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지하수에서 71만3000베크렐의 대규모 삼중수소(방사성물질)가 발생한 원인을 두고 한국수력원자력이 내놓은 실험결과가 논란이다. 해당 지역의 공기중 삼중수소 농도가 75일간 1800배나 올랐다는 설명인데, 왜 유독 이 곳 공기중 농도만 높은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한수원은 또 사용후핵연료수조(SFB)의 차수막이 손상된 것을 사고발생 6년이 지나고서야 인지했다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했다. 그러나 어디가 어떻게 손상돼 새는 곳이 어디인지, 왜 파손됐는지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원흥대 한수원 월성원전 본부장은 18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단이 방문한 현황보고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원 본부장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 20112년에 월성 원전 1호기 보강공사를 하던중 변경설계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추가공사 없이 실행하다 이 같은 사고가 있었다며 현재 국제 손해배상 절차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건의 가장 중요한 부분 비계획적 유출이 있다는 것이며, 월성 원전 1호기에 공사중 손상이 됐는데, 원안위가 전혀 몰랐고, 6,7년이 지나도록 손상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유출이 어디서 얼만큼 있었는지 조사가 전혀 안돼 있으면서 안전하다고 하니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원흥대 본부장은 “우리가 잘못한 것은 맞는다”면서도 “설계변경 과정에서 인지하고 해야 하는데, 원설계자가 하다보니 방심했던 부분도 있고, 1호기 보강공사후 2018년 8월에 월성 원전 2,3,4호기도 공사하기 위해 도면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여기 차수판이 있구나, 손상이 됐겠구나’라고 인지한 후 원안위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원 본부장은 “운이 좋았다”며 “(사용후핵연료의) 1차 차단막에서 삼중수소 누출 검출이 안돼 (차단막의 성분인) 콘크리트와 유리섬유 에폭시 라이너 기능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라 설명했다. 또한 그는 토양 조사에서 (1호기쪽에는) 감마핵종이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건물 내부에서 71만3000베크렐/리터의 삼중수소가 발견된 원인을 두고 원 본부장은 해당 배수로로 유입되는 물 속의 농도가 모두 2290~2300베크렐/리터여서 도저히 71만 베크렐 농도가 나온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원 본부장은 그러면서 여러 학계쪽에 문의한 결과 공기중 농도가 높으면 물에 흡착된다는 논문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실험을 했다고 설명했다. 원 본부장은 현장에 있는 물을 떠서 (해당 위치에) 놓아두고 2주동안 한번씩 체크해보니 삼중수소 농도가 점점 농도가 늘어나 1800배 정도까지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삼중수소 농도가 75일 만에 600베크렐/리터였던 것이 120만베크렐/리터까지 증가한 실험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원흥대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발전소 본부장이 18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월성원전 방사성물질 누출 관련 현황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포항MBC 영상갈무리
▲원흥대 한국수력원자력 월성원자력발전소 본부장이 18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월성원전 방사성물질 누출 관련 현황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포항MBC 영상갈무리

이성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1만 베크렐이 넘는 곳이 왜 한군데 만 나왔느냐”고 따졌고, 같은 당의 위성곤 의원도 “75일 동안 120만베크렐/리터까지 올랐다면 하루 평균 1만6000베크렐/리터의 삼중수소가 물에 흡착돼야 한다는 얘기인데 그 원인은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그러자 원 본부장은 “공기중 전이에 대한 논문이 많이 없어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답변해 분명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위성곤 의원은 다시 “내부의 시스템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환기등 공기를 통해 매일 정화된다면 하루에 1만2000베크렐이 물에 흡착되지 않아야 할텐데, 내부관리가 제대로 안되고 있는 것 아니냐. 그것이 정상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원 본부장은 “그 실험자체의 환경은 정상적이고, 그 결과의 데이터를 갖고 있지만 좀 더 저명한 방사선학회와 같이 논의해봐야 한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도 똑같이 설명드리고 나서 나온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니, 국민들이 이해를 하나도 못하고 있더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방사선 전문가 아니기 때문에 검증이 필요하지만, 저희가 찾은 원인의 개연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누설이 됐다면 어디서 샜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일하는 분만 수천명이 되는데, 일부 경계우물엔 (삼중수소 농도가) 리터당 924베크렐도 나오고, 봉길리 지하수는 농도가 계속 오른다. 누설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주민들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재걸 경주시 양남면 대책위 사무국장은 이날 한수원 측의 설명이 끝난 후 현장에 찾아와 의원들에게 “어디서 새서 어디로 흘러서 어디로 나가는 것인지 모르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며 “구멍이 났으면 (찾아서) 막아주고, 새 나가는 길도 있으면 찾아주고, 예방 조치도 해달라”고 호소했다.

다른 주민은 양남리 아이 5명과 서울 불광동 아이 5명 가운데 양남리 아이 5명의 소변에서만 삼중수소가 검출됐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한수원과 원흥대 본부장은 2014년 인근주변 주민 420명 요시료를 검사해보니 삼중수소 농도가 28.8베크렐/리터가 나왔는데, 연간 한도선량 1밀리시버트의 0.06%, 엑스레이로 볼 때 85분의 1 수준이어서 걱정할 만큼의 유해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재걸 경주시 양남면 대책위 사무국장은 18일 월성 원전 방사성물질 누출 조사차 내려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포항MBC 영상 갈무리
▲이재걸 경주시 양남면 대책위 사무국장은 18일 월성 원전 방사성물질 누출 조사차 내려온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포항MBC 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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