전체적 파이를 키워나가야 할 때”라며 “작은 파이를 두고 싸울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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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See What’s Next Korea 2021 콘텐츠 로드쇼’에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승리호'의 인기를 설명하는 부분.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는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지만, 극장 개봉이 어려워지면서 넷플릭스가 콘텐츠를 잠식하고 독점하는 현상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극장과 상생하는 방안이 있느냐는 물음이다. 

김 총괄은 “넷플릭스가 한국 영화계와 동반 성장하고 이것이 결국 한국 영화에 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고 답했다. 

김 총괄은 “넷플릭스 영화는 흥행 걱정 없이 창작자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돕는다. 2억명의 시청자층을 갖고 있어 다양한 작품을 세상에 나오게 한다”며 “다양한 시청자층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극장과 상생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 답변은 없었다. 그러나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투자하고 전 세계 시청층이 볼 수 있게 서비스하면 한국 영화 창작자들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망사용료 관련 질문도 나왔다. 넷플릭스는 현재 망 사용료 문제로 SK브로드밴드와 소송에 나선 상태다. 넷플릭스는 국내 트래픽을 통해 이익을 거두고 있음에도 망 사용료는 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총괄은 “지난 수년간 전 세계 통신사업자와 협력해왔다”며 “다양한 통신사와 소비자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속해서 제안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최근 넷플릭스에 순위 집계가 생겼는데, 이는 기존 사용자가 본 영상에 따른 추천 알고리즘과는 다른 추천 방식이다.

이와 관련 김 총괄은 “SNS에서 ‘넷플릭스 콘텐츠를 실제 보는 시간보다 뭘 볼지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긴 것 같다’는 글을 봤다. (순위 집계는) 어떤 콘텐츠가 인기 있는지 쉽게 볼 수 있게 한 것”이라며 “매일 콘텐츠 탑(TOP) 10이 집계되고, 어떤 작품이 인기를 얻고 무엇을 보면 좋을지 알려주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괄은 “결국 넷플릭스가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다양한 이야기’”라며 “상업적 성공이 보장되는 기존 공식에 따르는 콘텐츠가 아니어도, 190여 개 나라의 다른 문화와 사고를 배우는, 좋은 문화를 가져올 수 있는 역할을 넷플릭스가 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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