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과 뇌물죄 등의 혐의로 법정구속(징역 2년6월)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백신 확보를 위해 출국 준비중이었다는 한국경제신문 기사가 논란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사를 쓴 기자에게 “곡이라도 하라”며 “용비어천가가 눈물겹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법에 따라 죗값을 치르는 것과 백신 확보 활동과 무관한데 구속된 탓에 어렵게 됐다고 연결짓는 것은 본질 호도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기사를 쓴 기자는 기사에 나와 있는 대로 팩트대로 쓴 기사라고 말했다.

한국경제는 지난 19일 오후 온라인 기사 ‘[단독] “이재용, 코로나 백신 확보 위해 출국 앞두고 있었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정부의 특사 자격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출국을 준비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지난 18일 이재용 부회장이 법정구속되면서 이 계획은 무산됐다”고 썼다.

이 신문은 “19일 법조계 및 산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8일 ‘국정농단’ 사건 재판 후 해외출장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정부로부터 '특사'자격을 받아,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한 출장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는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가 “정부쪽과도 얘기가 잘 진행되고 있던 것으로 안다”며 “정부 요청으로 이 부회장이 직접 물량을 구하는 협상가로 나서려 했었는데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가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경제는 “당초 정부는 오래전에 이 부회장에게 백신확보를 부탁했지만 일정이 늦어지면서 해외출장이 재판일정과 맞물리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제가 지난 19일 오후 온라인에 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백신 출장 무산 기사. 사진=기사 갈무리
▲한국경제가 지난 19일 오후 온라인에 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백신 출장 무산 기사. 사진=기사 갈무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정청래 페이스북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정청래 페이스북

 

이를 본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사를 지목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이런 기사 눈물겹습니다’에서 “이재용이 무슨 애국지사라도 되는지...용비어천가가 눈물겹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마치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중에 모함으로 한양으로 압송되는 장면을 보도하는줄 알았다”며 “삼성은 죄를 짓고도 감옥가면 안 되느냐, 삼성은 치외법권 지역이냐”고 반문했다.

정 의원은 기사를 쓴 기자에게 “기자님, 교도소 앞에 가서 곡이라도 하시라”고 풍자했다.

이에 기사를 쓴 남정민 한국경제 기자는 21일 오전 미디어오늘 통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기사는 기사에 나와있는 그대로 이재용 부회장이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출국을 앞두고 있었다는 팩트만 전달한 기사”라고 밝혔다. 백신 확보를 위한 출장과 이재용의 죗값을 응당 치르는 것은 무관한데 이를 연결한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남 기자는 “이외 따로 답변할 사항 없다”고 밝혔다.

▲한국경제 2021년 1월20일자 2면
▲한국경제 2021년 1월20일자 2면
▲동아일보 2021년 1월20일자 1면과 5면
▲동아일보 2021년 1월20일자 1면과 5면

 

이와 함께 동아일보도 지난 20일자 1면 기사 ‘이재용, 백신 확보 위해 UAE 갈 예정이었다’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백신 도입을 논의하려 이달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부회장의 방문은 5G(5세대) 이동통신 등 삼성전자 사업 협력 논의뿐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 확보 협상 목적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썼다. 이 신문은 “이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정부와 협력해 화이자 등 백신 도입에 직접 나서 왔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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